[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이 국내 소비자 권익 보호 및 피해 구제를 위해 각종 사기판매 의혹을 받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이하 아우디폭스바겐)에 대한 불매운동과 함께 형사고발 조치 등을 취해 나가기로 했다.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은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아우디폭스바겐의 소비자 기만 행태를 성토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아우디폭스바겐은 국내 소비자들을 바보로 만드는 악덕 상술을 중단하고 진정한 사과와 보상에 나서라"고 일갈했다.
이 회장은 연맹에서도 아우디폭스바겐이 국산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회사들 중 가장 비양심적이고 소비자들을 무시·우롱하는 회사로 인식하고 있음을 밝히며, 그 예로 아우디 Q7 사기판매 및 장기 재고차를 신차처럼 속여 판매한 건들을 차례대로 거론했다.
우선 아우디 Q7의 사기판매 의혹과 관련해서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정가를 책정해 놓고 사전계약 고객들에게만 최대 폭의 할인을 제공하는 것처럼 굴다가, 출시 이후 더 높은 할인율을 적용해 먼저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금전적·정신적 피해를 입힌 건"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정가 7848만 원인 Q7은 사전계약 시 300만 원의 바우처 쿠폰 지급 및 아우디 파이낸셜 서비스 이용 할인 등을 통해 사전계약 고객들에만 7000만 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것처럼 현혹시켰다"며 "하지만 출시 두 달만에 돌연 할인율을 두배 가량 높이는 상술을 벌여 6000만 원 중반대 가격에도 구매가 가능하도록 해, 사전계약 고객들을 우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언뜻 보면 할인 정책은 회사와 딜러사의 재량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사전계약 고객들에게 판촉을 진행할 시 "3000대 물량이 거의 동났다, 이번 기회 놓치면 끝이다, 더 이상의 폭풍 할인은 없다"는 식으로 고객들을 현혹시켜 기망했다는 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해당 피해 차주들이 기자회견에 참석, 본인들이 입은 피해 사실을 직접 알리기도 했다. 구 모씨는 "기존에 운영하던 차가 있어 신규 차량을 급하게 등록할 필요가 없었는 데, 딜러사에서 9월 내 차량 등록 및 출고가 안되면 300만 원 바우처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재촉했다"며 "하지만 이후 Q7 판매가 예상보다 저조했는지 10월 600만 원 할인을 진행해 피해를 입게 됐다"고 전했다.
권 모씨도 "어려서부터 드림카였던 Q7이 싸게 풀린데다 300만 원 바우처 혜택이 사전계약 시에만 주어진다고 해 바로 계약하게 됐다"며 "하지만 바우처 지급은 사전계약 기간이 지난 후에도 계속 이어졌고, 이후 새로운 할인정책까지 나와 딜러사와 아우디에 큰 배신감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특히 아우디폭스바겐은 Q7 사전계약 구매자들의 보상 요구에 대해 고위층에서 해결 시도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번 기자회견 철회 요구에 응하지 않자 더 이상의 연락을 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이정주 회장은 아우디폭스바겐이 이미 정가가 많이 부풀려져 있는 브랜드이기에 생기는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12월 아테온 차종의 경우 21% 할인에 돌입했으며, 파이낸셜 서비스를 끼면 22%까지의 할인도 가능하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A6 모델도 지난해 12월 7.2%에 해당하는 420만 원 할인을 진행한 데 이어, 1달 만인 올해 1월에는 850만 원(14.5%)의 할인을 진행하는 등 고무줄 가격정책으로 고객들의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 직후 아우디 고진모터스와 폭스바겐 클라쎄오토의 전현직 영업사원들 2명을 서울중앙지검에 형사 고발할 예정"이라며 "Q7 사전계약자들에 대한 보상 결정이 날 때까지 매주 1명의 영업사원을 검찰에 형사고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은 아우디폭스바겐의 장기 재고차 판매 문제를 짚고 넘어갔다. 이 회장은 "다른 사람이 반품한 차를 정상적인 신차로 판매하고는 평택항에서 올라오고 있다고 거짓말을 한 사례가 있다"며 "연맹이 입수한 아우디 내부자료에서도 장기재고차는 1705대로 집계되고 있는 데, 이를 모르고 구입한 고객들은 꼭 차대번호를 확인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연맹 홈페이지에 12월 24일 해당 장기 재고차 리스트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아우디폭스바겐은 장기 재고차, 매출 취소차, 전시차, 수리한 차 등 하자 차량을 고지 없이 신차처럼 속이고 판매하는 사기판매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피력했다.
또한 디젤게이트 발생 이후 국내 소비자들만 차별한 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거론됐다. 이정주 회장은 "외국에는 극진한 보상과 사과를 했음에도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100만 원 쿠폰을 지급한 게 전부였다"며 "이마저도 피해 보상이 아닌 판매 중단 위기에 따른 딜러사에 대한 간접 지원책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연맹은 정부 차원에서도 당시 임원진이었던 트래버 힐과 요하네스 타머 등을 한국에 소환해 한국법에 맞게 형사 심판하는 등 불법 부당 행위를 바로 잡아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끝으로 이정주 회장은 "아우디폭스바겐은 버텨봐야 망신만 당하고, 나중에 보상은 보상대로 똑같이 해주게 될 것이 자명하다"며 "연맹은 아우디폭스바겐과 이번 사기판매 건들에 대해 결판을 낼 것이다. 끝까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