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포드·링컨 전시장…사업 재편에 속타는 고객들 [까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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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닫는 포드·링컨 전시장…사업 재편에 속타는 고객들 [까칠뉴스]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4.19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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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파크모터스, 포드 철수설 종식에도 전시장 폐점 가속화
평생 엔진오일 무료교환권 사용 어려워…원주센터 유일
고객 신뢰회복 위해선 책임감있는 사업 재편 뒷받침돼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포드 마포전시장(더파크모터스)이 입점했던 건물 앞엔 고객전용 주차 팻말만 덩그러니 남았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최근 수입차 업계에서 포드링컨코리아(이하 포드코리아)의 철수설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지금까지 상황을 봐선 브랜드 공식 철수가 아닌, 한국지사 격인 포드코리아만 없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규모가 큰 선인자동차와 프리미어모터스 등의 딜러사들이 포드코리아가 해왔던 수입 및 판매 등의 운영 업무 전반을 도맡아 수행하며 포드링컨 브랜드의 국내 사업을 지속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려를 표했던 시장이나 고객들 입장에선 안도의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는데요. 3년 전 한국닛산의 철수 사례에서 봤듯, 수입차 브랜드가 한국 철수를 결정하면 구조조정에 따른 직원들의 실직 문제부터 시작해 기존 차주들의 서비스 불편 가중 등 수많은 문제가 불거집니다. 때문에 미우나 고우나, 잘 있어만 줘도 다행이란 얘기가 심심찮게 들립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포드코리아의 주요 딜러사 중 하나인 더파크모터스(대표이사 박용환)의 행보만 보고 있자면, 고객들의 불안은 쉽사리 가라앉을 것 같지 않습니다. 가장 빠르게 고객 거점 정리 작업을 벌이고 있어선데요. 마치 철수설에 부채질을 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입니다.

더파크모터스는 2021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전국에 11개 포드링컨 전시장과 5개 서비스센터를 갖추며 소위 잘나가는 딜러사 중 하나였습니다. 2020년 연간 매출액만 1189억 원에 달했고, 27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구요. 나름 안정된 사업을 바탕으로 사회공헌활동에도 적극 나섰습니다. 그 결과 포드 본사가 전세계 6개 딜러사를 시상하는 자리에서 상까지 받을 정도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하지만 영광스러웠던 역사는 찰나였던 것 같네요. 더파크모터스는 빠르게 쇠퇴를 맞이합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더파크모터스의 고객 접점은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시장 6곳, 서비스센터 2곳 만이 남았습니다. 3년도 채 안되는 시간에 반토막난 건데요. 올해 4월까진 추가로 3개 전시장과 1개 서비스센터의 문을 닫았습니다. 지난 3월 의정부(센터 포함)와 세종전시장이 없어졌고, 4월에는 마포전시장이 방을 뺀 것으로 확인됩니다.

포드링컨 마포전시장이 이달 문을 닫았다. 현재는 공실이 된 전시장 자리의 모습.
포드링컨 마포전시장이 이달 문을 닫았다. 현재는 공실이 된 전시장 자리의 모습.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이제 남은 전시장이라곤 본점 격인 원주전시장을 비롯해 남양주, 동탄전시장 등 3곳 뿐이네요. 이마저도 동탄 전시장이 상반기 중 문 닫을 것으로 전해지네요. 서비스센터는 원주 1곳만이 남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더파크모터스는 2개 전시장, 1개 서비스센터만 남는 초라한 상황 마주하겠네요.

더파크모터스의 사업 축소 결정을 마냥 나무랄 순 없겠습니다. 포드의 판매 부진이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급격히 심화됐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잘못은 분명 있어 보입니다. 고객을 나몰라라하는 무책임한 사업 정리가 그 문제입니다.

대표적으로 고객들은 더파크모터스에서 신차 판매 시 내건 평생 엔진오일 무료교환권 혜택을 누리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서비스센터가 원주 빼고 모두 문 닫아서입니다. 엔진오일 한 번 무료로 갈려면 강원도 원주 서비스센터까지 찾아가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 것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생겼는데요.

포드링컨 동호회 카페에선 이를 두고 "엔진오일 교환하러 강원도 여행가야 할 판"이라는 자조섞인 농담까지 나옵니다. 한 고객은 "엔진오일세트를 요청하는 고객에겐 착불로라도 보내줘 최소한 양심은 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젠 이것마저 해줄 수 없다고 하니 '못된 회사, 상종 못할 회사'로 밖에 안보인다"고 일갈하기까지 했습니다.

포드와 더파크모터스의 딜러십 계약은 오는 6월 30일 만료됩니다. 재계약 예정으로 알려지는데, 강원 지역 딜러사 역할에 국한될 것으로 보입니다.

포드코리아의 철수설은 종식되는 듯 싶지만, 더파크모터스와 같은 부정적 사례가 더 나온다면 앞으로 고객 신뢰 회복을 이룰 수 있을진 장담하기 어려워보입니다. 사실 고객에게 있어 포드코리아가 빠지든 남든, 딜러사 합작법인(선인자동차와 프리미어모터스)이 운영 주도에 나서든 말든 하는 문제는 중요치 않습니다. 당장 고객에 주어진 혜택과 서비스 편의성이 유지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포드코리아 측은 전시장 및 서비스센터가 줄어드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회사가 전한 입장으로 이번 까칠뉴스를 마무리하겠습니다. 

"포드는 앞으로도 한국시장에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고객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담당업무 : 산업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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