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P 양극재 등 포트폴리오 확대엔 ‘박차’…음극재 등 신사업 움직임도
수요 바뀌고 EV 캐즘 장기화 탓…업계 “상황 어려워도 투자 이행하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양극재사가 전기차 수요둔화로 성적이 부진한 틈을 ‘선택과 집중’으로 메꾸는 모습이다. 투자 속도는 늦추고 LFP 양극재, 나트륨이온배터리(이하 소듐이온배터리) 양극재, 음극재 등 신사업에는 속도를 내는 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터리 양극재 업계는 기존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 향 양극재 생산 시설 투자계획을 잇달아 조정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최근 공시를 통해 대구 소재 구지3공장 증설 투자금액을 기존 6500억 원에서 5882억원 수준으로 감액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2년 8월 관련 공시에 따르면, 해당 공장은 하이니켈 NCMA 90% 제품 등 생산 라인으로 꾸려진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중장기 투자 계획 축소를 시사하고 나섰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등 고객사의 현지화 수요 대응을 위한 투자는 지속한다면서도, 중장기 캐파 계획은 하향 조정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신사업 투자에는 박차를 가해 눈길을 끈다.
엘앤에프는 지난 4월 미국 배터리사인 ONE과 공급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오는 2027년부터 LFP 양극재를 공급하는 게 골자다. 엘앤에프는 최근 LFP 및 LFMP 양극재 생산 파일럿 라인을 완공하고 운영에 돌입한 바 있다.
신사업에도 나선다. 엘앤에프는 지난해 일본 미쯔비시케미컬과 손잡고 음극재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구국가산단 내 생산능력 약 2만2000톤 수준의 음극재 생산 공장 1기를 신설하는 게 골자다.
업계는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 시기 및 규모는 조정될 수 있지만, 방향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엘앤에프는 신사업 투자를 위해 2500억 원 규모 영구 전환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포트폴리오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소듐이온배터리는 LFP에 준하는 수준으로 에너지 밀도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현재 충북 오창 사업장에 구축한 파일럿 라인을 중심으로 기술고도화에도 집중 중이다.
업계가 그간의 공격적인 증설에서 '선택과 집중'으로 전략을 변경한 배경으로는 기존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 중심 시장의 변화가 꼽힌다.
최근 완성차 기업은 중저가 제품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면서 LFP 배터리, 미드니켈 배터리 등 저가 배터리 채용을 늘리고 있다. 그간의 하이니켈 삼원계 배터리를 중심 포트폴리오로는 시장 수요 대응이 어려워진 셈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영향도 본격화하고 있다. 그간 국내 배터리사와 파트너십을 맺어온 포드, 현대차 등 완성차들은 전동화 속도 조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양사의 실적 역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에코프로비엠은 영업이익 기준 전년 동기 대비 96.6% 감소한 약 39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엘앤에프는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업계는 전방산업 침체와 숨고르기에 발맞춰 선택과 집중 전략을 지속, 부진에 맞선단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계획을 그대로 이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계속 이행하려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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