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 자유기고가]
9월이 가기 전에 전어회는 꼭 먹어야 했다.
전어 굽는 냄새에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
지난 토요일에는 오후 3시까지만 일을 한다는 아들을 위해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전어회를 뜨러 갔다.
예상했던 것보다 전어회가 비쌌다. 평일에는 1kg 2만 원 하던 전어회가 주말이라서 4만 원이라는 것이었다. 정말 비싼 전어다.
전어 1.5kg, 광어 2.2kg. 이렇게 해서 모두 14만 원이었다.
회가 커다란 접시로 두 접시에 거기에 곁들여 먹는 양념까지 합해졌다. 팔십에 가까운 노인인 내가 들기에는 엄청 무거운 무게였다.
낑낑거리면서 행길까지 나온 나는 마침 빈 택시가 있어 잡아탔다.
무사히 집까지 와서 아들이 오기를 잔뜩 기다렸지만, 피곤해 못 온다는 연락이 왔다.
딸들은 광어회만 먹고 나 혼자 전어회를 배불리 먹었는데도 아주 많이 남았다.
이튿날, 하는 수 없이 남은 것을 가지고 전어 튀김을 했다. 고소한 전어 튀김 냄새가 아마도 환풍기를 타고 온 동네에 퍼지겠지…?
집 나간 며느리가 아니라 새며느리라도 들어왔으면 정말 좋겠구먼….
결국 1kg에 4만 원이나 하는 비싼 전어회를 먹은 셈이었다. 역시 전어 튀김도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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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7세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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