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효율화·수익성 강화로 지속가능한 성장” 목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지난해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던 정유·석유화학업계가 2024년 목표로 ‘사업 효율화’와 ‘지속 가능한 포트폴리오 확보’를 제시했다.
2일 공개된 △SK이노베이션 △LG화학 △GS칼텍스 등 정유·석유화학 기업의 신년사에서는 ‘효율’(9회), ‘수익’(7회), ‘지속 가능’(8회) 등 단어들이 자주 언급됐다.
특히 ‘지속 가능’은 ‘지속 가능한 포트폴리오’(GS칼텍스, LG화학) 등 포트폴리오 개편과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내년 전 세계 정유·석유화학 시장 상황에 변동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를 더 할 곳과 정리할 곳을 정확하게 나눠 안정적인 재무상황 및 포트폴리오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읽힌다.
지난해를 ‘고객의 해’로 선포했던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실행의 해’로 정의하면서, 핵심과제로 △내부 자산 효율성 증대 △사업 부문 전반에서의 우선순위 확보 등을 꼽았다.
이날 신 부회장은 “과거 세 차례의 경기 침체 기간에도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기업은 생존을 위한 비용 절감과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의 균형을 유지한 기업이었다”며 “우리도 재무 건전성을 잘 유지하는 동시에 신성장동력 육성을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LG화학은 충남 대산 스티렌모노머(SM) 공장 철거, IT 소재 사업부 내 편광판 및 편광판 사업 부문 매각 등으로 저수익 사업을 정리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미국 테네시주 양극재 공장 착공 등 신사업 투자에 나서고 있다.
올해 SK이노베이션 방향키를 잡은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날 계열사에 보낸 이메일 신년사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와 지속 가능성 관점에서 내실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미래 먹거리로 ‘그린’(Green)을 점찍고 지난 2021년부터 배터리 사업(SK온),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SK지오센트릭) 등을 키우고 있다. 2025년 에너지·화학 자산 대비 ‘그린’ 포트폴리오 자산 비중을 2배 규모로 키우는 게 목표다. 지난해에는 계열사 SK지오센트릭을 통해 플라스틱 재활용 단지 울산ARC를 착공하기도 했다.
포트폴리오 개편과 함께 계열사 간 자원의 효과적인 배분에도 나설 예정이다. 박 총괄사장은 “살아남기 위한 체질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SK이노베이션 계열 전체 관점에서 제한된 자원이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게 하고, 상호 학습과 경험·역량 교류로 ‘또 같이’의 장점을 살리겠다”고 말했다.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는 이날 시무식에서 공개한 신년사를 통해 “‘지속 가능하고 수익성 있는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고자 지난 3년간 꾸준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GS칼텍스는 최근 글로벌 석유 규제 등에 대응해 친환경 에너지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2026년 1만 톤 생산을 목표로 평택에서 액화수소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인 가운데, 지난해 바이오 항공유·바이오 선박유 등 바이오 연료 실증에 연달아 나서기도 했다.
허 대표는 “기존 사업의 안정적 수익을 바탕으로 △바이오 연료 △폐플라스틱 리사이클 등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고, 수소와 CCUS, 화이트 바이오 등 저탄소 영역에서 규모 있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략 실행을 통해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고, 에너지 전환에 균형적이고 유연하게 대응해 지속 가능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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