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길복순과 이종격투기 [유채리의 씬 in the 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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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길복순과 이종격투기 [유채리의 씬 in the 보험 ]
  • 유채리 기자
  • 승인 2023.04.10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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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격투기 프로 선수, 대다수 보험사서 고위험 직종 분류
고위험 직종 가입 비율, 상해 평균 18%·실손 평균 10%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넷플릭스 드라마  ‘길복순’은 조용히 이뤄져야 하는 ‘청부살인’을 다룬 드라마임에도 마치 이종격투기 하듯 맨몸으로 싸우는 장면들이 많다. 만약에 이를 경기 상황이라고 본다면 다쳤을 때, 보장 받을 수 있을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종격투기 선수를 통해 알아봤다. ⓒ시사오늘 김유종
넷플릭스 드라마 ‘길복순’은 조용히 이뤄져야 하는 ‘청부살인’을 다룬 드라마임에도 마치 이종격투기 하듯 맨몸으로 싸우는 장면들이 많다. 만약에 이를 경기 상황이라고 본다면 다쳤을 때, 보장 받을 수 있을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종격투기 선수를 통해 알아봤다. ⓒ시사오늘 김유종

지난달 31일 <더 글로리>에 이어 또 다른 기대작이 넷플릭스에서 공개됐습니다.

바로 이벤트 회사 MK 엔터테인먼트 직원으로 일하는 길복순이 사실은 ‘청부살인’을 본업으로 하는 킬러라는 이야기를 담은 <길복순>입니다. 해당 작품은 전도연의 첫 액션 작품으로 더욱 화제를 끌었는데요.

특히나 인상 깊은 점은 조용히 이뤄져야 하는 ‘청부살인’을 다룬 드라마임에도 극 중간 중간 맨 몸으로 싸우는 장면이 꽤 많았다는 점입니다.

MK 엔터테인먼트는 평가를 통해 인턴을 정직원으로 데뷔시키는 구조인데요. 선공개 영상 중에도 인턴들의 월말 평가장에 길복순이 등장해 인턴 중 에이스 김영지와 결투를 벌이는 장면이 있습니다.

주인공 길복순이 인턴 중 에이스 김영지와 결투하는 장면. ⓒ 넷플릭스
주인공 길복순이 인턴 중 에이스 김영지와 결투하는 장면. ⓒ넷플릭스

마치 이종격투기 하듯 맨몸으로 싸우는 장면이었는데요. 만약에 이를 경기 상황이라고 본다면 다쳤을 때, 보장 받을 수 있을까요?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종격투기 선수를 통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먼저 이종격투기 프로 선수는 대다수의 보험사에서 고위험 직종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A사의 직업분류 및 위험등급 안내를 살펴보면 장비를 착용하지 않는 운동선수(격투기 제외)는 위험등급 3(중위험), 직업등급 C(중위험)인 반면, 격투기 선수는 위험등급 1(고위험), 직업등급 E(고위험)로 분류됩니다.

B사도 격투기 선수의 위험등급은 3등급 중위험으로 분류하고 직업등급만 확인할 수 있었던 C사 역시 이들을 고위험인 E등급으로 분류합니다.

그 배경에는 이종격투기 프로선수의 경기 규칙이 작용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들은 공식 글러브만 끼고 헤드기어 없이 링에 오르게 됩니다. 또 상의는 탈의(여성 제외)하고 하체 트렁크만 입어야 하는 것도 공식 규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경기 특성상, 부상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고려해 공식 경기 지침으로 ‘모든 경기의 진행에서 선수의 안전과 보호를 위해 경기 전 선수는 자신의 병력이 있을 경우, 출전 신청서에 꼭 기재해야 하며 개인 상해보험에 꼭 가입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는데요.

현실에서는 보장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보험은 기본적으로 삶에서 혹시 일어날지 모르는 사건, 사고, 질병 등 위험에 대비해 안전망을 마련해놓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요. 격투기 선수는 늘 위험에 노출돼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직종을 이유로 보험 사각지대에 놓이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감독원은 2017년 보험연구원 등과 정책토론회를 열고 고위험 직종에 대해 합리적 사유 없이 가입을 거절할 수 없도록 했습니다. 또 보험회사별로 위험직군 인수 현황과 개략적인 인수기준 정보를 공시하게끔 정해놨습니다.

그럼에도 손해보험협회에 공시된 2022년 하반기 위험직군 가입현황 공시를 살펴보면 가입 비율이 높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4개 보험사의 상해보험 위험직군 가입비율 평균은 17.6%로 나타났습니다.

실손의료보험은 10개 보험사(14개 보험사 중 AXA, 하나, AG, 에이스 보험 제외) 평균은 10.7%이고 가장 낮은 곳은 현대해상 6.9%, 가장 높은 곳은 KB손해보험 12.3%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위험직군 이외 일반 사람들이 실손보험과 상해보험에 많이 가입할수록 분모가 커져 위험직군의 가입비율이 작아지는 이유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가입이 어려운 건 여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 이종격투기 업계 관계자는 “선수가 개인적으로 들면 보험사에서 거의 받아주지 않는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물론 위험한 스포츠다보니 그렇긴 하지만 보험 가입에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협회나 단체에서 가입하는 보험을 활성 시켜 예전보다는 나아진 부분도 있다고 하네요.

이를 고려했을 때, 만약 길복순이 청부살인이 아니라 격투를 전문적으로 하는 직업인으로 보험에 가입하려했다면 보험 가입부터 진입장벽에 어려웠을 수 있습니다. 혹은 보험사 입장에서 위험에 대비해야 하니 높은 보험료를 내고 가입하거나 단체보험에 가입해 일정 부분 보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위험직군에게도 예상치 못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위험이 생길 수도 있으니 보험의 필요성은 여전할 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우, 경찰, 소방관 등에 대한 보장을 전문 보험회사가 담당한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보완책을 모색해보는 것도 필요할 듯합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타인의 신발 신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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