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탈당 후 대권 잡은 성공史 비춰
국민의힘 입지 좁아진 한동훈 거취에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정보와 평론의 믹스매치, 색다른 어젠다 제시 지향의 주말판 온라인 저널, ‘정치텔링’이 꼽은 요즘 여론의 관심사 중 이것.
- 탈당 후 신당 성공, 대망론 잡은 정치인은
- 입지 좁아진 한동훈, 신당 창당 가능성…?
- 국민의힘 남아도 일대 변신 필요한 ‘이유’
# 1987년 6월항쟁을 통해 직선제 쟁취에 성공한 통일민주당은 13대 대선을 앞두고 양김(김영삼 김대중) 단일화 경선을 추진했습니다. YS(김영삼)는 민주세력 통합을 위해 DJ(김대중)의 경선 요구 조건인 미창당지구당 수를 양보했습니다. 하지만 이길 수 없다고 본 DJ는 약속을 파기하고 탈당해 평화민주당을 창당했고 대선에서 3위에 그쳤습니다.
#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민주당은 DJ와 이기택 계파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최고조를 향해갔습니다. 동교동계 등 DJ 지지파 65명은 당을 뛰쳐나가 새정치국민회의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DJ는 97년 대선에서 국민회의 후보로 나가 대망론의 꿈을 이뤘습니다.
DJ처럼 분당 수준으로 당을 깨고 창당해 한 번의 실패를 거쳐 종국엔 대권을 잡는데 성공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뛰쳐나가 신당에 몸을 실은 대다수 대권주자들은 차기 대선서 좋은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가 가결된 이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직에서 물러나면서 국민의 힘 지도부 내 주류는 바뀌었습니다. 이에 친한계 중심으로 탈당해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일부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평론가들은 ‘어렵다’는 회의적 전망을 내놨습니다. 지난달 31일 들었습니다.
“실패한 이인제 학습효과 뒤따르진 않을 것”
양순석 국민의힘 책임당원협의회 수석부의장
“우파 정당에서에서는 국민의힘이 가장 크다. 우파 정당에서 당을 깨고 나간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 됐다.
한동훈 전 대표 또한 국민의힘 안에서 견디기 힘드니 한 번 창당해 보겠다(?). 이런 생각을 갖기 어려울 것이다.
‘이인제 학습효과’라는 게 있다.
이인제 전 경기지사는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신한국당을 탈당한 뒤 국민신당을 창당해 15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가 패했다.
한 전 대표가 실패한 사례를 뒤따르진 않을 거로 본다.
또 그럴 만한 힘도 없다.
‘한동훈 팬덤’ 중에서는 4050 주부들이 많은데 대부분 당원들이 아니다. 한동훈 계파인 친한계 중 한지아 김예지 의원 등은 비례대표라 탈당하는 순간 직을 잃게 된다.
그들은 절대로 탈당하지 않는다. 당에서 그들을 나가서 한 전 대표 도우라고 알아서 제명해 주지도 않을 것이다. 오히려 당에서 계속 분란을 일으키면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면서 활동을 금할 수 있다.
때문에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을 뛰쳐나가 창당할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다.
한 전 대표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신당을 창당하는 것보단 국민의힘 안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정치 철학과 소신을 걸고 홍준표 오세훈 이런 대선주자들과 당당히 겨루는 것이다. 그간의 경륜 미숙 등으로 빚어진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사과하고 새로운 시대의 새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예전 한 전 대표에 대해 ‘넥스트 라이트’라고 칭한 바 있다. 그 관점에서 한 전 대표가 갖는 소구력이란 게 있다.
차세대 우파의 가치를 걸고 당 대선 경선에 도전하고 개척하는 것이야말로 아주 좋은 계책이라고 생각한다.”
“YS처럼 스킨십, 정무감각 갖추는 게 우선”
정세운 정치평론가
“신당을 창당한다 vs 안 한다는 알 수 없지만, 만약에 창당한다면 성공해야 되는 것이고, 또 남더라도 한동훈 전 대표로서는 두 가지 변신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단은 스킨십 없는 정치인이라는 게 과연 존재할 수 있냐는 거다. 나의 가치를 실현할 정치를 하겠다고 한다면 동지들을 끌어 모아야 한다. 이를 조직화해 세력화해 나아가야 한다.
YS는 특유의 돌파력으로 당내 지분 20%밖에 안 되는 민주계를 규합해 자신을 반대하던 민정계까지 신민주계로 만들어 민자당 대선후보가 됐고 14대 대통령이 됐다.
한동훈 전 대표는 당을 이끌 때 국민의힘 중진들을 만나 설득해 봤나. 대화를 해봤나. 이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스킨십 없는 연예인식 정치를 했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일대 변신이 필요하다.
두 번째, 정치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정무 감각이다. 앞으로 ‘이런 행동’을 했을 때 어떤 미래가 펼쳐질 것이냐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을 외치고 관철시켰으면 자신에게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알아야 한다. ‘내가 투표했습니까?’, ‘내가 계엄하자고 했습니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스스로를 구렁텅이에 몰아넣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정무적인 판단 면에서 조언 그룹이 있어야 하는데 제대로 된 이들이 없다. 이런 상태에서 한동훈 신당을 창당해 성공하기는 상당히 어려울 것이다.
신당은 ‘메시지’만 갖고 성공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신당 창당 가능성은 사실상 굉장히 불가능하다고 본다.”
“지역 맹주 JP도 성공 못했는데…韓, 되겠나”
윤명철 <힐링데일리> 편집국장
“만에 하나 한동훈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고 해보자.
결론은 실패다.
정치는 ‘지시인(地時人)’이 맞아야 된다. 제3의 정당이 성공하려면 지역기반이 있어야 한다. 없는 정당은 실패한다.
과거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1995년 민자당을 탈당한 뒤 종국에 대권까지 승리한 것은 아니지만 지방선거와 총선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정당이나마 성공할 수 있던 것은 충청권의 맹주라는 지역 기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있던 바른정당이 실패한 이유는 TK(대구경북)의 맹주임을 내세우며 개혁정당을 표방했지만 결과적으로 지역 기반이 없어 실패했다.
1997년 탈당해 신당을 만든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를 비롯해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실패한 뒤 대통합민주신당에 참여한 이후 경선에 도전했다 실패한 손학규, 같은 해 한나라당을 탈당해 무소속을 거쳐 자유선진당을 창당했던 이회창 모두 JP처럼 확고한 지역 기반을 갖추지 못해 결과가 좋지 못했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과연 한동훈 전 대표가 지역 기반이 있느냐 하면 없다고 본다.
두 번째는 시(時)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악수로 지금 보수는 거의 괴멸 직전에 들어갔다고 본다. 신당 창당은 시기적으로 적절할 수 있다.
그러나 사후 조치가 중요한데 국민의힘은 한 전 대표를 내쫓고 사실상 친윤(윤석열)당으로 재편했다. 원내대표 권성동, 비대위원장 권영세 모두 대표적인 친윤이다.
국민의힘은 계산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보다 빠르지 않을까 싶다.
지난 총선에서 108명이 살아남았는데 이들의 관심사는 공천권을 누가 갖고 있느냐다. 한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고 해서 당선 가능성도 보장받지 못한다면 따라나서기 어렵다. 국민적 호응이 크다는 계산이 섰을 때 옮기면 된다고 판단할 것이다.
인(人)도 부족한 형국이다. 이런 경우로 설령 신당 창당을 하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니 시도 자체가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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