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한화오션 vs ‘파트너십’ HD현대…해외시장 선점 ‘2사 2색’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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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한화오션 vs ‘파트너십’ HD현대…해외시장 선점 ‘2사 2색’ 전략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6.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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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미국 필리 조선소 이어 오스탈 인수 추진
HD현대, 필리핀 등 ‘환태평양 벨트’ 파트너십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18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필리핀 초계함 1번함 미겔 말바르함 진수식이 진행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지난 18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필리핀 초계함 1번함 미겔 말바르함 진수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이 미국 필리 조선소에 이어 호주 오스탈까지, 방산기업 인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비해 HD현대중공업은 ‘파트너십’에 주목해 시장 확대를 꾀하는 모습이다. 해외시장을 놓고 벌이는 양사의 서로 다른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인다.

 

한화, 美 필리 조선소 인수 후 오스탈까지…HD현대重 ‘환태평양’ 파트너십 주목


29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최근 한화시스템과 함께 미국 필리(Philly) 조선소 지분 100%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1억 달러(약 1380억 원)다.

이번 인수로 한화는 그간 존스법(Jones Act) 영향으로 가로막혀 있던 미국 함정 부문 신조 및 MRO(유지·보수·정비) 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존스법은 미국 내에서 건조되거나 상당 부분 개조된 선박에 대해서만 관내 운항을 허용하는 법으로, 미국은 함정 부문에서도 이를 적용하고 있다.

필리 조선소에 이어 한화오션은 호주 오스탈 인수 역시 계속 추진한단 계획이다. 오스탈은 미국, 호주 등에 신조 조선소를, 필리핀 등에 MRO 인프라를 확보한 호주 방산사다.

한화오션이 M&A를 통해 해외 함정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면, HD현대중공업은 거점별 ‘파트너십’ 확대에 방점을 두는 모습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2년 11월 필리핀 수빅(Subic) 조선소 일부를 임대해 군수지원센터(LSSC) 문을 연 이래, 필리핀 인도 함정 일부의 MRO를 현지에서 수행하고 있다. 최근엔 MRO 확대 및 해상풍력 하부 구조물 제작을 위해 수빅 조선소의 부지 및 설비를 추가 임대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엔 페루 국영 시마(SIMA) 조선소와 손잡고 공동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대상은 함정 4척으로, HD현대중공업이 설계, 기자재, 기술을 지원하면 시마 조선소가 최종 건조하는 방식이다. ‘전략적 파트너’ 지위도 확보해 향후 15년간 페루 해군의 함정 발주 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나아가 HD현대중공업은 ‘파트너십’을 동아시아(필리핀), 남미(페루)를 넘어 호주, 중동 등으로 확대해 ‘환태평양 벨트’를 꾸린다는 기획이다.

 

비용 부담·유동적 전략 ‘난제’…일각선 “시장에 다양한 전략 존재 긍정적” 목소리


업계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의 전략이 서로 다른 만큼, 어떤 전략이 시장 확대에 더 유효할지를 두고 주목하는 모습이다.

M&A를 통해서는 해당 조선소의 기존 현지 시장 점유율 및 인프라를 확보할 수 있지만, 비용부담은 숙제로 남는다.

최근 한화오션 등이 인수한 필리 조선소의 경우 지난 2018년부터 6년간 적자를 기록, 부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적인 투자가 불가피한 셈이다.

파트너십을 맺는 방식을 선택하면 M&A 전략보다 비용 부담은 경감되지만, 구속력이 떨어질 수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필리 조선소와 미국 정부가 발주하는 함정과 관공선의 신조 및 MRO 사업에서 협력하는 것을 골자로 업무협약(MOU)을 맺은 바 있다. 업계에선 최근 한화오션의 필리 조선소 인수로 MOU 연장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쟁사인 만큼 HD현대중공업과 필리 간 기존 MOU가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거란 얘기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필리 조선소 등과 MOU 유지 관련) 논의한 것이 없다”고 언급했다.

한편으론, 다양한 전략이 맞부딪치는 상황 자체는 양사 모두에 장기적으로 ‘호재’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우리나라 조선업계가 진출 기회를 얻고 있는 미국 등 MRO 시장은 기업입장에서도, 국가 동맹 입장에서도 중요한 시장”이라며 “모든 회사의 전략이 같다면, 모두 성공할 수도 있지만, 아닐수도 있다. 전략이 달라서 더 좋은 방식을 찾아낼 수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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