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석유 논쟁을 그만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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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석유 논쟁을 그만두라
  • 김재한 대기자
  • 승인 2010.07.06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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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1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유사석유제품 이대로 좋은가?’라는 제목의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국회 실물경제포럼(대표의원 김태환)이 주최하고, 이관섭 지식경제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이 기조발제를 담당하고, 이천호 한국석유관리원 이사장, 정태한 SK에너지 전무, 한진우 한국주유소협회 회장, 송보경 한국소비자시민모임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국회 실물경제포럼 이라는 국회 연구단체가 주최한 정책토론회의 성격에는 많은 점에서 아쉬움과 의문이 남는다. 첫째, ‘실물경제포럼’이라는 그 명칭에 맞게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는 실물경제를 논의하는 정책토론회의 장이 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지식경제부의 에너지산업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국장이 주제발표를 맡은 ‘유사석유제품의 유통현황과 근절대책’이 적당한 주제였는가? 유사석유제품의 문제 보다는, 국가경제 차원에서 광의 접근방법으로 에너지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개선책을 논의할 수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세 번째로, 과연 이 토론회의 목적이 무엇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석유업체의 대표적 기업인 SK에너지 전무가 토론에 참가하고, 한국주유소협회장이 패널로 참가한 것처럼 석유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특정 이익집단을 위한 자리 역할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날 정책토론회가 아니라도 국민들 대다수는 유사석유제품의 문제점에 대해 익히 알고 있다. 유사석유는 인체에 유해한 발암물질을 배출하여 대기오염을 악화시키고, 화재폭발사고의 위험성이 높아, 국민들의 안전에는 위험하다.
 
특히 정품 제품에 비해 유해가스를 다량 배출하며, 유사 휘발유의 경우 이산화탄소 2.5배, 벤젠 5배, 톨루엔 12배 많은 유해가스 배출 발암물질인 알데히드 62% 증가하고, 유사 경유는 연료의 황 함량 증가로 인한 자동차 백연현상 및 유독가스가 배출되고 있다.

또한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제조가 가능하다. 유사석유는 용제, 톨루엔 등 석유화학제품의 단순 혼합으로 전문기술 없이도 손쉽게 제조가 가능하며, 그것을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속 또한 쉽지 않다.

무엇보다 유사석유는 차량의 출력 및 연비 저하, 차량엔진 계통의 부품 부식, 차량의 고장에 따른 사고발생 위험이 높아 소비자 스스로가 근절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김태환 의원은 세계적인 원유 가격 상승으로 조금 더 싼 가격을 원하는 소비자와 세금을 피해 막대한 이익을 노리는 불법 제조업자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국내 유사석유제품의 유통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 의원의 말처럼, 원유가격 상승으로 소비자가 값싼 제품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석유가 아닌 대체 에너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국회 차원에서 이 부분에 대해 공론화하는 자리가 될 수 있었으면 더 효과적인 토론회가 되었을 것이다.

석유는 우리나라 에너지 소비의 43%를 담당하는 주요 에너지원이자, 국세의 17%를 차지하는 주요 세원이다. 따라서 유사석유의 유통으로 석유제품의 유통질서가 어지럽혀지고, 세금 탈루현상이 일어난다면 분명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유사석유 단속 건수가 올해 들어 전년도 비해 10% 이상 증가하고, 2010년 유사석유 유통량이 연간 711만 드럼(유통협회 추정), 세금 탈루액이 연간 1조원에 달하는 등 국민경제의 부담이 크다. 이에 따른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제는 ‘유사석유제품’에 대한 논쟁을 없애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기본은 석유인가, 아닌가로 나누고 있다. 따라서 화석연료, 석유가 아닌 바이오 연료 등 다른 연료가 개발되고 있는 감안해, 대체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시 말하면 ‘석유’가 가치 척도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닌 미래 에너지를 감안한 새로운 에너지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에 대한 연구개발 및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제2조(정의) 제10항에 “유사석유제품”이란 조연제(助燃劑), 첨가제, 그 밖에 어떠한 명칭이든「자동차관리법」제2조 제1호에 따른 자동차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차량·기계(휘발유 또는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것만을 말한다)의 연료로 사용하거나 사용하게 할 목적으로 제조된 것(제11호의 석유대체연료는 제외한다)을 말한다고 되어 있다.

유사석유는 없다. 석유가 아니면서 석유처럼 판매한다면, 이는 소비자를 속이는 기만행위요 사기행위이다. 따라서 형법 등 실정법에 따라 엄격히 처벌하여야 하며, 주유소가 정해진 영업행위를 벗어나거나 탈세 등 범법행위에 저지른다면 그에 따른 처벌을 강화해 재발을 막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세계 각국은 에너지, 특히 1차 에너지원인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환경문제 해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산업혁명이후 현재까지 이산화탄소는 연평균 3.3%씩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너지부문에서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인한 CO2 배출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인식되면서 환경문제와 관련하여 석유산업에 커다란 장애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금은 2세대적인 환경문제, 즉 지구온난화, 산성비, 오존층 파괴, 생물종족보존문제 등 보다 광범위한 지구차원의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환경과 개발의 조화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범지구차원의 국제협력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Green Peace 발표에 따르면, 21세기말경에는 석유, 석탄, 원자력 등에 의존할 필요가 없는 생활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세계의 경제규모는 2100년까지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국가간의 경제적인 격차를 축소시키면서 현재보다 14배 정도 증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예측은 향후 40년간 세계 산업계가 에너지의 소비억제 및 기술혁신을 촉진하고 2100년의 1차 에너지 총공급량을 1988년 기준 3배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선에서 가능한 것이다.
 
1988년 석유 34%, 석탄 27%, 천연가스 19%, 원자력 6%를 2100년에는 태양열 및 풍력 79%, 바이오매스 18% 정도 이용하게 되며, 석유, 석탄, 원자력, 천연가스 등은 모두 합해야 2% 정도의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일본 등 유럽 선진국들은 태양열, 풍력, 지열 등 새로운 대체에너지의 개발에 경쟁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석유 위기시 대체에너지를 이용하기 위한 내연기관을 개조하는 데 약 10년의 시일이 걸린다고 보고 있다. 선진국들은 이미 대체에너지 이용을 위한 내연기관의 구조를 단계적으로 교체하면서 대체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갑작스런 석유위기와 값싼 대체에너지의 이용 시기가 병행하여 출현할 경우에도 자칫 잘못하면 값비싼 석유를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 측면에서는 대체에너지의 이용부문에 투자하면서, 장기적으로 대체에너지의 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더 높은 투자효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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