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팬데믹으로 평창올림픽과 분위기 정반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도쿄올림픽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코로나19 대유행과 냉랭한 한일관계로 인해 국내 유통사들의 올림픽 마케팅이 비교적 잠잠한 분위기다. 예년보다 마케팅 규모를 축소하고 대부분 행사를 비대면에 초점을 두는 식으로 전략을 대폭 수정하는 모양새다.
최근 국내 일부 유통·식품기업들은 도쿄올림픽 개막에 발맞춰 관련 마케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와 ‘고메’ 브랜드를 중심으로 국가대표 선수를 응원하는 캠페인을 진행한다. CJ제일제당이 공식 후원하는 수영 유망주 황선우 선수의 출전 마지막 경기 기록을 예상해보는 이벤트,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의 메시지를 댓글로 작성하는 이벤트 등이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등 제품을 국가대표 선수촌에 전달하기도 했다.
제너시스 비비큐는 대한체육회 치킨프랜차이즈 부문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비비큐는 오는 2024년까지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단(팀코리아)을 대상으로 총 4년간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마트는 집에서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는 ‘홈관중’을 겨냥한 할인전을 실시한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광장이나 음식점 등 외부 관람보다 집에서 가족과 응원하는 홈관중이 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행사는 오는 22~28일까지 일주일간 진행된다. 다양한 먹거리와 에어컨, TV 등 가전제품 행사를 통해 쾌적한 환경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올림픽을 관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국가대표 선수들 응원뿐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 홍보 활동도 눈에 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침체돼 있는 만큼,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리아는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 선수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해 ‘지지 맙시다’라는 응원 메시지를 담았다. 오비맥주 한맥은 대한민국의 금빛 승리를 기원하며 약 2500평의 필드아트가 무르익은 모습을 공개했다. 한맥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무더운 열기가 계속되는 여름을 맞아 국민들에게 긍정의 기운을 전하고자 이번 필드아트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패션업계도 올림픽 상품 출시와 후원에 한창이다. 대한체육회·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 '팀코리아'(TEAM KOREA)의 공식파트너인 영원아웃도어 노스페이스는 팀코리아 시상용 단복을 포함해 총 15종으로 구성된 ‘팀코리아 레플리카’와 ‘K-에코 클라이밍 반팔티·볼 캡’을 출시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코오롱스포츠’와 ‘왁’은 도쿄올림픽 양궁과 골프 국가대표 유니폼을 제작 지원한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남성 정장 브랜드 ‘캠브리지 멤버스’도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선수단이 개·폐회식에 착용할 정장 단복을 공급한다. 휠라코리아는 사격·핸드볼·펜싱 국가대표 팀을 후원하며 브랜드 노출 효과를 노린다.
이 가운데 업계에서는 2018 평창 동계 올림픽과 비교하면 이번 도쿄올림픽은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뿐만 아니라 경색된 한일 관계로 도쿄올림픽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평창 올림픽 당시에는 국내에서 개최된 데다 컬링, 쇼트트랙 등 종목에서 국가대표팀 선전이 이어지며 올림픽 열기가 고조됐다. 이에 힘입어 후원사들도 특수를 누렸고, 공식후원사였던 롯데백화점이 내놓은 ‘평창롱패딩’도 판매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림픽은 스포츠 마케팅의 꽃이라고 불릴 만큼 전 세계에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지만 도쿄올림픽은 예외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라며 “국내도 코로나19 대규모 유행이 지속되고 있어 여러모로 마케팅을 확대하기 힘든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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