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신차 6종 출시로 존재감 각인…첫 전기차 안착 이뤄
판매 등락 속 고객 신뢰 회복 주력…5T전략 이행 마무리까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이 약 2년 4개월 간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아쉬운 작별을 고하게 됐다. 아스키지안 사장은 임기 막판 실적 부진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폭스바겐 브랜드의 변혁기를 '차근차근' 이끌며 성장 모멘텀 확보와 고객 신뢰 회복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는 평가다. 〈시사오늘〉은 한국 시장에서 아스키지안 사장이 남긴 족적과 성과를 되짚어봤다.
사샤 아스키지안 사장은 지난 2021년 10월 전임 슈테판 크랍 사장의 뒤를 이어 폭스바겐코리아의 지휘봉을 잡았다. 전임 사장의 4년 임기 동안 디젤게이트 리스크가 어느 정도 수습되고, 수입차 대중화라는 명확한 비전이 주어졌단 점에서 나름 순탄한 길이 예고됐다.
물론 아스키지안 사장은 이에 안주하지 않았다. 수입차 대중화 밑그림 위에 매력적인 선택지 제공이라는 저만의 색을 입혀나가기 시작한 것. 부임 초부터 이듬해 7월까지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두문불출했던 이유도 새로운 전략 구상 및 신차 출시 준비 때문이었다.
그는 단단히 준비를 마치고 난 2022년 8월에서야 신형 티구안 올스페이스 출시 행사 자리를 빌려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눈에 띄는 점은 아스키지안 사장은 신중한 태도였다. 그는 "한국 고객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섣부른 계획 발표보다는 당장 실현가능한 계획들을 위주로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스카지안 사장의 차근차근 리더십은 폭스바겐 브랜드의 균형잡힌 라인업, 다양한 파워트레인 구성으로 곧장 이어졌다. 2022년 한해 선보인 신차만 6종으로, 지난 2018년 판매 재개 이후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꾸릴 수 있게 됐다. 당해 판매량도 1만5791대로, 전년 대비 9.9% 증가세를 이뤘다.
같은해 9월 이뤄진 순수전기차 ID.4 출시도 그의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브랜드의 전기차 여정을 알린 신호탄으로, 아스키지안 사장의 차근차근 준비성과 실행력을 입증한 대목이다. ID.4를 향한 시장 반응도 기대 이상으로, 넉달 만에 1300대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다. 폭스바겐 입장에선 디젤차 의존도를 낮추고, 친환경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임기 동안 사샤 아스키지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내리막길도 경험했다. 수입차 시장 전반적으로 디젤차 판매량이 급격히 쪼그라들다보니,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전기차 출고 지연 이슈와 인기 모델들의 물량 부족 등 어려움까지 겹쳤다. 그 결과 2023년 판매량은 1만 대를 겨우 넘었고, 35.1%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아스키지안 사장은 움츠러들지 않았다. 고객 신뢰 회복만이 실적 반등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고, 오히려 그간 없었던 오너 고객을 위한 관련 프로그램 개최 등에 나섰다. 대표적 예가 지난해 12월 마련된 골프 차종 오너 대상 '폭스바겐 골프 트레펜 코리아' 행사다. 실적 부진으로 비용 부담이 컸음에도 행사를 강행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스키지안 사장의 의지가 작용했단 후문이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 및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혜안이 읽힌다.
올해는 아스키지안 사장이 떠나게 됐지만, 그가 책임감을 갖고 완수하려 한 '5T'(T로 시작하는 이름의 5개 차종 출시 전략) 마지막 신차 테라몬트(국내명 '아틀라스')가 선보여질 예정이다. 한국 고객과의 약속 이행은 폭스바겐 브랜드의 신뢰 회복에 일조할 것이란 평가다. 올해는 폭스바겐에서 투아렉 페이스리프트 모델도 선보인다.
한 관계자는 "사샤 아스키지안 사장은 지난해 물량 부족과 아틀라스 출시 일정 이연 등으로 임기 막판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그럼에도 탈디젤 기조에 발맞춘 파워트레인 다양화와 친환경차 출시 등에 나서며 브랜드 변화기를 안정적으로 이끈 점은 높게 평가받을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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