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일도 “물질만능주의·극단적이기주의, 상극을 상생으로” [상생이음 세미나]
스크롤 이동 상태바
최일도 “물질만능주의·극단적이기주의, 상극을 상생으로” [상생이음 세미나]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10.24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로 다름을 배척하는 건 또 하나의 아픔”
“성장주의·개종획득주의 기독교 본래 모습 아냐”
“말 아닌 삶으로 사랑 실천하며 모범 보일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최일도 목사가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다일복지재단에서 ‘기독교의 상생철학 이해와 일치를 위한 생활 영성으로’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시사오늘

최일도 목사는 제도권 교회의 개종 획득주의, 성장주의적 면모를 비판하고 상극을 상생으로 변화시키는 ‘산상수훈(山上垂訓)’ 정신을 강조했다. 

목회자이자 복지단체 밥퍼나눔운동본부를 운영하는 다일복지재단 대표인 최 목사는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다일복지재단에서 열린 상생이음세미나서 ‘기독교의 상생철학 이해와 일치를 위한 생활 영성으로’를 주제로 강연했다. 세미나는 다일공동체와 상생사회일천인선언, 시사오늘, 제주대학교 리걸클리닉센터가 공동 주관했다. 

최 목사는 성경에서의 ‘화해’를 언급하며 “주님은 ‘먼저 네 형제와 화해하고 예물을 각각 드리라’고 말했다. 먼저 형제와 화해하지 않고 하나님과 화해할 수 없다”며 “수평적 영성으로 형제와 옳은 관계를 맺지 못하면 수직적 생활 영성인 하나님과 옳은 관계를 맺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자신의 신조, 전통과 다르다고 해서 이단시하고 그들과 어울리지 않는 것이 마땅히 옳은 일이라 여기는 오만과 독선에 빠진 근본주의자들이 있다”며 “서로 다른 것을 받아들이거나 존중하지 못할지언정 사라져야 할 존재로 여기는 것은 또 하나의 아픔”이라고 덧붙였다. 

최 목사는 최근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도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십자군 전쟁에서 보였던 종교적 대립, 종교 간 첨예한 대립이 있다고 주장했다. 십자군 전쟁은 1095년부터 1291년까지 약 200년에 걸쳐 있었던 종교전쟁이다. 

“처음에 기독교 성지인 예루살렘을 수니파 모슬렘 왕조인 셀주크 터키 지배로부터 탈환하는 목표를 가진 대의명분 속에서 시작됐다. 십자군 원정은 유럽 사회에 몇몇 긍정적 변화를 준 것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의 탐욕으로 끝나, 그 후유증이 100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서방교회와 동방교회 사이의 분열, 기독교와 유대교 사이의 서로에 대한 증오심. 그리고 기독교인과 이슬람교도 사이 철저한 종교전쟁은 인간의 마성을 드러냈다. 로마 가톨릭 교회의 타락을 가져온 원인 중 하나인 면죄부 교리가 정착돼, 결과적으로 십자군 원정은 중세 후기 로마 가톨릭 교회가 교황과 측근 세력의 독재와 극심한 타락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실마리를 제공했다.”

최 목사는 “성장주의나 개종 획득주의자 심정으로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이라도 더 교회 다니게 할까 생각하는 것은 기독교 본래 모습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하나님 이름으로 발생한 종교 전쟁은 역사상 한 번도 교회와 인간을 유익하게 한 일이 없었다”며 “더딜지라도 인간의 마음과 양심을 복음으로 설득하는 것, 입술 아닌 삶으로 사랑을 실천하며 모범을 보이는 것, 희생적 사랑으로만이 가능하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다일공동체 일원은 불교 신자가 대다수인 캄보디아, 다수가 힌두교를 믿는 네팔, 이슬람을 믿는 이들이 다수 거주하는 탄자니아 쿤두치 마을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종교개혁의 주류였던 마틴 루터와 장 칼뱅, 비주류였던 메노와 후터 등을 언급하며 “종교개혁의 진정한 교훈은 지상의 어떤 교회도 완전하지 않으며, 만일 교리와 삶이 부패됐다면 성경으로 개혁돼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목사는 강연 말미에 “일상이 영성이 되고 영성이 일상인 것이 생활영성”이라며 “일상에서 깨달은 것, 작은 것, 할 수 있는 것을 나부터 실천해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변화시키고 없는 것은 받아들이자”고 강조했다. 

최 목사는 “물질 만능주의, 극단적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로 지극히 병들어 있으며, 높은 자살률과 저출산, 부익부 빈익빈, 집단 간 양극화로 첨예한 갈등과 대립으로 살아가는 대한민국 안에 상극을 상생으로 변화시키는 역사가 임하기를 기도한다”며 “화해와 일치의 생활영성으로 다양성 안에서 일치를 이루고, 일치 안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며,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지키고 상생사회를 위한 일천인 모임 위에 나사렛 예수가 선포한 산상수훈의 정신이 그대로 임해 참된 평화와 도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밥퍼나눔운동은 1988년 최일도 목사가 청량리역에 쓰러진 노인에게 식사를 나눈 것으로 시작해 35년 이어진 활동이다. 하지만 최근 동대문구 답십리도 일대 밥퍼 본부 공간은 동대문구의 이행강제금 청구 및 철거명령으로 위기에 놓였다. 이에 밥퍼나눔운동본부를 운영하는 다일공동체는 밥퍼 건물 철거반대 및 합법화 지지 서명운동을 벌였고, 9000여 명의 동대문구민이 여기 참여했다고 한다. 최 목사는 이날 세미나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단 의지도 표했다. 

한편, 상생이음세미나는 진영논리를 극복하고 상생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철학적 토대 마련 및 실천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로 오는 2024년 7월까지 격주 토요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세미나는 ‘상생철학’ ‘화합정치’ ‘통합사관’ ‘자기성찰’을 주제로 개최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