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오 회장發 사법리스크 해소
심사시 내부통제 강화 주문할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금융감독당국이 이달 말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 기준 및 절차를 확정한다. 현재 지방은행 가운데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는 곳은 DGB대구은행뿐으로, 사실상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 기준과 절차인 셈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31일 오후 2시 정례회의를 열고 그동안 진행해온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와 관련한 법령검토(유권해석) 결과를 공유하고 심사 기준 및 절차 등을 의결할 예정이다.
심사 기준이 마련되면 현재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대구은행도 관련 절차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시중은행 독과점 폐해 해결을 위해 은행업 경쟁 촉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은 이같은 정부 정책에 발맞춘 행보로 해석됐다. 다만, 시중은행으로의 전환 추진 계획을 밝힌 뒤 불거진 내부통제 실패 논란과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사법리스크 등이 걸림돌로 거론됐다.
지난해 진행된 국정감사에서도 김성주 의원(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등이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은 김 회장과 관련해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행위로 재판이 진행 중인 점을 지적하며 적어도 재판 결과는 나와야 시중은행 전환 여부를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대구은행을 시중은행으로 전환해주고 업무 영역을 확대해주는 게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사법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된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김 회장의 경우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최근 1심 판결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뒤 용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내부통제 논란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대구은행의 경우 지난해 직원들이 고객 몰래 문서를 위조해 1000여개의 불법계좌를 개설한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불법 계좌개설 행태가 한 지점이 아닌 여러 지점에서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실패 논란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이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시 내부통제 강화 및 금융사고 재발방지 대책이 강력하게 요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이 앞서 진행된 국감에서 심사기준에 따라 시중은행 전환을 신중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엄격한 잣대를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김 위원장 역시 원칙을 내세우면서 전환 인가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오기영 의원이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과 관련해 총선용 카드가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 “인가라는게 검토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이슈가 생길 수 있다”며 “이를 언제까지 하겠다 (또는)하지 않겠다고 지금 시점에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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