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 4000대는 기본’…레이, 경차 넘어 기아 승용 대표모델 ‘우뚝’ [장대한의 데: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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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4000대는 기본’…레이, 경차 넘어 기아 승용 대표모델 ‘우뚝’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3.09.04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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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레이, 모닝에 3년 연속 판매 우위…차박·소상용 수요 증가에 ‘미소’
올해는 2012년 최다 판매 기록 도전장…신차 효과 넘어서는 인기 구가
기아 승용부문 내 차지 비중 30% 육박…레이EV 출시로 추가 동력 확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이터로 동차시장 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레이는 지난 2021년 모닝을 꺾은 이래, 올해 8월까지 판매 우위를 지키고 있다. 올해는 1~8월 기준 1만5000대 가량 앞선 3만3801대를 기록 중이다.

기아 레이가 경차 시장 대표 자리를 꿰차더니 이제는 기아 브랜드 내 승용(세단) 판매 1위 자리까지 넘보고 있다. 올 들어 월 4000대 판매량을 꾸준히 이어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어서다. 사전계약 중인 전기차 모델 출고까지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레이가 올해 내수 시장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4일 기아 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레이의 지난 8월 판매량은 4402대로, 전년 동월 대비 55.2% 급증했다. 해당 기간 기아 승용(세단) 부문 판매량은 3.2% 오른 1만3852대다. 휴가철 비수기에도 레이가 판매 호조세를 유지하며, 기아의 승용 실적 증가를 뒷받침한 셈이다.

누적 판매량도 비슷한 양상이다. 레이의 1~8월 판매량은 3만3801대로, 전년 동월 대비 16.8% 올랐다. 해당 기간 기아의 승용 부문 누적 판매량은 오히려 2.0% 줄어든 11만7049대로 집계된다. 레이가 다른 모델들의 낙폭을 최대한 상쇄하며, 기아 내수 승용 판매 유지에 기여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레이는 올해 기아 내 승용 부문 판매 1위 자리에도 올라있다. 내수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1위 모델인 K8(3만1125대)를 올해 8월까지 2700대 가량 앞서고 있는 것. 레이의 승용 부문 판매 1위는 처음 있는 일로, 연말까지 해당 성과가 이어질 경우 내수 시장 최대 이변으로 꼽힐 전망이다. 동급 모닝까지 넓혀보면, 지난 2018년 당시 모닝이 기아 승용 부문 판매 1위를 차지한 전례가 있다.

기아의 내수 승용 부문에서 레이 비중도 지속 상승세다. 지난 2021년 17.2% 수준이었던 것이 2022년 24.7%로 높아졌다. 기아 승용모델 선택 고객 4명 중 1명이 레이를 택했다는 의미다. 올해는 기아 승용 부문에서 레이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28.9%로 또 올랐다. 기존 인기 모델인 K5와 K8이 모델 노후화로 주춤한 사이 영향력을 크게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기아 모닝이 갖고 있던 경차 대표 차종 자리를 뺏은 지 오래다. 2020년까지만 하더라도 모닝이 연 1만 대 가량 더 많이 팔리며 우세했던 흐름은 단숨에 역전됐다. 코로나를 겪으며 1인 이동수단 필요성과 차박 수요가 높아졌고, 우수한 공간활용성을 갖춘 레이가 뜨기 시작한 것. 레이는 소상용차 다마스·라보의 빈자리(단종)까지 메우며, 소상공인들의 주요 선택지로 부상했다.

레이의 연 판매량은 2021년 3만5956대로 모닝 대비 5400대 가량 앞서더니, 지난해엔 4만4566대가 팔리며 모닝과의 격차를 1만5000대로 더욱 벌렸다. 올해도 8월까지 1만5000대 가량 앞선 3만3801대를 기록, 승기를 완전히 잡은 상황이다. 해당 기간 2만8376대가 팔린 경형 SUV 캐스퍼도 가뿐히 따돌렸다.

레이는 올해 자체 신기록 도전에 나설 참이다. 올 들어 지난 1월(3585대)을 제외하곤 월 4000대를 넘는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레이가 지난 2011년 말 처음 출시된 직후 누렸던 신차 효과와 맞먹는 수준이다. 2012년 세운 연간 최다 판매 기록 4만3891대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올해 월 평균 판매량은 4225대로, 2012년 월 3657대 흐름을 크게 앞선다.

기아 레이 EV의 모습. ⓒ 기아
기아 레이 EV의 모습. ⓒ 기아

올해 남은 기간 전기차 모델 판매도 본격화된다는 점에서 추가 판매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달 중 출시 예정인 레이 EV는 LFP 배터리를 탑재함으로써, 가격을 2000만 원 초반대까지 낮춘 것이 특징이다. 보조금 적용 시 일부 지역에선 내연기관 모델보다 싸게 구매 가능한 것으로 전해져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는 RV 차종 중심으로 자동차 시장이 재편되고, 세단 모델들이 상대적으로 힘을 못 받는 상황에서 레이의 선전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박스카인 레이가 특유의 공간활용성과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틈새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기아 관계자는 "레이 EV 반응이 좋은 편이어서 레이 판매 흐름에 뒷심이 붙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다만 10월 중 K5 페이스리프트 모델 출시는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워낙 인기있는 볼륨 모델이다 보니 레이를 따라잡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전체적으론 세단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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