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핵심부품 신기술 투자 확대…차별화 경쟁력 구축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십년에 걸쳐 확보해 온 기계공학 경쟁력과 핵심 기술들이 지속적 혁신을 통해 미래 모빌리티 전환기 속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판매 실적 내 큰 볼륨을 차지하고 있는 친환경 하이브리드 기술을 비롯해,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공법을 접목한 신기술 개발, 소프트웨어 기반의 SDV(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진화하는 자동차)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미래차 교두보를 착실히 마련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다.
엔진·변속기 독자기술 경쟁력이 ‘하이브리드’로…올해 내수 판매 20% 차지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10년 이상 개선·발전시켜 온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친환경차 경쟁에서 돌파구를 마련할 방침을 세웠다. 궁극적으로 전기차 사업 방향성은 확실하지만, 당분간 고객 수요가 몰리는 하이브리드카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판매 확대세를 지속하겠단 것이다.
실제로 현대차·기아는 올해 1~11월 내수 시장에서 25만4258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간 판매량 16만4324대와 비교해 9만 대나 늘어난 양으로, 증가율만 55%에 달한다. 내수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드리카가 차지하는 비중도 20%를 넘어섰다.
해외시장에선 1~11월 선적 기준으로 총 51만3000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했다. 국내외 판매대수를 합치면 전 세계에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76만7000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한 셈이다. 하이브리드카에 쏠리는 인기를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현대차·기아가 하이브리드 시장 성장세에 성공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배경으론 수십 년간 축적해 온 기계공학 노하우가 꼽힌다. 1991년 대한민국 최초의 독자개발 엔진인 '알파 엔진'을 시작으로 2009년 6단 자동변속기 독자 개발 성공 등의 밑거름이 2011년 세계 최초의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양산으로 이어진 것이다.
현대차·기아는 첫 하이브리드 시스템 양산 이후에도 성능개선 노력을 지속했다. 이는 1.6 터보 엔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 개발로 이어졌다. 특히 가장 최근에 선보여진 기아 카니발 하이브리드는 현대차·기아의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집대성된 모델로 상징성을 지닌다. 고객 반응 역시 높아, 하이브리드 모델 계약고만 5만 대를 가뿐히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기아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오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고성능 엔진과 결합되면서도 연비 효율의 획기적 개선이 이룰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전동화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면서도 고객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겠단 목표다.
‘신기술 요람’ 현대모비스…전동화 신기술 개발에 디지털 트윈 시스템도 구축
현대차그룹의 주력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도 정통 기계공학을 근간으로 하는 핵심부품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차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핵심부품 경쟁력 제고를 위해 기존에 없던 공법을 도입하고, 무게나 부피, 부품수를 줄여 표준화를 추진하는 방식으로 자동차 엔지니어링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에 특화된 신기술들은 국내외에서 주목받으며, 자동차산업 경쟁력을 견인하는 원동력으로 지목된다.
대표 신기술로는 독립형 후륜조향시스템과 인휠 시스템 등이 꼽힌다. 우선 독립형 후륜조향시스템은 좌우 뒷바퀴가 10도 가량 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 회전 반경을 25% 줄일 수 있도록 한 기술이다. 약 2년 간의 연구개발 끝에 지난해 개발해 낸 것으로, 선회반경을 줄여 안정성과 승차감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독립형 후륜 조향시스템은 휠베이스를 늘린 전기차에 큰 이점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차체 무게나 설계 측면에서 후륜 시스템이 전기차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부품업계 최고 권위로 손꼽히는 북미 '페이스어워드' 수상에도 성공하면서, 기술 경쟁력을 입증해냈다.
현대모비스는 새로 개발한 인휠 시스템도 대표 전기차 구동기술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퀴 안에 소형모터를 넣어 네 바퀴가 각각 독자적인 구동력을 갖출 수 있는 기술로, 전기차 구동시스템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크랩주행으로 불리는 평행이동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 개발을 위한 최적의 시스템 마련을 위한 디지털 트윈 시스템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 차량 개발에 필요한 실차 환경을 디지털 공간으로 옮겨 각종 핵심 기술을 시뮬레이션하고 원격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미래 모빌리티 혁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모빌리티 플랫폼 프로바이더’ 도약을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전동화와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 모빌리티 핵심 분야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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