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비 ‘6.2’ 달해…전기차 본질 집중하니 상품성 ‘쑥쑥’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폴스타2가 '업그레이드'란 이름을 자신있게 내걸었다. 우리가 아는 '부분변경'을 '업그레이드'라 표현한 것인데, 더 적극적인 의미의 변신을 단행했다고 봐야 알맞을 듯 싶다. 여타 모델들이 단순 매무새를 가다듬고 선호 옵션을 늘려왔던 수준에 그치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들까지 신경써 전방위적 성능 '업그레이드'를 이뤄내서다. 본질에 집중한 모델은 그 누구에게나 환영받기 충분하다.
기자는 지난 2일 서울 광진구 파이팩토리에서 새로 출시된 업그레이드 폴스타2 롱레인지 듀얼모터 모델의 상품성을 직접 살펴봤다. 이날 시승은 원주 지정면의 한 카페를 오가는 총 18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제2중부고속도로와 광주원주고속도로 등 고속 구간에선 전기차의 시원한 가속감을, 원주 내 국도에선 조종성과 함께 전반적인 승차감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단조로운 듯 하면서 세련되고 미래지향적 포인트들이 덧입혀진 외관은 혁신과 미니멀리즘을 대표하는 모델답다. 외관에서의 변화점은 전면에 있던 격자형 그릴이 없어진 데 있다. 폴스타3에 적용된 디자인을 접목한 것으로, 더욱 깨끗한 인상을 확보했다. 그릴을 덮은 부분은 전면 카메라와 중거리 레이더를 포함한 안전 관련 장치 공간으로 활용했다.
‘토르의 망치’ LED 헤드라이트가 주는 또렷한 이미지는 그대로 가져왔다. 후면부를 가로지르며 나있는 'ㄷ'자형 리어램프도 여전하다. 환경을 생각하는 브랜드답게, 크롬 배지 등의 장식은 찾아볼 수 없다. 전면 도어 양쪽에 그나마 작은 텍스트 그래픽 스티커가 붙어있다. 배터리 사이즈와 출력을 통해 싱글모터 모델인지, 듀얼모터인지를 판별할 수 있다.
폴스타2의 내실 강화 특장점들은 도로 위에서 자연스레 드러난다. 기존 전륜 구동 방식 대신, 고급 모델들에 주로 적용되는 후륜 구동 방식을 선택한 점부터가 그렇다. 듀얼모터 트림인 4륜 모델의 경우, 상시 4륜 구동 방식이었던 것을 후륜 기반에 필요시 4륜 구동이 개입하는 식으로 바꿨다. 출력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 프론트 모터와의 연결을 해제함으로써, 전기차 모델에 가장 중요시되는 연비(전비) 및 주행가능거리를 높이고자 한 것이다.
속도를 낼 때도 빠릿하다. 최고 출력은 기존 408마력에서 3% 향상된 421마력으로 더욱 높아졌다. 개선된 모터와 구동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이 출력 성능 개선으로 이어졌단 설명이다. 이미 차고 넘치는 강력한 성능인지라 흠잡을 데가 딱히 없다. 최대토크도 67.3kg.m에서 75kg.m로 10% 넘는 향상을 이뤘다. 스티어링휠 감도는 상당히 가볍고 매끄럽다. 차체 반응과 부드럽게 연결돼 편한 느낌이다.
달릴 때만큼은 스포츠카처럼 노면에 바짝 붙어 달리는 듯한 거동을 내비친다. 선회 시 흔들림이 없다. 외부 소음과 노면 충격까지 잘 걸러내, 속도를 체감하기 힘들다. 자연스레 액셀을 더욱 밟게 된다. 탁월한 안정감을 두고 '한층 성숙해진 편안함'이라 설명한 폴스타 관계자 말에 수긍이 간다.
누가 볼보 계열 아니랄까봐 안전에 있어서도 듬직하다. 단적으로 첨단 안전사양인 파일럿 어시스트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오차없는 반응성을 통해 운전 피로를 덜어줬다. 이미 다양한 신차 안전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모델인지라, 절로 신뢰가 간다.
주행간 연비는 공인 4.3km/kWh 대비 44.2%나 높은 6.2km/kWh를 기록했다. 187km를 내달리는 동안 클러스터 상에 표시된 16.1kWh/100km 전비를 환산한 것이다. 업그레이드 모델 이전 전비 3.8km/kWh와 비교하면 증가 폭은 더욱 커진다. 이 정도면 1회 충전 주행거리 379km를 두고,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어림잡아 150km 가량도 더 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편의사양으론 웹 브라우저 사용 등이 가능한 티맵 스토어와 전기차 전용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OTA 업데이트 탑재 등을 꼽을 수 있다. 직전 모델부터 느껴 온 단점은 단 하나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콘솔 주변에 존재하는 격벽이다. 내부 공간을 다소 답답해 보이게 만든다. 해당 격벽만 없애줘도 더 넓어보이고, 센터 디스플레이 등의 조작성 제고에까지 기여하지 않을까 싶다.
시승을 마치고 나니, 폴스타2는 지금 세대가 추구하는 미니멀리즘과 친환경 가치에 확실히 부합하는 전기차란 생각이 든다. 꼭 필요한 것들은 영리하게 챙길 줄 알고, 불필요한 것들은 과감히 덜어내는 점이 그렇다. 잡스럽지 않다. 이러한 절제미가 곧 고객들이 원한 고급스러움이 아닐까. 스스로 개선해가며 체화한 '차별화' 매력은 억지로 지어낸다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폴스타2는 여실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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