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현물 ETF, 국내선 거래 불가”…수수료 무료 거래소들 ‘벙어리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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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현물 ETF, 국내선 거래 불가”…수수료 무료 거래소들 ‘벙어리 냉가슴’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1.12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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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현물 ETF는 자본시장법 위배 소지 있어”…증권사들 “거래불가” 공지
가상자산 거래 활황에도 수수료 무료 정책은 여전…“당장의 이득보단 미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가 불가능한 국내 투자자들의 가상자산 거래 투심이 거래소로 향할 것이란 전망에도 불구 시장 점유율 경쟁에 따른 출혈이 발생하고 있다. ⓒ픽사베이
국내서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가 불가능해 가상자산 거래 투심이 거래소로 향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도 시장 점유율 경쟁에 따른 출혈이 발생하고 있다. ⓒ픽사베이

거래 수수료 무료 정책을 앞세워 시장 점유율 경쟁 중인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의 출혈(?)이 더욱 심화되는 형국이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하면서, 간접투자의 길이 열렸음에도 국내에서는 거래소를 통한 직접투자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투심은 여전히 거래소로 쏠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인해 ‘벙어리 냉가슴 앓는’ 거래소들의 한숨이 깊어간다.

12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과 코빗, 고팍스 등 총 3개 거래소는 수수료 무료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이들 거래소는 모두 지난해 10월부터 차례로 수수료 무료화를 선언했다. 이 정책을 가장 먼저 시행했던 빗썸의 경우 3달여 동안 수수료를 벌어들이지 못 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SEC는 지난 10일 블랙록 등 11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신청을 모두 승인했다.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도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경로가 생기면서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인한 거래소의 부담이 줄 것으로 관측됐다.

통상 국내 투자자들은 증권사를 통해 해외 증시에 상장된 해외 ETF 매매하거나 환율 등을 고려해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를 사고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지 않았기에 투자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레 해외 ETF를 직접 매수하는 쪽으로 향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하지만, 이는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한 지 불과 하루도 채 되지 않아 나온 금융당국의 발표로 인해 빗나가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국내 증권사가 해외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이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의 이러한 방침에 증권사들은 당연히 거래 불가 사실을 알리고 나섰다. 각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최근 SEC의 승인을 받은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가 불가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 신규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와 관련해 현행 법규 위반 여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미국 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되면서 비트코인을 향한 투자자들의 투심이 거래소에 집중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수수료 무료 정책을 펼치고 있는 거래소들은 수수료로 매출을 내지 못 하는 실정이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비트코인 현물 ETF 투자 길이 막히면서 투자자들은 거래소를 이용해 비트코인 현물을 직접 거래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당장은 투심이 거래소로 집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라 거래량 자체는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애초 거래소에서는 비트코인 등 가산자산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소수점 거래를 지원하고 있었기에 엄청난 매수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면서도 “다만 비트코인이 제도권 안에 들어왔기에 비트코인에 의문을 품고 있었던 투자자들의 투자로 인한 활황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에 대한 투심이 증가하고 있지만 수수료 무료 정책으로 수수료 매출을 내고 있지 못한 상황”이라며 “당장의 매출보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려는 목적이 더욱 크다. 출혈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좌우명 : 닫힌 생각은 나를 피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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