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행동없는 양심은 악의 편…‘누가 대신 해주겠지’ 생각 버려야”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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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행동없는 양심은 악의 편…‘누가 대신 해주겠지’ 생각 버려야” [현장에서]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08.07 1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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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여의도서 정치에세이 북토크 최종보고회 열려
“문제 쌓이고 곪은 자리에 누군가의 죽음 남아…
같은 문제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시스템 갖춰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하우스 카페에서 열린 ‘정치 에세이 <이상한 나라의 박지현> 전국순회 북토크’ 최종보고회 ‘우리가 살아갈 세상이니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사오늘

지난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정치권에서 청년정치인으로서 가장 주목받은 인물 중 한 사람인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정치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겪은 경험과 느낌을 말한 <이상한 나라의 박지현>이란 책을 내고 전국 순회 북토크를 진행했다. 

박지현을 중심으로 한 ‘팀박지현’은 12명의 인원으로 팀을 꾸려 지난 3월부터 5개월 동안 ‘우리가 살아갈 세상이니까’란 이름으로 전국 18개 지역에서 북토크 시간을 갖고 900여 명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들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마지막 최종보고회를 갖고 각 지역이 안고 있는 현안과 박지현의 앞으로의 정치 포부 등에 대해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박지현은 최종보고회에서 18개 지역을 돌며 해결해야 할 문제의식 세 가지로 정치‘색’, 접근성(이동권), 지역 일자리를 꼽았다. 

박지현은 자신은 강원도 원주라는,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은 곳에 살았기에 지역적 정치색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던 부분을 광주, 전주, 대구를 돌며 지역별 정치 환경에 대해 더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특정 지역에선) 특정 정당을 지지해야, 기성세대에게 잘 보여야 각종 지원 사업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내가 하는 사업이 정치와 관련 없어도 결국 정치와 연결되는 상황에 대해 말했다. 

박지현은 대구에서는 “보수 정당을 지지하지 않아도 살 수 있는 대구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전주에서는 “다른 당에 투표가 가능한 곳에 살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영호남 지역감정 발생 원인과 무관한 세대마저 토착화된 지역주의의 영향을 받는 점을 짚었다. 북콘서트에 참석한 이들 중 77%가 10~30대로 젊은 청년층의 비중이 특히 높았다. 

그가 또 다른 문제의식으로 언급한 ‘접근성(이동권)’, ‘지역 일자리’ 문제는 수도권 집중 현상과 관련 있다. “모든 곳이 서울로 통한다”, “취업이든 뭐든 하려고 해도 다 서울에 있다”는 것이다. 전국 어디를 가도 ‘지역 일자리’ 문제로 고민하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했다. 

박지현은 “이러한 의제들이 앞으로 우리 정치에 남은 과제이며, 청년들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인 만큼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이 같이 해답을 찾아나가는 시간을 꾸준히 해나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박지현은 “우리는 불안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취업난, 기후 위기, 전쟁을 포함해 익숙한 길을 걷다 한순간에 죽을 수도 있겠다는 불안까지 생긴 요즘”이라고 전했다. 

그는 “문제가 쌓이고 곪은 자리에는 결국 누군가의 죽음이 남았다”며 “누군가는 이전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추고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바로 정치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박지현은 그가 꿈꾸는 나라로 ‘일자리 때문에 내가 살고 싶은 지역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나라’ ‘일과 삶의 조화를 만들 수 있는 나라’ ‘아동 학대가 없는 나라’ ‘성범죄와 데이트 폭력이 사라진 나라’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지 않는 나라’ ‘기후와 환경을 지키는 나라’를 말하며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말이 있다. ‘나 말고 누가 대신 해 주겠지’ 이렇게 기대하는 정치를 이제는 버리자. 우리가 직면한 문제이기에 우리 손으로 직접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토크 뒤에 박지현과 청중간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박지현은 ‘하반기 재보궐 선거 유세나 각종 지역에 나갈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강서구청장 선거 등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사실상 권리당원이고 어떤 직책을 맡고 있지 않다. 당에서 진행하는 선거 유세를 맡을 것 같지는 않다”며 “그 외에 내가 정말 지지하거나 지지할 만한 아젠다를 공약으로 내세우는 후보가 있다면 개인적으로든 어떻게든 (활동) 할 의지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서 “여러 번 말했지만,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더라. 추적불꽃단 활동도 계획대로 안 됐다. 정치권도 계획대로라면 40대 중반쯤 들어왔어야 하는데 20대 중반에 들어왔다”며 “하지만 ‘끈질기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출마 여부를 떠나 정치를 바꿔보기 위한 일을 해내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박지현이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으나, 당이 그의 서류 접수조차 하지 않은 일이 있었다. 지난 3월에는 민주당 온라인 당원 청원 사이트에 ‘박지현 출당’을 요구하는 청원이 권리당원 5만 명 이상 동의를 얻기도 했다. 

그는 정치권 입문과 동시에 여느 정치인보다 이목을 끌은 동시에 당 강성지지층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선거 과정에서 주장한 ‘586 용퇴론’ ‘내로남불적 태도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판’ 등 쓴소리를 하며 당에 강한 쇄신을 요구하면서다. 

팬덤에 기댄 정치, 권력에 의한 줄 세우기 정치가 난무하는 정치권의 벽 앞에서 회의를 느낄 법도 한데, 그는 북토크 말미에 ‘함께 민주당을 바꾸고 싶은 분들도 이 자리에 분명히 있을거로 생각한다’며 민주당 입당 관련 링크와 그간의 활동이 정리된 온라인 페이지 등을 소개하며 북토크를 마쳤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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