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소 열고 전지소재 투자도 ‘계획대로’…청사진 ‘착착’
경영권 분쟁 파고 ‘과제’…고려아연 측 “흔들림 없이 이행 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고려아연이 견조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야심차게 선보인 미래 투자 전략 ‘트로이카 드라이브’ 역시 순항하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촉발된 경영권 분쟁 이슈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자칫 사업 역량이 분산돼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단 이유에서다.
25일 고려아연 IR자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지난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72.6% 상승한 2690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연결 기준 전년 동기 2.5%P 늘어난 8.8%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이어갔다.
재무상황 역시 견조한 상황을 이어가고 있다. 고려아연의 지난 2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36.5%다. 시장은 기업의 부채비율이 100%보다 낮으면 재무상황이 건전한 것으로 본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로부터 높은 등급을 받고 있고, 그간 부채비율도 20%대를 유지해 왔다”며 “최근 부채비율이 오르긴 했지만, 6년 내 다시 20%대로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미래 먹거리 확보 사업도 순항 중이다. 최윤범 회장은 회장 선임 직후인 지난 2021년 12월 신년사에서 일명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기존 제련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분야로 △이차 전지 소재 △자원순환 사업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등을 꼽은 게 골자다.
선언 이후 고려아연은 세부 계획도 구체화했다.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부문은 호주 자회사를 통해 △전지소재 분야는 케이젬(KZAM), 켐코(KEMCO), 한국전구체 등 3개 자회사 및 합작사를 통해 △자원순환은 인수 회사인 이그니오 홀딩스, 캐터맨 등을 통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관련 생산시설도 속속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고려아연 호주 자회사가 지분을 보유한 호주 현지 맥킨타이어 풍력 발전소가 1차 가동을 시작했다. 온산제련소 내 수소지게차 실증 역시 수소충전소를 준공하는 등 속도가 붙고 있다. 오는 2026년에는 울산 올인원 니켈제련소가 문을 연다.
고려아연은 제련 본업이 ‘캐시카우’ 역할을 충실히 하는 만큼, 트로이카 투자 이행에 흔들림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제련업의 견조한 수익성이 투자를 뒷받침하고 있는 만큼, 계획을 차질없이 이뤄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순항이 앞으로도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경영권 분쟁이 변수로 떠오르면서다. 현재 고려아연은 대주주인 영풍 측과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다투고 있다. 1라운드로 꼽히는 양측의 공개매수 경쟁은 지난 23일 마무리됐지만, 법정다툼은 이제 고개를 들었다.
앞서 영풍은 고려아연의 현대차 자회사 HMG에 대한 유상증자 무효 가능성을 두고 소를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HMG와 사업협력과 함께 해당 거래에 나섰던 바 있다. 반대로, 고려아연은 영풍 측의 공개매수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영풍 측의 ‘사기적 부정거래·시세조종’ 혐의에 대해 금감원에 진정을 넣은 상황이다.
최 회장이 지난 3월 대표이사직을 사퇴한 것 역시 경영권 분쟁에 따른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최 회장은 고려아연 사내이사 겸 회장으로만 남아있다.
고려아연은 관련 대응에 나서면서도 그간의 사업 청사진은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포부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인수할 시 부작용이 예견되기 때문에 대응을 미룰 순 없다. 총력 대응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제련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트로이카 드라이브 등은 계속 추진할 것이다. 임직원들도 마음 모아 흔들리지 않고 계획을 이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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