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미래는 없고 과거만 난무하는 대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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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미래는 없고 과거만 난무하는 대선전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1.12.18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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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폭로에만 혈안 된 여야…대한민국 미래 청사진 안 보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제20대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두 후보가 그리는 대한민국의 청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시사오늘 김유종
제20대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두 후보가 그리는 대한민국의 청사진은 보이지 않는다. ⓒ시사오늘 김유종

이런 대선이 또 있었나 싶습니다. 차기 대선이 채 3개월도 남지 않았지만, 지지율 1, 2위를 달리는 후보들이 대통령이 되면 대한민국이 어떻게 변할지 짐작하기가 어렵습니다. 두 사람과 주변 가족들이 과거에 어떤 일을 해왔는지는 알겠는데, 대통령이 된 후 어떤 일을 하겠다는 건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역대 대통령들에게는 비전이 있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군부정권 종식과 정치·사회적 개혁을 말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경제 위기 극복을 약속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 타파와 권위주의 척결을 외쳤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경제 발전을,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 청산을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는 이런 ‘미래 담론’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선 이 후보는 ‘말 바꾸기’가 문제입니다. 자신의 정책 브랜드였던 ‘기본소득’뿐만 아니라 국토보유세 도입도 “추진하겠다”와 “국민이 반대하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오가고 있습니다.

또 스스로를 ‘친노동 인사’로 규정하면서도 ‘노동 유연성’을 언급하는 등 친기업 행보를 이어갑니다. ‘음식점 허가 총량제’나 ‘주4일 근무제’ 같은 공약은 면밀한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발언했다가 비판에 휩싸이자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따로 떼어 놓고 보면 비전과 공약이 들리지만, 모아 놓고 보면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이러니 국민들은 ‘이재명 정부’가 하려는 일을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윤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까지 윤 후보가 보여준 선거 전략은 명확합니다. ‘반문(反文)이 한데 모여 정권 교체를 이루자’는 겁니다. 이를 위해 그는 문재인 정부의 방역·일자리·부동산·탈원전 정책 등에 대한 공세를 펴면서 보수뿐만 아니라 진보 측 인사까지 규합하는 ‘빅텐트’를 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게 전부입니다. ‘못 살겠다 갈아보자’ 식의 구호와 ‘사람 끌어 모으기’만 있을 뿐, 어떻게 ‘공정이 상식이 되는 나라’를 만들고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할 것인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잘못했다는 건 알겠는데,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눈앞의 ‘표’를 위해 공약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후보, ‘문재인이 싫다’며 무조건 정권 교체만 외치는 후보가 상대방의 과거사 폭로에만 집중하는 이런 선거를 보면서 어떤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라도 ‘상대방이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이유’가 아니라 ‘내가 대통령이 돼야 하는 이유’로 경쟁하는 두 후보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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