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바협, ‘K-오픈 이노베이션’ 첫선…“신약개발 선진국 출발점”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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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바협, ‘K-오픈 이노베이션’ 첫선…“신약개발 선진국 출발점” [르포]
  • 김나영 기자
  • 승인 2024.04.17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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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K-스페이스 스테이션(K-SPACE STATION)’ 개최…한국형 오픈 이노베이션
글로벌 빅파마 양성 첫걸음…노연홍 협회장 “실패 많은 신약개발, 모두 힙 합쳐야”
아피셀·오름·지니너스 등 업계 라이징 스타트업 기술 공유…네트워킹 시간 마련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회장이 제1회 K-스페이스 스테이션 행사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있다.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한국제약바이오협회(제바협)가 16일 서울 서초구 사옥에서 한국형 오픈 이노베이션인 ‘K-스페이스 스테이션(K-SPACE STATION)’을 개최했다.

제1회로, 이번에 처음 막을 올린 이 행사는 국내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활성화를 목적으로 기획됐다. 제바협은 산·학·연의 기초기술과 원천기술, 우수기술 등을 공유하고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기술교류의 장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약 40명의 국내 제약바이오 인사들이 참석해 기술을 공유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신생 기업들이 참여해 제약바이오 기술·경험을 발표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노연홍 제바협 회장은 기조 연설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은 ‘성공을 위해 쌓아가는 실패의 탑’이라고 표현할 만큼 복잡계”라며 “막대한 비용, 긴 개발 시간, 높은 실패확률 등 신약개발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여러 연구기관이 모여 협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으로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과물”이라며 “정부도 오픈 이노베이션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은 대한민국이 제약바이오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한 네트워킹의 출발점이다. 이렇게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오늘 행사를 통해 신약개발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낼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이 ‘K-스페이스 스테이션’ 행사에서 기술과 경험을 나누고 있다.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업계 ‘핫’한 바이오 스타트업 모였다…아피셀·오름·지니너스 총 출동


‘K-스페이스 스테이션’ 첫회의 주인공은 바이오 스타트업이다. 아피셀, 오름, 지니너스 등 최근 업계의 ‘라이징스타’로 떠오른 기업들이 총 출동, 자사의 혁신 기술을 세상에 알렸다.

먼저 아피셀테라퓨틱스(아피셀)의 유종상 대표는 ‘면역조절에 최적화된 차세대 세포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선두’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아피셀은 대웅제약이 ‘기존에 없었던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겠다’는 비전 아래 설립한 차세대 세포·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난치병을 가진 환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세포치료제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유 대표는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세포유전자치료제 8개 딜 중 6개가 자가면역 치료 관련 기술”이라며 “난이도는 높지만 개발에 성공하면 조 단위 매출은 거뜬하다”고 자신했다. 

아피셀테라퓨틱스의 유종상 대표.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아피셀이 개발 중인 차세대 세포치료제는 면역질환의 병태생리학적 복잡한 기전을 아우르는 면역조절 치료제(MSC)이며, 안전한 장기 효과가 가능한 경제적인 치료제다. 기존 치료제의 단일 타깃 치료의 한계와 내성, 제한적인 장기 치료 효과 등을 보완한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아피셀은 단일 신호전달 체계나 면역세포만을 타깃하지 않는 안전한 면역관용 유도 효과가 있다”면서 “MSC의 독특한 면역조절 능력으로 안전하지만 장기적 치료가 가능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경제성과 환자 편의성을 월등히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는 일관된 품질의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하는 게 불가능했고, 명확한 치료 기전 설명이 불가했다”며 “만능줄기세포(PSC)에서 인위적인 특정 조건을 조성, MSC로 분화시켜 장기 계대배양이 가능하고 효능 또한 개선했다”고 자부했다. 단일 세포주 은행 시스템으로 일관된 품질의 치료제를 1000만 도즈 이상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대표는 “현재 한 빅파마와 공동연구 계약을 진행 중”이라며 “2026년 최대 1조 원 단위로 확장이 가능한 상업화 라이선스를 포함하고 있다”고 했다. 

오름테라퓨틱의 이승주 대표.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오름테라퓨틱(오름)의 이승주 대표는 ‘새로운 MOA 탑재체로서의 표적 단백질 분해제인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주제로 강연을 이었다.

회사는 최근 기술수출에 성공한 스타트업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후보물질이 1상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글로벌 빅파마인 BMS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전체 계약금의 56%에 달하는 선급금을 받아 화제가 됐다. 

이 후보물질은 세계 최초로 단백질 분해제(TPD)에 항체 약물 접합체(ADC)를 결합한 TPD²(Dual-precision Targeted Protein Degradation) 기술이다. 전에 없던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글로벌 빅파마들을 사로잡았단 평을 듣는다.

사측은 “여러 개발 단계에서 다양한 협업 기회를 갖는다”면서 “새로운 ADC 플랫폼을 상용화하기까지 타 플랫폼에 기술이전을 하거나, 에셋 공동·자체 연구개발 후 에셋 기술이전 등의 방법으로 파트너십을 맺는다”고 설명했다.

지니너스의 박용재 상무. ⓒ시사오늘 김나영 기자

지니너스의 박용재 상무는 ‘신약개발을 위한 오믹스 데이터 CRO’에 대한 기술을 발표했다. 지니너스는 싱글셀 CRO(임상시험수탁기관)를 주력하고 있는 기업이다. 지난 2018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핀오픈했다. 세포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데이터화 하는 ‘싱글셀’ 기술로 업계의 주목을 받으며 지난해 주가가 급등한 바 있다.

그는 “직접적인 신약개발을 하는 건 아니고, 잘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다”며 회사를 소개한 뒤 “지니너스는 싱글셀 플랫폼 기업”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세포 하나하나 코드를 부여한다”며 “싱글셀을 통해 유전체 분석의 방향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글로벌 CRO는 대부분 데이터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면서 “신약에 유효성을 보일 환자를 사전에 식별할 수 있는 만큼 싱글셀 기술이 큰 주목을 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세 강연이 모두 끝난 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은 개인적으로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연에서 못다 한 이야기와 질문 사항들을 자유롭게 나누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험 등을 공유했다.

이현우 제바협 상무는 이번 행사를 두고 “우주정거장에 파이프라인이 모여서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뜻에서 ‘K-스페이스 스테이션’이라고 이름 붙였다”면서 “한국 신약 개발의 새로운 비전을 얻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제바협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한국형 오픈 이노베이션인 ‘K-스페이스 스테이션’은 연내 3~4회 정기 개최될 예정이다. 제2회 K-스페이스 스테이션은 6월 중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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