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에서 '이준석 행태'가 느껴진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오는 12월 27일까지 윤석열 정부의 국정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시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예고 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이태원 유족 간 만남 등을 국민의힘 잔류 조건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정 기조 최종 결정권자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물론, 국정 기조와 관련한 의견은 제시할 수 있지만, 이준석 전 대표처럼 '이걸 안 들어주면 탈당해 신당을 차리겠다'는 식의 엄포는 선을 넘은 것이다. 국정 기조에 이견이 있으면 서로 소통하면서 조율해나가야지 공개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조건을 제시하고, 그 조건이 성취되지 않으면 당을 떠나겠다는 태도는 조직에서 받아들여질 수 없다.
24일 국민의힘에도 '이준석'이 있는 듯하다.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 소속 박소연·이젬마·임장미·최안나 등 외부에서 영입된 혁신위원 4명이 사퇴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사퇴 표명 이유는 지난 23일 혁신위 회의에서 당의 지도부와 중진,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에 대한 ‘희생’을 이번 주에 정식으로 의결해 최고위에 송부하자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라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희생’은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의미한다. 전체적으로 분위기 쇄신을 위해선 충분히 좋은 의견이다. 하지만, 대상자들로선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다. 자칫 자신들의 정치생명이 끝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당 전체로서도 따져봐야할 게 있다. 희생 대상자들이 기존 지역구를 떠나고 새로운 인물을 공천했을 때 그 지역구에서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자칫 기존 지역구를 뺏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려섞인 목소리에 혁신위는 “일단 한주 시간 더 주고, 다음 주 정식으로 의결해 최고위로 송부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좀 더 고민하고 조율하자는 의미로 읽힌다.
당초 혁신위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 의원들에 대한 불출마 또는 험지출마 카드를 꺼낸 것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관련 여론조사 결과도 혁신위를 뒷받침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혁신위가 자신들이 결정한 사항을 무조건적으로 밀어붙이는 식이라면 분열을 초래하는 건 물론, 혁신위 스스로 힘을 빼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혁신위는 언론에 보도된 혁신위원들이 사의 표명을 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국민의힘 공보실을 통해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고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혁신위원과 인요한 위원장이 오늘 오찬을 하면서 확인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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