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도 코로나 직전 10%서 ‘32.6%’로 껑충…대세 입증
렉서스·토요타 등 일본차 외 벤츠·볼보 가세로 성장 가속
‘디젤 빈자리 빠르게 채워’…전기차와 판매 확대 지속 전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데이터로 자동차시장 보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차종의 인기가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수입차 시장내 하이브리드카 점유율이 올해 처음으로 30%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어서다. 친환경시대 전환에 따라 디젤이 몰락한 자리를 빠르게 메우면서 위상이 달라졌다는 평가다. 전통 강자인 일본차와 함께 벤츠와 볼보 등이 마일드 하이브리드 차종을 앞세워 시장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수입차시장내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7만9500대로 전년동기대비 19.2%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치인 7만4207대를 가뿐히 넘어선 것은 물론 올해 처음 8만대를 넘어 8만5000대 이상까지 넘볼 전망이다.
하이브리드시장은 수입차 연료별 판매내 가장 큰 폭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상황이다. 11월까지의 판매 증가율은 하이브리드 19.2%, 전기차 9.0% 순이다. 이를 제외한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 판매는 일제히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디젤의 경우엔 감소율만 30.6%에 달하며 친환경차시대 전환에 따른 몰락을 알렸다.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에 따른 시장점유율 증가도 두드러진다. 같은기간 하이브리드 점유율은 32.6%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한국수입차협회가 통계 자료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연간 첫 30% 돌파가 확실시된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까지만 하더라도 10%를 겨우 넘나들던 하이브리드 비중은 2021년과 2022년 26%로 뛰어오르더니, 올해는 30% 고지까지 넘어서게 됐다. 수입차 구매 고객 3명 중 1명은 친환경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한 셈으로, 수입차 시장을 이끄는 중추적 역할과 위상을 드러낸다.
이같은 수입 하이브리드 시장 성장 배경에는 일본차의 꾸준함과 벤츠와 볼보 등의 적극적 시장 가세가 꼽힌다. 실제로 코로나 이전까진 일본차 일색이었던 하이브리드 시장에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벤츠와 볼보 등이 가담하면서 시장 규모가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난다.
단적으로 렉서스와 토요타, 혼다가 나란히 판매 1~3위를 차지했던 2019년 수입 하이브리드 시장은 지난해 벤츠와 볼보, BMW의 탑3 구축으로 새롭게 재편됐다. 시장 규모도 2019년 2만2844대에서 2022년 7만4207대로 3배이상 불어났다. 지난해엔 벤츠(3만2510대)와 볼보(1만1950대), BMW(8460대)가 하이브리드 신흥 강자의 위세를 떨쳤다.
올해는 이들 하이브리드 신흥강자와 전통 강자 렉서스 및 토요타 간의 경쟁에 불이 붙는 양상이다. 11월까지의 브랜드별 하이브리드 판매 순위는 벤츠와 볼보, 렉서스 순으로 나타난다. 같은 기간 모델별로는 렉서스 ES300h가 7178대 팔리며 수입 하이브리드 1위 자리를 점하고 있다.
업계는 수입차 뿐 아니라 국산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가 뚜렷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지금과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친환경차 시대에선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라는 명확한 방향성이 정해져 있는 데다, 수입차 대중화에 따른 구매 부담과 진입장벽이 낮아져 차별화된 선택지의 이점을 갖췄단 이유에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이전보다 둔화된 점, 디젤차 수요가 다른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가는 점 등이 하이브리드 시장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반값 전기차 등 획기적인 친환경차 대중화 흐름이 보여지기 전까진 하이브리드 시장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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