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당 지도부, 대표 사퇴·선거 패배 책임·선거 출마 맞물려 사퇴 多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국민의힘이 최고위원을 다시 뽑기 위해 오는 6월 9일 보궐 선거를 진행한다. 3·8 전당대회가 끝난 지 3개월 만이다.
선출직 최고위원이었던 태영호 의원이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JMS 민주당’이란 단어를 게시한 것, 제주 4·3 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고 말한 것, 총선 공천 관련 녹취록 파문 등으로 여러 논란을 빚어 지난 10일 사퇴했기 때문이다. 태 의원은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의해 당원권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았다.
하마평에 올랐던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지난 30일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최고위원회의라고 하는 게 정말로 최고 의사결정기구에 걸맞느냐. 혹시 들러리냐, 실제로 중요한 핵심 의제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당내 5인회를 거론하기도 했다. 당 최고위원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 가능한 부분이다.
실제 보궐선거 본경선은 기존에 출마 후보자로 거론되던 현역 의원들이 출마하지 않은 가운데 김가람 청년대변인, 이종배 서울시의원, 천강정 전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 등 원외 인사들의 경쟁으로 치러진다.
<시사오늘>은 국민의힘 계열 정당에서 과거 대표최고위원 외에 자진사퇴한 최고위원 사례를 살펴봤다.
한나라당
2002년 5월 10일 한나라당 4차 전당대회에서 총재 제도 대신 ‘집단지도 체제’가 선택됐다. 전국 대의원 투표를 통해 1~6위와 여성 몫 최고위원 1인까지 총 7명의 최고위원이 선출됐다. 이 시기에 최고위원 사퇴는 없었다. 2003년 6월, 2004년 3월 치러진 5차·6차 전당대회에선 ‘단일지도체제’ 운영으로 변했기에 최고위원을 선출하지 않았다.
2006년 6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대선을 1년 6개월여 앞두고 대표직에서 물러날 때 원희룡·이규택·이강두가 최고위원에서 사퇴했다. 18대 총선에서 원희룡은 양천구갑에서 3선에 성공했고, 이강두·이규택은 공천에서 탈락했다. 특히 이규택은 친박연대 후보로 경기 이천·여주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2006년 7월 치러진 8차 전당대회에선 이재오·강창희·전여옥·정형근 최고위원이 선출됐는데 그중 3명이 사퇴한다. 강창희와 전여옥이 2007년 4·25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공석이 된 선출직 최고위원 두 자리에는 같은 해 10월 김학원과 전재희가 전당대회 수임 기구인 전국위원회를 통해 만장일치로 뽑혔다. 당시 김무성이 출마를 시사했으나 박근혜의 권유로 불출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07년 8월 권영세의 사퇴로 빈 지명직 최고위원 자리에 11월 최고위 의결을 통해 김무성이 지명됐다.
18대 대선을 한달여 앞둔 2007년 11월에는 이재오가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 그 자리엔 2007년 12월 입당한 정몽준이 2008년 1월 전국위원회의 최고위 보궐선거에 단독출마해 합의 추대 형식으로 선임됐다. 18대 총선에서 이재오·강창희는 낙선, 전여옥은 영등포갑에서 재선, 권영세는 영등포을에서 3선 한다.
2008년 7월 박희태 지도부가 들어선다. 박희태는 2009년 9월, 경남 양산 국회의원 재보선 출마를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고, 정몽준이 그 자리를 승계한다. 같은 해 6월 지방선거 패배 책임으로 당지도부 전원이 사퇴하며 지도부가 바뀐다. 임기 사이에 2010년 5월 16일 최고위원직을 수행하던 공성진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징역 2년·추징금 2억여 원이 구형되는 일이 있었다.
2011년 7월 들어선 홍준표 지도부는 5개월 만에 최고위원이 줄줄이 사퇴하며 위기를 겪었다. 이 기간에 안철수 신드롬 부상,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오세훈의 서울시장직 사퇴,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선관위 홈페이지 디도스 공격 파문 등으로 지도부에 사퇴 및 재창당 요구가 빗발쳤다.
유승민과 남경필, 원희룡이 최고위원직을 동반 사퇴한 지 이틀 만에 홍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뒤이어 나경원 당시 최고위원까지 물러나며 한나라당은 비대위로 전환했다. 19대 총선에서 유승민 3선, 남경필 5선에 성공했지만, 홍준표는 낙선한다. 원희룡과 나경원은 출마하지 않는데, 나경원은 후에 2014년 재보궐에서 당선돼 19대 국회에 입성한다.
새누리당
황우여 초대 지도부는 임기를 마치지만, 2014년 7월 들어선 김무성 지도부는 20대 총선 패배 책임으로 지도부가 전원 사퇴한다. 최고위원 중 서청원, 이정현은 각각 6선·8선·3선에 성공하나 이인제·김을동·안대희는 낙선, 김태호는 불출마한다.
2016년 8월엔 이정현이 새누리당 대표로 취임하는데, 4개월 뒤 대통령 탄핵 사태로 비대위로 전환된다. 이때 최고위원에 당선됐던 조원진·이장우는 21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강석호는 미래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돼 불출마한다.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홍준표가 2017년 7월 초대 대표를 맡았다. 홍준표가 7대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 전에, 이철우·이재만이 2017년 12월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한다. 이철우는 경북도지사에 당선됐으나, 이재만은 경선에서 탈락한다. 얼마 안 가 홍준표와 갈등을 빚었던 류여해가 자유한국당 윤리위에 의해 제명돼 최고위원 자격을 박탈당한다.
2019년 2월 들어선 황교안 지도부는 2020년 2월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이 합당해 미래통합당을 창당하고 2020년 5월까지 유지된다. 그사이에 공천 배제로 탈당 선언 후 사임한 김순례 외의 선출직 최고위원은 직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2021년 선출된 국민의힘 초대 지도부는 대표에 이준석, 최고위원에 조수진·배현진·김재원·정미경·김용태가 선출됐다. 지난해 7월 국민의힘 윤리위가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품위유지 위반으로 이준석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결정했다.
같은해 7월 말, 배현진·조수진·윤영석 최고위원 사퇴에 이어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맡았던 권성동까지 직무대행 사퇴 의사를 밝히며 비대위로 전환하게 됐다. 다른 여러 논란 가운데 국민의힘이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 궐위 시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할 수 있도록 당헌을 개정해 당은 비대위로 전환되고, 차기 전당대회를 꾸렸다. 이로써 2022년 3월 김기현 지도부가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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