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임금피크제 무효”…삼성·SK·LG·KT, 집단소송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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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임금피크제 무효”…삼성·SK·LG·KT, 집단소송 가능성은
  • 한설희 기자
  • 승인 2022.05.3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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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임금피크제 무효 판단에 대기업 노조 일제히 '들썩'
삼성D, 회사에 공문…삼성전자·하이닉스도 연이어 폐지 주장
KT, 가장 먼저 6월에 임금피크제 선고 앞둬…업계 '촉각'
업계 53%가 임금피크제…"임금피크제 유효할 것" 회의론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한설희 기자]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삼성을 비롯한 SK하이닉스·KT·LG전자 등 대기업 노조들 임금피크제 폐지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시사오늘 김유종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삼성을 비롯한 SK하이닉스·KT·LG전자 등 대기업 노조들의 임금피크제 폐지 요구가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시사오늘 김유종

연령을 기준으로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삼성을 비롯한 SK하이닉스·KT·LG전자 등 대기업 노동조합들의 임금피크제 폐지 요구가 봇물 터지듯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에선 노사 갈등의 불씨가 중소기업 노조까지 옮겨 붙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일각에선 이번 대법원 판결이 '정년연장형'이 아닌 '정년유지형'으로 한정돼 일반 기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즉각 반응…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 '꿈틀'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만을 이유로 구성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했으므로 무효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재판부는 “고령자고용법(4조의4 1항)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이 조항은 연령 차별을 금지하는 강행규정에 해당한다”며 “성과연급제(임금피크제)를 전후해 원고에게 부여된 목표 수준이나 업무의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기업 노조들은 이를 계기로 임금 제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일례로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재판부 판결이 나오자마자 즉각 임금피크제에 대한 회사 방침을 설명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송했다. 노조는 공문에서 “대법원 판단에 의거해 임금피크제의 운영 여부와 임금 보전 방식에 대한 설명을 달라”고 사측에 요청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마찬가지로 임금피크제를 적용 중인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노조를 중심으로 임금피크제 폐지를 이슈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 현재 만 57세부터 전년 대비 5%씩 임금을 삭감 중이다. 

실제로 삼성전자 내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이달 “사측과 노사협의회 간 합의한 임금협상은 불법”이라고 주장하면서 임금피크제 폐지를 요구한 바 있다. 노조는 이를 이유로 삼성전자를 노동당국에 고발, 현재는 이 부회장의 자택 앞에서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SK하이닉스 사무직 노조도 오는 6월 본격적으로 시작될 임금단체협상에 앞서 발표한 임단협 요구안에 임금피크제 폐지 항목을 포함했다. 전임직(생산직) 노조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기술사무직 노조도 같은 요구를 내세우는 것으로 확인됐다. SK하이닉스는 2015년부터 정년을 60세로 연장, 58세부터 전년 대비 5%씩 임금을 줄이는 연봉피크제를 적용 중이다.

LG전자 사무직노조 역시 임금피크제 관련 임금 삭감률 조정을 회사에 전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2007년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를 도입, 만 58세부터 정년 60세까지 3년 동안 임금을 매년 10%씩 삭감하고 있다. 

 

KT, 임금피크제 폐지 불씨 될까…일각선 '글쎄' 회의론도


대기업 노조들은 이를 계기로 임금 제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노조 제공
대기업 노조들은 이를 계기로 임금 제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노조 제공

업계에선 이번 대법원 판결이 오는 6월 16일 진행될 KT 소송에 적지 않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KT 전·현직 직원들은 2019년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깎인 급여를 1000만 원씩 보상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 현재 선고를 앞둔 상태다. 앞서 KT는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정년연장과 함께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바 있다. 

또한 후폭풍이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대두된다. 만약 KT 소송이 원고 승소로 이어져 KT가 직원들에게 보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이 내려질 경우, KT뿐 아니라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들의 줄소송이 진행될 여지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6월 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300인 이상 사업체 중 약 53.6%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판결이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금피크제 논란의 단초가 된 대법원 사건은 '정년연장형'이 아닌 '정년유지형'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기업들이 선택한 임금피크제는 퇴직을 앞둔 근로자들의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임금을 삭감하는 정년연장형이다.

현장에서 혼란이 계속되자 고용노동부 측은 참고자료를 통해 "(이번 판결은)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만을 이유로 대상 조치 없이 시행한 경우 무효로 판단한 것"이라며 "아울러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라고 해서 모두 무효라는 것이 아니며, 그 효력 여부는 도입 목적의 타당성, 근로자가 입는 불이익의 정도 등 판단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달리 판단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대법원 판결이 나온 다음날 서울남부지법에서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는 내용의 1심 판결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선 대기업 판결은 임금피크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공공기관에서나 법적인 파장이 있을 것"이라며 "이번엔 임금 협상 시즌과 맞물려 큰 화제가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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