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만 대서 지난해 7166대 후퇴…올해 5000대 넘기도 어려울 듯
지난해엔 물량 부족, 올해는 할인에도 차 안 팔려…아우만 리더십 흔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주력 브랜드 '지프'의 수입차 1만 대 클럽 복귀 가능성이 올해도 물 건너갈 분위기다. 상반기 극심한 판매 부진을 겪은 탓이다. 하반기 판매 회복 기미가 엿보이긴 하지만 워낙 큰 낙폭을 기록한 탓에 지난해 연간 7000대 수준을 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프의 올해 1~8월 판매량은 3103대로, 전년 동기간 4202대 대비 26.2% 감소했다. 월 평균 388대 판매에 그치는 수준으로, 올해 연간 5000대를 넘기도 쉽지 않은 상황임을 드러낸다.
지프는 지난 2021년만 하더라도 연간 1만449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수입차 1만 대 클럽 입성을 이룬 바 있다. 다만 지난해에는 물량 부족에 따른 어려움으로 판매량이 단숨에 7166대로 고꾸라졌다. 기존 모델들의 연식변경 모델 물량 확보가 늦어진 데다, 신차 컴패스의 시장 안착 실패 및 그랜드 체로키의 물량 수급 어려움 등이 겹치면서 기세가 꺾인 탓이 컸다.
올 들어서도 열악환 상황은 그대로 이어져 위기감을 높인다. 심지어 월 판매량이 500대를 넘기도 어려운 모습마저 보인다. 수입차 1만 대 클럽 복귀는커녕 지속적인 판매 감소세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만 놓고 볼 때, 월 판매 500대를 넘긴 것은 지난 2월(599대) 단 한 번에 그친다. 당시 단종이 결정된 체로키 2.4 재고 모델에 대한 할인 판매가 이뤄지면서 반짝 반등이 이뤄졌다. 오히려 6달 중 4달은 월 판매량이 200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프가 지난 5월 대대적인 할인 판매 돌입과 6월 최대 18.2%의 할인을 내걸었음을 감안하면, 만족하기 어려운 결과로 해석된다.
하반기 들어서는 7월부터 8월까지 두 달 연속 전년 동월 대비 판매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난다. 다만 입문 모델격인 레니게이드 물량에 의존한 결과라는 점에서 안도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해당 기간 레니게이드 판매량만 103대, 217대로 크게 늘었다.
지프는 대표 모델이 레니게이드로 굳어지는 상황에서, 기존 플래그십 격인 랭글러와 그랜드 체로키의 존재감을 키우는 것이 그 어느때 보다 시급한 과제로 부각된다. 지프가 1만대 클럽에 들었던 2021년에는 랭글러가 연간 3000대, 그랜드 체로키가 1900대가량 팔리면서 실적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낸 바 있다.
업계는 제이크 아우만 스텔란티스코리아 사장의 위기 관리 능력이 본격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부임 1년 만인 2021년 지프 1만 대 클럽 입성으로 화려한 데뷔를 알렸지만, 이후로는 판매 부진 지속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임 사장의 성희롱 의혹 등으로 어수선한 내부 상황을 수습하고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 재건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린 점은 높게 평가할 만하다"며 "다만 신차 없이 버텨야 하는 올해 경영 상황에서 들쑥날쑥한 폭탄할인에 대한 고객들의 피로도가 커졌다. 타개책 마련이 절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과 교수도 "오프로드가 강점인 지프의 특성 상 여가 및 레저 수요라는 한정된 시장에서 판매량을 끌어올리기란 쉽지 않다"며 "친환경 시대 속 내연기관 오프로더로서의 명성을 내려놓기도 어려워 보인다. 미래 불확실성으로 고민이 커지는 브랜드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