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필담] 힘 받는 오세훈 차출론…“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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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필담] 힘 받는 오세훈 차출론…“선택 아닌 필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0.12.25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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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흥행 위해 ‘스타 정치인’ 나서야…‘안철수-오세훈 모델’ 기대감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시선이 쏠린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국민의힘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 시선이 쏠린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는 보수에게 ‘단비’나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봐도 유리한 구도에서 펼쳐지는 선거임에도 보수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던 것은, 서울시장이라는 자리에 어울릴 만한 중량감 있는 ‘인물’의 부재가 원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이름값 면에서는 최정상급인 안 대표의 등장은 ‘인물난’이라는 평가를 한순간에 잠재웠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안 대표의 등장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장을 던진 국민의힘 후보들 중, 안 대표의 이름값을 넘어설 수 있는 후보가 아무도 없는 까닭입니다. 현 상황에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제1야당’이 후보를 배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감지됩니다.

게다가 안 대표 ‘원톱’ 체제로 경선이 치러진다면, 경선 흥행을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걱정거리입니다. 만약 더불어민주당에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을 내세워 판을 키우면 국민의 시선은 민주당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고, ‘심심한’ 경선을 통과한 보수 후보의 경쟁력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입니다.

자연히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게로 시선이 쏠립니다. 현재 국민의힘 내에서 안 대표와 맞설 수 있을 만한 중량감을 가진 인물은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 전 시장 정도입니다. 이 가운데 유 전 의원은 차기 대선을 ‘마지막 정치 도전’이라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고, 현역 제주도지사인 원 지사의 서울시장 도전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당내에서 오 전 시장을 불러내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오 전 시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유명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진행자 출신에 재선 서울시장을 지냈고, 유력 대권후보로 꼽히는 ‘스타 정치인’ 오 전 시장이 나서야 안 대표와 경쟁이 된다는 판단입니다.

또한 나경원 전 원내대표까지 가세할 경우, 안 대표와 오 전 시장, 나 전 원내대표라는 ‘스타 정치인’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임으로써 국민의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민주당과 각을 세우며 탈당을 선언한 금태섭 전 의원까지 더해지면, ‘경선 흥행’은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시끌벅적한 경선’이 본선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는 우리 정치 역사가 증명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안 대표와 오 전 시장, 나 전 원내대표, 금 전 의원 모두 소위 ‘태극기 부대’와는 거리가 있는 중도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만큼, 서울시장 경선을 통해 당의 이미지를 일신하는 부수적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판을 키워서 국민의 관심을 흡수한 뒤 거기서 ‘합리적 정책’으로 경쟁하는 것만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당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방법도 없기 때문입니다.

당 일각에서는 서울시장 경선을 통해 ‘안철수-오세훈 모델’을 시험해봐야 한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제3지대 대표’와 ‘보수정당 대표’가 맞붙어 경선 흥행을 이끌어내고, 거기서 탄생한 후보가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친노(親盧)의 ‘영남 출신 민주당 후보’에 맞설 수 있는 ‘필승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오 전 시장을 불러내는 이유입니다.

다만 오 전 시장은 아직 결심을 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지난 9월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안 나간다”고 단언했던 그는 22일 <월간조선> 인터뷰에서도 ‘(서울시장 경선에 안 나가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20일 안 대표 출마 선언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저도 안철수 후보의 말씀처럼 보선이 야권전체의 승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어떠한 역할이라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한 것이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오 전 시장은 과연 많은 사람들의 바람대로 ‘다시 한 번 서울시장’에 도전하게 될까요. 그의 출마가능성을 23일 국민의힘 한 고위당직자의 목소리로 전해봅니다. “정권을 찾아오고 싶다면 오 전 시장의 서울시장 출마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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