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 위축에도 하이브리드로 난관 돌파…입지 회복 본격화
불매·코로나 악재 끝…‘고객만족’ 전략 이끈 이지홍 대표 ‘존재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데이터로 자동차시장 보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이지홍 혼다코리아 사장이 올해 판매 증가세를 앞세워 본격적인 입지 회복에 나선다. 이 사장은 지난 2019년 6월 부임 직후 예기치 못한 불매 운동과 코로나19 팬데믹 등 외부 악재에 줄곧 시달리며 경영 능력을 펼쳐보이지 못한 게 사실이다. 다만 올해는 새 고객접점 확보와 하이브리드 주력 모델을 앞세워 판매 정상궤도 진입을 노리고 있다. 다사다난했던 5년간 절치부심해 온 혼다코리아의 재도약 행보에 귀추가 쏠린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실적 데이터에 따르면 혼다코리아의 올해 1~5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간 대비 118.8% 증가한 1011대로 집계된다. 지난해보다 2배 빠른 판매 속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월 평균 판매량도 지난해 115대에서 올해는 200대 수준까지 올랐다. 이같은 흐름대로라면 올해 연간 판매량은 2000대를 가뿐히 넘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혼다코리아 입장에선 1~5월 실적 증가세를 올 한해로 지속해 나가는 게 중요해진 시점이다. 그간의 부진을 털고 사업지속성을 증명할 수 있는 모처럼만의 기회라서다. 지난해 처음으로 연 1500대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저 실적을 낸 바 있음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전사적으로 올 한해 판매 확대에 적극 나설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다행히도 혼다를 바라보는 시장 분위기는 호의적인 편으로 인식된다. 올해 1~5월 수입차 시장 판매규모가 15.1% 줄어든 8만8265대(테슬라 제외)에 그친 상황에서도 혼다만큼은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겪은 혼다코리아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2배 넘는 판매 확대를 이루고 있단 점은 고무적이란 평가다.
업계는 수입차 시장에 불었던 친환경 바람이 전기차를 넘어 하이브리드 차량으로까지 확산됨에 따라, 혼다가 관련 판매 특수를 누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수입 전기차(테슬라 제외)의 올 1~5월 판매량이 7652대로 3.6% 소폭 오르는 사이, 수입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44.7% 오른 4만8018대를 기록했다.
혼다도 올해 1~5월까지 561대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지난 한해 하이브리드 판매량 544대를 넘어서는 수치다. 지난해 완전변경 새 옷을 갈아입은 어코드 하이브리드와 CR-V 하이브리드의 되살아난 인기가 주효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334대를, CR-V 하이브리드가 227대를 책임졌다. 이중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한국자동차전문기자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하이브리드 세단’ 자리를 꿰차면서 우수한 상품성이 부각되고 있다.
최근 상승세에는 이지홍 혼다코리아 사장의 '고객중심' 경영전략도 한 몫했다는 평가다. 고객들과의 눈높이를 맞춰냄으로서 충성 고객 이탈 및 브랜드 이미지 저하를 막고 있단 것이다. 이 사장이 일본 불매와 코로나에 따른 물량 부족 등 5년 간 어려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고객만족 프로그램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다.
대표적으로 이 사장은 부임 후 혼다 고객만족 평가단 운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로 4기째 활동을 지원 중이며, 고객 불편 사항을 회사 경영에 적극 반영해 서비스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들어선 고객과의 소통 접점 확대를 위한 혼다 모빌리티 카페 '더 고'의 문을 열었다. 경기 분당에 소재한 해당 거점에선 프로골퍼 강연을 비롯해 매월 다양한 문화 이벤트가 마련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혼다코리아가 지난해 도입한 온라인 판매 시스템의 안착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혼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정찰제 판매의 긍정적 고객 반응과 구매 편의 향상 효과 등이 입소문을 타고 있단 것이다. 자동차 시장 내 온라인 판매가 보다 활성화되면 선제 도입을 이룬 혼다코리아에 더 큰 호재가 될 전망된다.
한편 혼다코리아의 회복세는 토요타와 렉서스가 주가 된 일본차 시장의 다양성 확대는 물론, 점유율 증가에 따른 입지 강화에도 기여하는 모습이다. 올해 1~5월 수입차 시장(테슬라 제외) 내 일본 브랜드 판매 비중은 11.6%로, 지난해 같은기간 8.4% 대비 3.2%포인트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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