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올 하반기 ‘다음 단계’ 전고체 샘플 공급”
LG엔솔 “라인 전환, 가동률↑…내년 LFP 롱셀 생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국내 배터리업계가 2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역시 녹록지 않을 거란 게 업계 판단이다. 다만, 중장기 시장 성장 가능성은 여전히 뚜렷한 만큼, 배터리사들은 생산능력 투자 조정에 나서면서도 중저가 및 차세대 배터리 수요 대응은 계속해 나간단 계획이다.
LG엔솔·삼성SDI, 2분기 실적 하락…전방 수요 회복, 올 하반기에도 기대 대비 더딜 듯
30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배터리사의 2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삼성SDI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37.8% 준 280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3.8% 감소한 4조4501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은 영업이익 4059억 원, 매출 12조2997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4.3%, 14.2% 빠진 수치다.
실적 부진 배경으로는 전기차 등 전방시장 수요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업계는 올 하반기에도 시장은 당초 기대보단 천천히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5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률이 전년 대비 ‘20% 중반’에서 ‘20% 초반’으로 조정됐다고 전했다. 또, 주요 원재료인 수산화리튬 가격 약세가 계속되면서 배터리 판가도 낮은 수준으로 머물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수산화리튬 가격은 킬로그램당 14달러 이하로, 시장 기대(20달러 수준) 대비 6달러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줄어들 것으로 봤다. 삼성SDI 역시 하반기 당초 예상보다 수요가 낮을 것으로 판단하면서 회복 시점도 늦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름 46mm 배터리·ESS솔루션·LFP 투자 ‘박차’…증설 계획은 LG엔솔 ‘조정’·삼성SDI ‘고수’
양사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중저가 포트폴리오 확대 △고부가가치 제품 투자 지속 △ESS향(向) 공급 확대 등에 나선단 계획이다.
삼성SDI는 원통형 46파이 배터리를 전기차에 앞서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먼저 적용한다. 마이크로 모빌리티향 공급 46파이 배터리는 내년 초부터 양산한다. 삼성SDI 관계자는 “주요 완성차와도 프로젝트 논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전고체 전지 투자도 이어간다. 삼성SDI는 지난 2분기 기존 고객 외 글로벌 완성차에까지 샘플을 공급하면서 샘플 공급사를 5개로 늘렸다. 올해 하반기엔 크기와 용량을 확대한 다음 단계 샘플을 고객사에 납품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되는 △일체형 ESS(에너지저장장치) 제품 SBB(삼성 배터리 박스) △UPS(무정전 전원) 배터리 등 전기차 외 제품군에도 투자를 이어간다. 삼성SDI는 측은 “데이터센터향 대규모 프로젝트 역량을 갖춘 전력사와 긴밀히 협력 중”이라며 “내년과 내후년 물량까지 상당 부분 확보됐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4680 배터리를 올해 하반기 오창 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한단 계획이다. 건식전극 공정은 오창에 파일럿라인을 구축해 오는 2028년엔 양산라인에 적용할 수 있게끔 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남경에서 생산을 시작한 ESS향 LFP 제품은 북미 및 유럽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 물량을 확대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실적발표 컨콜에서 “현재 중국을 제외하고 올해 ESS향 LFP 제품 공급이 가능한 업체는 우리뿐”이라며 “ESS 시장 내 LFP 수요 증가에 대비해 오는 2025년 상반기 LFP 롱셀 양산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생산능력 투자 부문 대응은 서로 다른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신규 캐파 확장 속도를 조절하고, 필요 시엔 증설 규모 축소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에서만 △얼티엄셀즈 3공장(미시간 주) △넥스트스타에너지 캐나다 공장 △L-H 배터리 컴퍼니 오하이오 공장 △현대차 합작 조지아 공장 △애리조나 단독 공장 등에 투자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5일 컨콜에서 “기존 공장들의 유휴라인을 타 어플리케이션 및 신규 제품향으로 전환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기존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 높일 예정”이라며 “(신규 투자는) 우선순위를 두고 빨리 판단해서 조정이 필요한 부분은 즉시 조정하고, 증설 규모와 램프업 속도를 조절하며 이를 통해 과잉 투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SDI는 현지 투자를 비교적 보수적으로 집행해온 만큼, 투자 계획을 계속 이어간다. 삼성SDI는 △현재 헝가리 괴드 3공장 △스타플러스에너지 인디애나 1, 2공장 △GM 합작 인디애나 공장 등에 투자 중이다.
삼성SDI는 30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미 확보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와 전고체 전지 및 46파이 등 중장기 성장을 위한 필수적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며 “상반기 기준 이미 전년 대비 2배 이상 투자를 집행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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