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 주담대등 여신상품 금리는 인상
예대마진도 확대…이복현, 은행권에 경고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잇따라 인상된 가운데 여신 조달비용이라고 할 수 있는 예금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예금금리 하락은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정작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시중은행 중 한 곳인 신한은행도 예적금 상품 일부에 대한 이자금리를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터 △신한 S드림 적금 △정기적금 △신한 스마트 적금 △디딤씨앗 적립예금 △신한 S드림정기예금 △쏠편한 정기예금 △정기예금 등 주요 예적금 상품의 금리를 0.10%p에서 최대 0.25%p(12개월 기준)까지 인하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달 2일에도 예적금 금리 인하를 한 차례 단행한 바 있다. 이밖에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등도 같은달 예금금리를 각각 최대 0.20%p, 0.20%p, 0.35%p 내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예적금금리 인하는 최근 시장 금리 인하분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다. 통상 여신 자금조달 비용인 수신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도 뒤따라 오르게 돼 있지만 최근 추세는 예금금리는 줄고 대출금리만 오르면서 은행권 예대마진만 커지는 형국이다.
실제로 지난 7월 한달간 시중은행은 물론 인터넷전문은행도 금리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3일 최대 0.13%p, 같은달 18일 0.20%p 두 차례 인상했다. 같은기간 전세자금대출도 두 차례 금리가 올렸다. 신한은행도 주담대 금리를 0.1~0.3%p, NH농협은행은 주담대 주기형·혼합형 상품 금리를 0.2%p씩 각각 인상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달 2일부터 주담대 고정금리를 0.15~0.30%p 인상했다.
사실상 최근의 대출금리 인상 흐름이 시장논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라 외부(금융감독당국)의 눈치를 본 비(非)시장적 조치였다는 방증인 셈이다. 금융당국도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듯 최근 은행권을 향해 대출금리 인상을 요구한 적 없다며 강력한 어조로 경고를 하기로 했다.
다만 이미 올라간 대출금리가 내려오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커지면서 예금금리 인하를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스트레스 DSR 2단계, 가계부채총량관리 등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가계부채 관리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라며 “시각에 따라 예대마진이 확대됐다고 볼 수도 있지만 주담대 금리가 기준금리와 거의 유사한 상황에서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활 경우 은행 이자이익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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