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등 증권사들 CFD 신규 가입 중단 나서
4월 장외 채권거래량 전월대비 74조 7000억 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증권사들이 벌써부터 2분기 실적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SG사태로 인한 주가폭락으로 증권사가 차액결제거래(CFD) 손실을 떠안게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CFD로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이 최근 주가폭락으로 인해 증거금을 채우지 못하게 되면서 증권사들의 반대매매가 급증하고 있다. 주가하락 폭이 워낙 컸던 만큼 반대매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 역시 클 것으로 전망된다.
CFD는 투자자 개인이 주식을 실제로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40%의 증거금만으로 주식을 살 수 있다. 그러나 하락 시 원금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특히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하기에 CFD로 인한 손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의견이 일각에서 나온다.
규제 완화로 인해 투자자들의 CFD 진입이 비교적 쉬워진 점 또한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2019년 11월 규제완화 이후 많은 투자자들이 몰렸다.
아직 1분기 실적도 발표되지 않은 시점에서 2~4분기 실적타격을 입게 된 증권사들의 속내는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그나마 CFD를 거래하지 않는 미래에셋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은 SG사태로 인한 피해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반대매매를 통해 입는 손실을 어느 시점에 적용할 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당장 2분기에 적용할 수도 있겠지만 연말에 적용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손실을 감당할 수 없는 개인투자자들이 파산 등을 진행할 경우, 해당 손실은 고스란히 증권사 몫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손실 가능성에 대비한 증권사들의 대손충당금 규모에 따라 순이익 등 실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증권사들은 CFD 신규개설 중지에 나섰다. 키움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은 CFD 신규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앞서 키움증권의 경우 올해 1분기 3888억 원(지난해 4분기 대비 184.4% 상승)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음에도 2분기 실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김익래 회장이 주가폭락 이틀 전(영업일 기준) 다우데이타 주식 약 150만 주를 매도하면서 투자자들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다. 결국 김 회장은 사퇴했지만 키움증권을 향한 투자자들의 불만이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을 이용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타 증권사로 옮기겠다”, “실망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대이동이 발생한다면 키움증권의 실적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
임희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 전반적으로 CFD발 손실 우려가 불거지고 있어 미수채권 증가 시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 CFD 신규 가입 중단과 향후 금융위의 CFD 제도 개선 등으로 손익이 위축될 것”이라며 대부분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1분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지난 4월 기준 채권 시장 흐름이 좋지 않았다는 점도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을 더욱 암울하게 몰고 간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월 장외 채권거래량은 전월대비 74조 7000억 원 감소한 371조 8000억 원을 기록했으며, 일평균 거래량의 경우 전월대비 약 1조 7000억 원 감소한 18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지방채, 특수채, 통안증권, ABS 거래는 전월대비 각각 55조 9000억 원, 1조 2000억 원, 1조 7000억 원, 19조 6000억 원, 5000만 원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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