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 가는 동포의 운명
갈수록 이성 잃어가는 北
무모한 도발은 자멸 부를 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병도 주필)
굶어 죽는 북한 주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는 외신 보도들이다. 식량난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북한 지도부가 문제다. 민생은 안중에도 없다. 오도된 탐욕과 남용의 정치가 난무한다. 기아선상의 주민들을 처참히 짓밟고 천문학적인 ICBM을 발사하는데 혈안이다.
북한은 누구인가. 이것이 국가이고, 민족 주체사상이던가. 한반도의 미래는 갈수록 어두울 수 밖에 없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을 민족얼로 치부해온 한민족 이라면, 남북은 사실상 우리 민족 모두를 배신하고 있다. 북한 주민도 한 동포임을 알아야 한다. 쓰러져가는 동포의 운명앞에, 서로가 서로를 이롭게 하지 않으면 남북 화해의 길은 결코 열리지 않는다. 통일의 길은 요원하기만 하다.
북한 정권의 참상은 되돌아 볼것도 없다. 무모한 무력 도발은 북한 주민의 자멸을 부를 뿐이다. 북한은 더 이상의 도발을 멈추고 지금이라도 대화의 테이블로 나와야 한다. 지금도 늦었다. 주민의 인권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제대로 정신을 차려야 한다.
대답은 명료하다. 오늘의 사태를 맞아 남한은 북한동포를 구제해야 하고, 북한은 ICBM 발사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한반도 홍익인간 정신은 멀리 있지 않다.
수많은 아사(餓死)…식량안보 최악
실상은 참담하다. 영국의 BBC방송은 지난 14일 비밀리에 접촉한 북한 주민 증언을 통해서 수많은 아사(餓死) 사례를 전했다. 북한의 지방 도시는 물론 평양에서 마저 먹을 것이 없어서 굶어 죽는 가족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아시아프레스 역시 북한 지방 도시에서 식량 배급이 정체, 영양실조 환자가 잇따르고 사망자가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질병이나 영양실조로 목숨을 잃는 사람이 증가하는 가운데 강도 등 흉악 범죄와 노부모와 자식을 버리는 사례까지 빈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북한 식량난의 심각성에 대한 경고는 유엔도 마찬가지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은 ‘2023 아태지역 보고서’에서 북한의 식량 안보가 역내 전체 조사 대상국 38개 나라 중 꼴찌로 최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공동 발표한 ‘기아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은 낮은 수준의 식품 소비, 열악한 식단 다양성으로 인해 (올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미사일 71발…쌀 50만t 금액
특히, BBC방송은 북한이 지난해 71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 발사 비용은 쌀 50만t을 살 수 있는 금액이란 진단이다. 북한 전체 주민이 46일간 먹을 수 있는 쌀값과 맞먹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우리 정부 관계자는 “서방보다 생산 비용이 적은 북한 생산 단가를 적용해도 지난해 약 2600억 원을 탕진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김정은은 심각한 식량난에도 불구, 미사일 발사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쏟아붓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을 한 발 쏠 때마다 2000만~3000만 달러가 드는 것으로 추정한다. IRBM(중거리 탄도미사일)은 1000만~1500만 달러, SRBM(단거리 탄도미사일)은 300만~500만달러로 추산한다. 이런 추정에 따르면, 북한은 15일에만 약 80억 원을 낭비한 것이다.
북한 우주 발사체 잔해를 우리 군이 건져 올린 바 있다. 동체에는 발사체 이름으로 추정되는 ‘천마’라는 글자와 날개 달린 검은색 말 형상이 그려져 있었다. 김정은의 군사적 모험주의를 상징하는 그 흑마의 말발굽 아래 굶주린 북한 주민이 신음하고 있는 형국이다.
고립·자멸의 길로 치닫나
북한의 실태는 여기서 그치질 않는다.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북한의 입이 거칠어지고 있다. 북한은 정찰위성 발사를 단독 안건으로 논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맹비난한 데 이어 급기야 국제해사기구(IMO)에 위성 발사를 사전 통보하지 않겠다고 협박하고 나섰다.
민생고는 악화 일로다. 우리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핵·미사일에 몰두하는 사이 내부의 경제·사회적 균열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옥수수·쌀 가격 급등으로 아사자가 예년의 3배에 달한다고 한다. 민생고에 따른 내부 불만에 강력 범죄도 작년보다 3배 급증했고 물자 탈취를 노린 사제 폭탄 투척 등 대형화·조직화한 범죄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찰위성 발사와 7차 핵실험을 감행해 한반도 긴장을 최고치로 끌어올린 뒤 미국과 어떻게 해보려는 북한의 의도는 뻔하다. 하지만 도발 위협이 커질수록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은 강력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한·미·일이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에 대한 실시간 공유 체계를 연내 가동하기로 한 것은 3국 간 안보협력 강화의 시작일 뿐이다.
강한 안보역량…“힘이 있어야 평화도 있다”
우리 민족의 단군은 하늘과 땅과 사람이 기뻐하는, 사실상 모든 思想의 아버지다. ‘홍익인간(弘益人間)’은 그 실천 이념을 대표한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이 인류사적 이념은 오늘 세계화적 실사구시를 망라하고, 민족혼의 핵심이 바로 그곳에 있음을 알린다. 이것이 진정한 민족주체다.
보복과 갈등의 역사는 가고, 이제는 전진과 웅비의 역사를 창조해야 한다. 시계를 더 이상 꺼꾸로 돌려선 안 된다. 시간이 없다. ‘역사 바로 세우기’가 아니라 ‘새역사 만들기’의 대장정에 남북이 모두 함께 나설 수 있도록 해야만 한다. 새 역사의 신화는 그렇게 창조된다.
전 세계를 한민족 특유의 문화와 높은 도덕성, 그리고 뛰어난 튼튼한 기술력으로 제압해야만 한다. ‘KOREA’ 브랜드를 세계 초일류 상표로 만들어야 한다. 새 역사의 고동을 힘차게 다시 울려야만 한다. 정치는 완전히 거듭나, 민족 장래 문호를 다시 활짝 열어 제쳐야만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참관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강력한 대응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다. 이번 훈련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미 장병 2500여 명과 첨단 전력을 총동원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 현직 대통령이 대규모 야전훈련을 직접 주재하고 참관한 것은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
윤석열 정부는 외교·통일·국방의 기본지침을 담은 국가안보전략서를 공개했다.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라는 추상적 목표를 제시했던 문재인 정부와 달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능동적 대응과 강력한 응징을 명시했다. “힘이 있어야 평화도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병도는…
부산고·서강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 1979년 동양통신 정치부 기자로 출발한 후 연합뉴스 정치·경제·외신부 기자·차장, YTN 차장, 평화방송(PBC) 정경부장, 가톨릭 출판사 편집주간을 지냈다. 연합뉴스 재직 중에는 한국기자협회 부회장으로 일했고, '홍콩 유령바이어 사기사건' 보도로 특종상을 수상했다. 일본 FOREIGN PRESS CENTER 초청으로 자민당을 연구하였고, 남북회담 취재차 평양을 방문하였다. 저서로는 <6공해제(解題)>, <YS 대권전쟁>, <최후의 승자>, <영원한 승부사>, <대한민국 60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