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경량화·스페셜티 ‘투 트랙’으로 돌파
민간 한계 지적도…정부 ‘종합대책’ 지켜봐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최근 석유화학기업 관계자와 이야기 나눌 때면 꼭 듣는 말이 있습니다. ‘참 어려운 때’라는 겁니다.
괜한 소리가 아닙니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지난 2021년 약 551억 달러에서 2022년 약 543억 달러, 2023년 457억 달러 등으로 감소했습니다.
각 기업의 영업이익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비칩니다. 올해 3분기 영업이익 기준, LG화학은 전년 동기 대비 42.1% 하락한 4984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22.7% 하락한 651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롯데케미칼은 적자전환이라는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업계의 ‘어려운 때’는 한동안 더 이어질 전망입니다. 중국 발 공급과잉 영향이 여전히 이어지면섭니다.
물론, 가만히 있을 석유화학 업계가 아닙니다. 최근 몇 년간 업계는 이 같은 상황 타개를 위해 ‘투 트랙’ 전략에 적극 나서왔습니다. 범용석화 자산은 줄이고, 친환경·스페셜티 부문 투자와 자산은 늘리는 게 골잡니다.
예컨대, 롯데케미칼은 신사업 투자와 함께 ‘에셋 라이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통 석유화학 부문 자산 경량화가 골자입니다. LG화학 역시 3대 신성장동력 투자와 함께 일부 노후화 라인 등은 조정하고 있습니다.
각 기업뿐 아니라 민간 협회도 이 같은 변화에 발맞추고 있습니다. 최근 국내 석화기업을 대변 및 지원하는 한국화학산업협회는 이름을 바꿨습니다. 기존 한국석유화학협회에서 ‘석유’를 뺀 한국화학산업협회로 변경한 겁니다. 향후 스페셜티 등 비 전통석유화학 기업에 대한 지원 및 대변에도 나선단 기획입니다.
한국화학산협 관계자는 “최근 사업구조가 다변화하며 우리나라 산업 중심이 베이직 케미칼에서 스페셜티 케미칼로 이동하는 추세다. 석유화학이라는 이름을 고집할 필요가 적어졌다”고 부연했습니다.
다만, 민간의 노력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지속 나옵니다. 기업의 사업재편 시도에 따라붙는 규제와 셈법이 복잡해, 빠른 재편을 어렵게 만든단 겁니다.
정부도 이같은 목소리에 호응한 바 있습니다. 지난 4월 관련 TF를 설립하면서 국내 석화산업 대상 중장기 전략 및 종합지원대책을 내놓겠다고 한 겁니다. 지난 9월엔 기업활력법 내 과잉공급 업종 규정을 개선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약속과 일부 개선이 있었을 뿐, 종합대책은 아직입니다.
정부는 올해 안에는 종합대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입니다. 어떤 내용이 담길지, 국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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