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의혹’ 이어가는 野…왜 민주당은 무리수를 던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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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의혹’ 이어가는 野…왜 민주당은 무리수를 던질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4.09.28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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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사법리스크에…돌파구로 ‘윤석열 정부는 독재정부’ 프레임 준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의 봄 4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의 봄 4법’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윤석열 정부가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직접 나서서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얘기가 있다”고 하더니, 최근에는 계엄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계속해서 ‘계엄 프레임’ 구축에 힘쓰는 모양새입니다.

사실 정부가 계엄령을 선포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현실적으로도, 법적으로도 그렇습니다. 민주당 역시 증거를 제시하라는 국민의힘 요구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며 발을 빼는 수준입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뜬금없고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없다”며 비판했을 정도입니다.

정치적으로도 부담입니다. 강성 지지자들이야 고개를 끄덕이겠지만, 중도층은 ‘선을 넘는다’고 생각할 공산이 큽니다. 결국 선거는 ‘누가 더 상식선의 주장을 펼치며 중도층을 설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면, 민주당이 계속 계엄령 이야기를 꺼내는 건 득보다 실에 가깝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이런저런 부담을 지면서까지 계엄령 이야기를 꺼내는 걸까요.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연관이 크다고 봅니다. 현재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 위증교사 의혹, 대장동·백현동·위례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는 중입니다.

그런데 이 대표는 이들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몸을 낮추면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피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대표는 ‘정치 검찰’이 자신에게 죄를 뒤집어씌운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죠. 이렇게 되면 이 대표에게 ‘유죄지만 의원직과 피선거권은 유지하는’ 제3의 길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All or Nothing’ 게임이 되는 겁니다.

‘All or Nothing’ 게임에서 이 대표가 무죄를 선고 받고 사법리스크를 털어낼 수 있다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유죄가 나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이 벼랑 끝에 몰림은 물론이고, ‘이재명 일극 체제’가 완성된 민주당 역시 정권 교체가 어려워지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때문에 이 대표와 민주당 입장에서는 ‘유죄가 나오더라도 지지율은 유지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1심에서 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고도 이 대표가 계속 유력 대권주자로 남아 있다면 법원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고, 대법원 판결을 대선 뒤로 미룰 가능성도 높아지는 까닭입니다. 대법원 선고 전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대역전극’을 기대할 수도 있게 되죠.

민주당의 ‘계엄령 프레임’은 이런 흐름 속에서 만들어진 전략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윤석열 정부에게 ‘야당을 탄압하기 위해 계엄령까지 준비할 정도의 독재 정부’라는 이미지를 뒤집어씌우면 만에 하나 이 대표가 유죄를 받더라도 ‘무도한 정치 탄압의 희생자’ 포지션을 갖게 되고, 지지자들은 여전히 이 대표에게 강한 지지를 보낼 거라는 논리죠.

이 대표가 최후진술을 통해 “김구는 총에 맞아 죽었고, 조봉암은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빨갱이로 몰려 사형 당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내란 사범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장시간 복역했다. 나 역시 칼에 찔려보기도 하고 운이 좋아 살아나기도 했다”며 과거 정치 탄압의 희생자들을 언급한 것도 같은 이유로 풀이됩니다.

23일 <시사오늘>과 만난 정치권 관계자도 “이유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이 대표나 민주당은 유죄가 선고될 거라고 보고 전략을 짜서 움직이는 것 같다”면서 “지금 행보를 보면 이 대표는 1심에서 유죄가 나오더라도 당대표 자리를 유지하면서 여론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계엄령 의혹을 퍼뜨리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민주당이 제기한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 준비 주장,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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