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자 숫자는 여·수신 모두 큰 폭으로 증가해
취약계층 소외 가능성·문의처 찾기 불편 ‘숙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유채리 기자]
최근 금융위원회가 은행에 대체점포 없이 점포폐쇄가 안 된다는 내용을 논의 후 확정했다. 이에 최근 거래자 수가 증가하고 있지만 점포 수가 줄어드는 저축은행업권에도 규제안이 마련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시사오늘>이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서 확인한 결과, 최근 8년 간(2015년 12월~2022년 12월) 저축은행 점포가 45곳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2월 국내 저축은행(79곳)의 총 점포 수는 326곳에 달했으나 2022년 12월 기준으로 281곳으로, 300선이 무너졌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15년 326곳에서 2019년 12월 305곳으로 감소한 후, 2021년 6월까지 304곳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2021년 9월 297곳으로 3개월 만에 점포 7곳이 폐쇄됐다. 이후 2022년 3월까지는 290선을 유지했으나 2022년 6월 280선으로 접어들었다.
반면, 저축은행 거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5년 12월 수신자 수와 여신자 수는 각각 322만 341명, 152만 2442명이다. 2019년 12월에는 수신자 402만 7866명, 여신자 218만 1065명으로 증가했다.
이어 2022년 3월 수신자 수는 500만 명을 돌파한 510만 2127명으로 늘어났고 가장 최근 시점인 지난해 12월 579만 3026명으로 600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신자 수 역시 2022년 3월 276만 6790명으로 증가했고 지난해 12월 기준 290만 9495명으로 300만 명에 임박했다.
이처럼 거래자 수가 증가함에도 점포 수가 줄어드는 데는 디지털 전환이 배경으로 꼽힌다. 청년층 등 디지털에 익숙한 이들이 증가하며 이들을 유입시키기 위한 전략에서라도 디지털 플랫폼 구축과 확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체적으로 디지털화가 이뤄지며 지점 수가 감소세로 전환했다”며 “과거에는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주로 중장년층이었지만, 디지털에 익숙한 청년층을 고객으로 흡수하기 위한 영업 전략 중 하나라 (디지털 전환이) 더 가속화된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 저축은행 점포 역시 계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에 저축은행 역시 점포 폐쇄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책 마련이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현재 저축은행 점포 폐쇄에 대한 제재 방안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과 저축은행은 성격이 다른 부분이 있다. 은행의 점포나 계좌는 금융 접근성과 관련 있다. 만약 은행에서 계좌 실명 확인이 되지 않으면 다른 금융 서비스 역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라며 “디지털화 되며 저축은행 점포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추후 필요하다면 논의가 이뤄지겠지만 현재로서는 전혀 논의되는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의 경우, 점포를 폐쇄하는 것은 신고 접수를 하면 되지만 점포를 늘리는 것은 보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상호저축은행법 제7조에 따르면 지점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한 번 줄어든 점포 수를 다시 늘리기 쉽지 않아 금융 사각지대가 발생해도 보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사기 등 범죄나 기타 금융 리스크에 노출됐을 때, 문의하거나 책임을 물을 곳이 마땅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장애인, 농어민, 이주민 등이 소외될 가능성도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저축은행의 경우, 다른 업권에 비해 디지털에 익숙한 이들 비율이 적을 수 있다. 또 오프라인 점포가 없어지면 소비자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제기할 곳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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