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대권
행보를 위해 국민의힘 합당 문제 관련
어떻게 풀어야 마지막 묘수일지 ‘주목’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치라이뷰팀)
정치는 살아있는 생명이라고 한다. 어떻게 움직일지 모른다. 꿈틀대는 그 광경 위에서 정치를 본다. 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을 담은 ‘정치라이-뷰(Li-view)’는 취재를 녹인 분석들의 조합, 브레인스토밍에 초점을 맞췄다. 닉네임 정치도사, 정치생각, 정치논리, 정치온도가 참여했다. 라이-뷰는 살아있는 정치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편집자주>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은 ‘이준석 국민의힘’과 합당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국민의당 협상 실무진에는 권은희 원내대표, 김윤 서울시당 위원장, 김근태 부대변인, 국민의힘은 성일종 의원, 오신환·이재영 전 의원이 나섰습니다.
안 대표는 합당과 관련해 3원칙을 제시했습니다. 나라 살기기 야권 통합을 위해 낮은 자세로 상호 존중, 당대(對) 당 통합, 당헌과 정강 정책에서의 중도실용 정립을 강조했습니다. 당명 변경, 당헌 당규 개정 등이 쟁점인 가운데 흡수 합당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은 당명부터 어림없다는 중입니다. 당대 당 통합보다, 입당하라는 의미의 흡수 합당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초장부터 합당이 순탄치 못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안철수 대표는 국민의힘과 합당을 하게 될까요. 대권 행보로 비춰 어떤 선택을 해야 옳을까요. ‘정치라이뷰’ 주제입니다.
1. 전제조건
다 떠나, 이점부터 강조하고 싶습니다. 무엇을 선택하든 초심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영혼을 팔지 않겠다.’
안철수 대표의 정치 시간은 이 말로 상징됩니다. 정직과 공정, 언행일치 노력이 새정치임을 역설해온 그는 ‘과정이 좋아야 결과도 좋다’가 맞음을 증명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새정치의 시작이며, 정권교체로 가는 심지가 돼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증명하기엔 신기루 같고, 현실 정치는 험로뿐이었습니다. 2012년 9월 19일 대선 출마부터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그리고 3지대에 이르기까지 쉬운 길이 없었습니다. 장애물이 없으면 진흙탕이, 진흙탕이 없으면 늪지대가, 늪지대가 없으면 벼랑이 없지 않은 곳이 없었습니다.
송두리째 영혼이 상처를 입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단적으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때가 그랬습니다. 장미 대선 당시 5자 구도에서 1위를 달릴 때가 있었건만, 음해성 댓글 조작의 유탄을 맞고 추락해갔습니다. 가장 많이 피해를 본 당사자일 수도 있습니다. 같은 당 권은희 원내대표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댓글 조작 242만 6486건 중 안 대표에 대한 부정댓글 조작 건수는 전체의 92.4%나 되는 224만 3128건에 달했습니다.
민주주의는 여론이 지배적입니다. 왜 민주주의를 중요히 여기면서 정작 관리와 검증의 엄격성, 제도적 개선은 그에 미치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까요. 여론을 호도하면 민주주의는 왜곡돼 결과마저 훼손되는데도 말입니다. 만약 불법 여론 감시 시스템이 철저히 대비됐다면 어땠을까요. 아쉬운 생각입니다.
안 대표는 그때를 떠올리며 많은 고민이 들었다고 한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한 말 “영혼은 못 팔겠더라”였습니다.
지난해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입니다. 피해당한 만큼 불법에 맞서 불법으로 갚아주고 싶은 생각이 왜 없었겠습니까. 백신도 만들어낸 컴퓨터 전문가로서 드루킹보다 더 잘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다는 얘기였습니다.
2. 긴 호흡
마찬가지로 합당 문제도 그런 자세를 견지했으면 좋겠습니다.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도 중요하지만, 과정 또한 불합리함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어렵다면 차라리 초연함을 갖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다 비우고 장기적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를 해도 좋다는 생각입니다.
한 예로, ‘청년학교 교장 안철수’는 어떻습니까.
정치, 길게 보자는 것입니다. 처음 정치하게 된 이유는 청년들에게 좋은 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팍팍한 삶은 혐오의 시대마저 불러왔습니다. 인간이 좀비, 벌레로 지칭되는 게 예삿일이 돼버렸습니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 해결은 물론이고 인간성 회복이 필요한 때입니다.
국민의당 차원에서 청년정치학교를 운영했겠지만, 지속화에 힘써 더욱 집중하면 어떻겠느냐입니다. 훗날 그것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바른정당계 출신 의원들이 청년정치학교를 몇 기수 이끌어오면서 조직과 세력이 불어난 것을 봐도 가늠될 것입니다.
3. 마지막 묘수
앞에서는 원칙론적인 관점에서 말해보았습니다. 다음은 ‘대선주자 안철수’를 위한 마지막 묘수는 무엇일까에 입각해 보겠습니다.
‘安 유효기간은 7월?’
사실상 이럴 수 있습니다. 빨리 합당하는 것이 대권 행보 측면에서 보면 탁월한 묘수가 될 수 있다는 시각입니다. 물론 안 대표로서야 우여곡절을 겪으며 기성 정치판에 호되게 당한 측면이 많아 피해의식 또한 적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국민의힘과의 합당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보입니다. 4·7 재보선 때도 합당으로 승부를 보지 못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는 판단입니다. 지금도 그 같은 심정으로 합당을 눈앞에 두고 망설이는 것은 아닐까요.
돌아보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시작된 ‘안철수 현상’은 3석 국민의당에 이르기까지 장장 십 년 가까이 정치권에 영향을 끼쳐왔습니다. 때로는 광풍을 몰아 판을 바꿔왔고, 현재도 중도표심을 견인하며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를 쥐어왔습니다.
힘이 있을 때, 승부를 내야 합니다. 너무 늦으면 안 됩니다. 국민의힘 대선 레이스가 8월에는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7월 안에는 합당을 해야 합니다. 안에 들어가 ‘재보선 공(功)은 안철수 희생에 있다’고 믿는 김무성 전 대표, 주호영 전 원내대표 등을 만나 소신 정치를 역설하고, 우군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박주선·주승용 전 국회부의장 등도 국민의힘 안으로 모셔와 함께해야 합니다. 2016년 총선 당시 이들은 36석이라는 돌풍을 함께 만들었던 주역들입니다. 동고동락했던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들과 함께 둥지를 튼다면 중도를 넘어 호남 확장에도 유리해질 거로 생각됩니다.
결국, 7월에 입당해 입지를 다지는 것이 ‘안철수 대권 행보’를 위한 절호의 묘수가 아닐까요. 불쏘시개 우려도 있지만, YS(김영삼)처럼 합당해 호랑이(대권)를 잡은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지 않냐는 것입니다.
4. 국민통합당?
하지만 말입니다. 합당이 잘 안되면 어떻게 될까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동훈 대변인을 통해 민심을 경청하며 태산처럼 신중히 행동할 거라고 했지만, 7월 입당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습니다. 최재형 감사원장도 대권에 나선다면 국민의힘 안으로 들어올 거라는 관측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만 ‘마이웨이 행보’를 한다면 타격이 클 것입니다. 통합 불발에 대한 책임도 제기되고 말 것입니다.
안 대표뿐이겠습니까. 합당이 표류 되면, 국민의힘도 ‘힘’을 잃고 말 것입니다. ‘성과’에 목마른 이준석 대표 리더십에도 치명타가 되고 말 겁니다. 치열했던 전당대회 기간 나경원 전 원내대표 등 중진 후보들이 걱정했던 것이 안 대표와의 ‘통합 문제’였습니다. 기우가 ‘역시’가 된다면 야권 분열의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어떻든 진정성 있는 화학적 결합이 돼야 할 것입니다. 한쪽에만 일방적으로 등가교환을 요구하는 것도, 강요당해서도 안 됩니다. 뜨겁게는 당명 문제가 논란인 줄 압니다. 조금씩 양보해 ‘국민통합당’은 어떻습니까.
이런 라이-뷰 어떤가요? 독자 여러분의 또 다른 분석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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