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최근 고전을 거듭하던 위스키업계가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로 생존 활로를 찾고 있다. 다가오는 설 연휴에도 비대면 명절이 장려되고 있어 젊은 세대와 홈술족을 겨냥한 선물세트 판매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다.
그동안 위스키 시장은 지속적으로 침체가 이어졌다. 26일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위스키 수입액은 1억3246만 달러(한화 약 1478억 원)로 전년 대비 13.9% 감소했다. 부정청탁·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령(김영란법)과 함께 코로나19 유행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실시되며 유흥시장 매출이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는 반전 분위기가 엿보이고 있다. 2021년 1월부터 11월까지 위스키 수입액은 1억5434만 달러(한화 약 1831억 원)로 전년 동기보다 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위스키 수입액이 증가세를 보인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는 소비자층 확대와 가정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 주류 트렌드 변화를 그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술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최근 위스키를 하이볼이나 칵테일 등으로 즐기는 다양한 음용법을 소비자들이 SNS 등을 통해 공유하는 경향이 뚜렷한 상황이다. 이처럼 주류 트렌드가 변하면서 소비층도 확장됐다. 페르노리카 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위스키 음용률은 2019년 대비 3% 성장했으며, 여성 위스키 음용 비율도 7% 증가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김경연 마케팅 전무는 “젊은층과 여성 소비자 등 새로운 수요가 유입되면서 음용 방법도 확장이 됐다”면서 “과거와 달리 지금은 집에서 캐주얼하게 음식과 함께 위스키를 마시거나 휴식을 위해 마시기도 하는 등 음용 상황이 다양해졌고, 이런 트렌드가 최근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위스키업체들은 설 연휴가 소비자 접점을 확대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모양새다. 각 회사들이 다양한 신제품 출시와 선물세트 등을 내놓으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은 발렌타인 마스터스부터 12년, 17년, 21년과 발렌타인 싱글몰트 글렌버기 18년 등 총 10종의 설 선물세트를 선보인다. 로얄살루트는 동양의 새해 문화를 컨템포러리 아트로 재해석한 패키지로 꾸몄으며, 더 글렌리벳은 모던한 색상과 트렌디한 선물세트 패키지로 젊은 세대 수요를 노렸다.
디아지오코리아는 다양한 소비자 니즈에 맞춰 블렌디드 위스키부터 싱글몰트 위스키, 저도주 라인업까지 폭넓은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2022년 호랑이해를 기념해 출시한 조니워커 블루 호랑이띠 에디션, 프리미엄 저도주 ‘더블유 바이 윈저’ 등이 대표적이다. 홈술, 하이볼 트렌드에 맞춰 조니워커 레드와 블랙 패키지에는 하이볼 글라스를 함께 제공한다.
골든블루는 36.5도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 명절 패키지 2종을 선보였다. 2종 패키지 제품은 ‘더 골든블루 사피루스 아이스볼 세트’와 ‘더 골든블루 다이아몬드 스월링 글라스 세트’다. 이 제품은 하이볼을 집에서도 즐길 수 있게 했다. 더 사피루스 아이스볼 세트는 골든블루 사피루스 450ml 1병과 언더락잔 1개, 아이스볼 메이커 1개로 구성돼 있다. 아이스볼 메이커를 통해 원형구 형태의 얼음을 만들 수 있으며, 젊은층이나 캐주얼한 분위기를 선호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설 명절도 중요한 마케팅 시점이 될 수 있다”며 “홈술에 초점을 둔 선물세트가 많아지고, 비대면 명절인 만큼 선물로 마음을 전달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선물 패키지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좌우명 : 편견없이 바라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