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황 영향…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 33조 수준
2분기 유동성 감소…수익 지속 관건은 ‘자금 재투입’
하반기 거래대금 감소 전망…“호재 따라 증감할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우교 기자]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2분기에도 증권사 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까. 시장 관계자들은 주식투자 환경이 여전히 우호적이지만 4~5월 시장의 유동성 지표의 흐름·추세가 이번 분기 증권사 순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었다.
7일 시장에 따르면, 관계자들이 지목한 지표는 대부분 '유동성'과 관련이 있다. 증시가 지난해 3분기부터 '돈의 힘'에 움직이면서 호황을 이뤘지만 2분기에는 상대적으로 힘을 잃었다는 분석때문이다. 게다가 지수의 상승폭이 지난해보다 완만해지면서 일각에서는 최근 주식시장을 두고 '돈 벌 수 없는 장'이라고 일컫고 있다.
앞서 1분기 증권사들은 브로커리지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분기 수수료수익은 4조 5479억 원으로, 이중 브로커리지와 관련 있는 수탁수수료 수익은 2조 5216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됐던 지난해 1분기보다 82.8% 증가한 규모로, 지난해 하반기 시작됐던 증시 활황이 1분기까지 계속되면서 전체 수익이 불어난 것이다.
1분기 거래대금도 그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20조 1036억 원을, 코스닥은 13조 2384억 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분기는 상황이 달라졌다. 지수의 상승폭은 전분기보다 늘었지만 거래대금이 눈에 띄게 줄고 있는 것이다. 지난 4일 기준 2분기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5조 9048억 원, 코스닥은 10조 8998억 원을 나타냈다. 각각 1분기보다 20.9%, 17.7% 감소했다.
더욱이 증시 주변에 있는 대기자금(투자자예탁금+CMA잔고)도 연초와 비교해 3.9%(1월 4일~6월 3일)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4월 30일에는 연초보다 103조 8432억 원까지 감소했다. 1분기와 비교해 유동성의 '몸집'이 줄어든 것이다. 증시 투자매력도가 낮아지고 가상화폐를 비롯한 대체 투자처들이 부각된 탓이다.
결국 1분기 브로커리지 호실적이 2분기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증시 안팎의 자금이 늘어났어야 했다. 하지만 2분기 초반 유동성 지표는 부진했고 대규모의 자금이 증시를 이탈했다. 결과적으로 2분기 브로커리지 실적은 1분기보다 다소 하락하겠다는게 업계의 결론이다. 하지만 주목해볼 곳은 이달 가상화폐가 폭락을 거듭하고 있고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 4~5월 부진을 회복하는 모양새인데, 수익의 부족분이 채워지고 하반기까지 '뒷심'을 발휘할지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브로커리지는 하반기부터 어려워지겠으며, 2분기가 그 기점이 될 것으로 봤다. 그는 "(하반기에는) 추가 유동성 확대가 어려워 브로커리지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본다"면서 "이미 2월 이후 나타나고 있는 금리 상승 기조로 인해 하반기 거래대금은 감소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증권사들의) 경쟁 심화에 따라 위탁매매 수수료율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며, 신용공여 잔고도 추가로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2분기 시장은 지난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수익을 낼 수 없게 됐다"며 "하지만 주식투자가 이미 '생활화'가 돼 있고, 증시 전망도 좋아서 개인 투자자들의 유동성은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이며 '호재'에 따라 투심은 반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도 그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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