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항, “DJ는 역사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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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항, “DJ는 역사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
  • 정세운 기자
  • 승인 2008.06.11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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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는 공천엔 꼭 돈과 연결"

손주항 전 의원. 손 전 의원의 정치이력은 독특하다. 지난 46년 제헌 국회의원 선거 때 그의 외숙인 진직현씨가 전북 임실에서 출마하자, 그를 도와 현장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때가 중학교때였다. 이런 정치경험을 바탕으로 손 전 의원은 26세에 전라북도 도의원 당선된 후 9대 10대 국회의원을 무소속으로 연이어 당선됐다.

 특히 10대 국회의원 선거 때 손 전 의원은 긴급조치 9호 위반과 허위사실 유포죄로 구속돼, 옥중에 선거를 치렀다. 때문에 그는 ‘옥중당선’이란 진기록을 가지고 있다.

88년에는 평화민주당으로 전주에서 출마, 이철승을 누르고 3선 의원이 됐다. 하지만 이후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결별, 국회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었고 손 전 의원은 ‘반 DJ'의 길을 걸어왔다. 

 그의 이력을 더듬다보니 정치 경력이 무려 60년이다. 그가 바라보는 지금의 한국정치는 어떨지가 궁금했다. 그의 생각이 듣고 싶어져 전일일보 고정길 국장에게 만남의 주선을 부탁했고, 지난 5월 27일 서울 세종로 대우빌딩 손 전 의원의 자택에서 인터뷰가 이뤄졌다.

손 전 의원은 60년의 정치경력자답게 전현직 대통령들을 향해 거침없는 말들을 늘어놨다.

 

▲손주항 전 의원은 DJ는 역사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신문 김현수


“DJ는 꾀와 계략을 꾸미는데 타의 추종을 불허해”

-DJ와 결별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김대중 김영삼(YS) 김종필(JP)을 모두 정치 9단이라고 합니다. 이 중 YS나 JP는 9단이 분명하지만 DJ는 19단입니다. 10단은 집에다 놓고 다녀 사람들이 잘 몰라. DJ는 YS하고 싸울 때 마다 100전 100승이야. 왜냐면 훨씬 꾀가 많아. 무서운 전략이 있어요. 그게 아마도 우리 고전을 많이 읽고, 이를 현실하고 접목시켜 써먹은 같아요. DJ가 다 나쁘지만, 그러니까 국가관도 없고 인간성도 없고 돈 만 알고 자기만 알고 편견이 있고 이런 것은 나쁘지만 이분한테 우리가 배울게 있어요. 엄청난 노력가이자 목적을 향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로지 이를 위해 꾀와 계략을 꾸미는데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정말로 ‘김대중 學’이 있어야 해, 정주영 학이 필요한게 아니라 김대중 학문이 필요합니다. 정치하는 사람은 국회의원이 안되면 소용이 없어요. 법학하는 사람들도 서울대 나오면 뭘 합니까. 고등고시 합격 못하면 필요 없는 것 아닙니까.”

 손 전 의원은 DJ와 결별한 이유를 물었더니 DJ에 대한 전반전인 평가만을 늘어놨다. 이에 필자는 질문을 바꿔서 물어봤다.

 -당시 부총재고 당 내 기반이 있었을 텐데 공천을 받지 못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커 올라오는 게 싫은 거야. 자기보다 클 수 있는 정치인은 아예 싹을 자르는 거지. 복잡하고 거북하고 대성할 수 있는 사람들은 죽이는 거야. 이유가 어디 있어.”

그러면서 손 전 의원은 예를 들어가며 DJ의 인사를 비판했다.

 “내가 아무리 봐도 장래성 있는 사람을 안 키워. 일용 잡급은 키워. 진념 고건 이종찬은 자기 찍어준 사람도 아니고 동거동락 한 사람도 아닌데 데려다 써, 김중건 이랄지, 하여간 이 사람들은 일회용으로 쓰고 내버려도 되거든. 이승만 박사한테 배운 거지. 이 박사가 독립투쟁으로 고생한 사람 이시형 이범석 빼고 모두 안 쓰잖아, 친일파들 쓴 것처럼 똑같이 한 거지.”

 -왜 DJ가 거북해했을까요.

“당시 내가 서울 종로에 나오려고 했어요. 그때 현직국회의원이 이종찬이야, 이명박이가 도전장을 냈고, 무소속으로 노무현이 나왔지. 종로가 정치 1번지 아닙니까. 그 것 때문에 화근이 돼서 DJ하고 헤어진 겁니다.”

 -종로에 나오려고 했던 게 무슨 문제가 됩니까.

“이건 천기누설이지만 김대중씨가 여기(종로)에 공천자를 안 내보내. 그 이면 이유는 이종찬이 하고 내통을 한 거야. 내가 나오려고 한 이유는 이종찬이 뭐냐 이거야. 네가 뭐냐, 과연 네가 정치1번지에서 국회의원 할 자격이 있느냐 이겁니다. 김대중하고 내통하면서 국회의원 자리 지키고 있는 게 미웠지. 그걸 우리가 다 안거야, 제1야당 총재하고 여당 사무총장이 내통하는 꼴을 못 보겠는 거야. 그래서 내가 종로에 나와야겠다고 공개석상에서 얘기했지. 그러니까 DJ가 나보고 ‘전주 지역구는…’하고 물어요. 그래서 내가 ‘아니 전주는 아무나 세워도 당선되는 것 아니냐’고 했지요. 그래서 아마도 미운털 박힌 거지.”

필자는 당시 선거상황을 얘기하며 “그때 이종찬 의원 떨어지지 않았냐”고 물었다.

 “선거 때 김원기가 장난을 좀 쳤지, 이명박이가 되고 이종찬이 떨어진 건 여러 가지 장난이 있어. 김원기는 모사가 대단해”

손 전 의원의 이 말에 필자는 반박 아닌 반박을 할 수밖에 없었다. 95년 DJ가 대통령 출마를 위해 당시 통합 야당이던 민주당을 둘로 쪼개 국민회의를 만들자 대부분의 의원들은 다음 당선을 위해 당적을 옮겼다. 하지만 이기택 김원기 노무현 이부영 등은 당 잔류를 선언했다. 특히 김원기는 지역구가 호남이지만 DJ를 따라가지 않았다.

“김대중 이종찬이 내통해 참을 수 없었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DJ를 따라가지 않았잖아요.

“한때 그랬지, 하지만 당시 선거는 김광일까지 개입 되서 이명박이 된 거야. 선거 지진이 일어나게 만들었지. 김원기가 다 만든 거야.”

손 전 의원은 계속해서 그때를 회상하며 알듯 모를 듯한 얘기만 늘어놨다.

 -그래서 DJ까지 고발하고 완전히 결별한 겁니까.

“그건 공천장 고발한 거지. 절대 돈 안 받고 공천 주는 적이 없어. 정치색이나 역량 등을 보고 공천을 주는 게 아니라 돈만 보고 공천을 줘. 오로지 돈이야, 지금 아마도 김대중씨가 현찰은 최고라고 확신하는 사람이 나야.”

 -그래서 한나라당에 들어가신 겁니까.

“내가 한나라당 국정자문위원이야, 한나라당이 예뻐서 들어간 게 아니고 김대중을 반대해야 하는데 반대세력은 한나라당뿐이 없잖아.” 

 -아직까지도 김대중 전 대통령과 화해할 생각이 없습니까.

“화해는 무슨, 역사의 심판 받아야 할 사람이야, 김대중 및 일당들은 역사의 심판 받아야 해.”

필자는 이 대목에서 손 전 의원이 말하는 ‘일당’이 궁금해 졌다. 일당이 ‘권노갑 한화갑 등 측근들을 말하는거냐’고 했더니, 그는 “특정인이 아니라 대북관계를 주도했던 사람들을 말하는 거다. 권노갑은 내가 잘 안다. 그는 이용만 당했다”고 답했다.

아마도 박지원 전 장관을 겨냥해 한 말인 듯싶었다.

 

▲손 전 의원은 김대중을 반대하기 위해 한나라당을 택했다고 말했다


-박지원 전 장관을 말하는 겁니까. 박 전 장관은 이미 심판을 받아 이번 총선에서 당선 됐잖아요.

“당선된 것은 국민의 수준이지.”

 -2002년 전북도지사로 나왔지요.

“무소속으로 나왔지. 무소속으로 나와 20만표를 얻었지요. 그래서 공탁금을 찾을 수 있었어요, 1억3천만원을 찾았어, 내가 선거 때 1억4천만원 썼어.” 

“제왕적 통제력만 가지고 나라 못 이끌어…”

-2006년 지자체선거 때 왜 도전하지 않았습니까.

“그 다음 도지사 선거 때 내가 한나라당 입당해서 나오려고 했는데 도서 관장한 문 씨를 내세운 거야, 나한테 프러포즈를 안 해. 박근혜 전 대표도 이상한거야, 무소속으로 20만표를 얻은 나를 주지 않고 다른 사람을 줘, 눈 하나 감고 다니는 건지…. 반 김대중인 나를 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20만표도 얻었고…. 이유가 없어요. 그 사람은 6만표밖에 못 얻었어.” 

-박정희 전 대통령 때문에 박 전 대표가 껄끄러울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가, 어쩐 가 모르겠어. 편견이 있는 것 같아. 오지도 않고 연락도 없어. 편지까지 넣었는데도 답변이 없어요. 편협적인 게 있어요. 하여튼 박근혜 주위에 사람이 없다.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얘기가 자연스럽게 한나라당으로 넘어갔다.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한 것으로 압니다. 이 대통령하고는 연락이 없습니까.

“연락이 없어요. 아마도 이재오가 튼 것 같아”

-지금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이 20%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왜 그렇다고 보십니까.

“100날도 못됐는데 수렁에 빠진 건 자업자득이라고 생각해요. 과실 때문에 얻어진 당연한 결실이라고 생각해요. 포용력이 없어요, 제왕적인 통제력만 가지고 있지. 품격이 없어. 실용이나 경제다 하면 다되는 줄 알아. 감동을 주고 도덕성이 있어야 해요”

-박근혜 전 대표가 주장하는 ‘복당’이 이뤄져야한다고 보십니까.

“박근혜도 문제지만 칼자루 쥐고 있는 사람이 이명박 아닙니까. 쇼하지 말고 ‘쌩쇼’할 것 없어, 이명박이 좌지우지 하는 것 알 사람은 다 알아. 첫째는 이명박 포용력이 없어요. 전부 포용하면 어때. 박근혜가 지난 경선 때 ‘승복 하겠다’고 하듯이 그렇게 해야 해. 그렇게 되면 이명박도 크고, 다 받아들어야 해.

이에 필자는 ‘박 전 대표도 문제 아니냐’고 했더니, 손 전 의원은 “박근혜도 문제다. 복당은 그것대로 논의하고 초연하게 정치를 해야한다. 그런데 집착을 해서 악을 쓰고 부르르 떨고, 그런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고 답했다.

-야당인 민주당이 너무 위축됐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민주당은 없어져야 할 당이야, 김대중 노무현을 뿌리를 두고 있잖아. 정당은 정체성이 분명해야 해. 그런데 그게 없어. 원칙도 없고….”

 

 

▲손 전 의원은 YS는 가슴이 있는 사람이고, DJ는 머리만 있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3김에 대해 한마디씩 해 주시지요.

“YS는 가슴이 있는 사람이고, DJ는 머리만 있는 사람입니다. JP는 평가할 만한 사람이 못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은 없습니까.

“사람이 만물가운데 가장 큰 최고의 영장입니다. 이번에 중국사천서 천재지변이 일어나서 10만 가까운 사람이 죽었는데 두꺼비 10만마리가 한쪽 방향으로 뛰어 산으로 올라가더랍니다. 그걸 보고 중국당국에서 산란기라 새끼나러 올라가는 거라고 말했답니다. 우리는 두꺼비만도 못한 겁니다. 두꺼비는 사흘 전부터 안겁니다. 책을 받더니 인도네시아 ‘쓰나미’가 올 때도 동물들이 산으로 대피했다고 합니다. 그 당시에도 22만명이 죽었답니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한테 꼭 부탁하고 싶은 말은 600년이 넘은 숭례문이 탄 것을 우습게 알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는 미래도 있고 내세도 있습니다. 현재만 있는 게 아닙니다. 미신적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숭례문이 타고 서해 앞바다가 기름바다가 됐습니다. 조류독감이 돌아 닭 오리 등 수백만마리를 땅에 생매장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예고한 것이겠습니까. 박정희가 18년 집권에 육영수가 죽었을 때 하늘이 노크를 한 겁니다, 

 전두환이가 아웅산에서 각료들이 10여명이 죽었을 때 노크를 한 겁니다. 이 대통령은 이를 명심해야 합니다. 민심은 천심이야 천심은 민심 아닙니까, 이명박 정권이 살려면 ‘이명박 가슴에서 정주영을 뽑아내야 한다’고 합니다. 정주영 전 회장은 돌격형 실적형 아닙니까. 국정운영은 그렇게 하는 게 아니잖습니까. 난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터뷰를 마치자 손 전 의원은 점심식사를 하자며 삼청동 음식점으로 갔다. 식사 도중 필자는 그가 생각하는 미래의 대통령상이 궁금했다.

 필자는 ‘미래의 대통령상에 대해 생각하고 있냐’고 물었더니, 손 전 의원은 “망국적 지역감정을 없앨 수 있는 사람이 대통령으로 나와야 한다”고 답했다. ‘그런 정치인이 있냐’고 했더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

“정대철씨입니다. 나는 7전8기 할 것으로 봅니다. 내가 정치 60년 한 경험으로 보면 그만한 인물이 없습니다. 좋은 어머니 아버지 밑에서 자랐고, 60대를 막 넘었고, 부모가 이북에 태지를 두고 있기 때문에 지역적 안배가 됩니다. 여건도 좋습니다. 경기고에 서울대 나왔지. 영어 잘하지, 특히 사람이 인간미가 있어요. 신의가 있어요. 이런 사람이 대통령 돼야 해, 통일 대통령 감이지. 이런 사람이 꼭 돼야 해, 박력 추진력 없는 것 같이 보이지만 외유내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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