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이슈 극복해 ‘중박’친 ‘QM5’, 후속 모델 제작 원동력 돼
출시부터 ‘대박’친 그랑 콜레오스…하이브리드 명가 자리매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제은 기자]
전성기를 한 번만 누리란 법은 없다. 1998년 ‘SM5’를 출시해 중형 세단의 아이콘을 만들어낸 르노코리아(구 삼성자동차)가 성공한 SUV ‘QM6’에 이어 최근 ‘그랑 콜레오스’로 제3의 전성기를 맞았다.
르노코리아는 크로스오버 SUV(CUV) ‘QM5’로 SUV 시장에 뛰어든 이래 해치백 모델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기초를 쌓았다. 일본 닛산차 플랫폼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오명과 한때 ‘하청기지’라는 별명으로 부침도 겪었다. 하지만 내수 시장에서 여러차례 반등하며 실력을 입증했다. 최근 내수 효자로 거듭난 르노 그랑 콜레오스의 성공도 고무적이다. ‘SUV 왕국’으로 거듭난 르노코리아의 성장 스토리를 간략히 되짚는다.
삼성자동차의 SM5, 그리고 르노삼성의 시작
“삼성자동차는 11일 경기도 기흥 중앙연구소에서 林慶春(임경춘) 회장과 연구개발 관계자 등 1백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삼성의 첫 승용차SM525V(2천5백cc)과 SM520(2천cc)을 공개했다. SM5 시리즈는 삼성이 닛산과 기술제휴로 2천 1백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개발한 차종으로 차량제원과 성능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8년 2월 11일 <연합뉴스> 삼성 첫 승용차 ‘SM5 시리즈’ 제원 등 공개
르노삼성의 중형차 SM5는 지난달 처음으로 월 단위로 5천94대가 팔려 중형차 시장 점유율 18.7%를 기록했다. 중형차 시장의 강자였던 기아 옵티마와 대우 매그너스를 압도적인 차이로 누르고 현대 뉴EF쏘나타에 이어 판매 2위에 오른 것. 출시된지 만 4년이 넘은 차가 신차들을 압도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르노삼성측은 이에대해 “영업망 확충을 통해 판매를 강화하고 지난 2월 장기발전 계획을 발표한 이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SM5의 품질과 마케팅전략을 판매호조의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2001년 4월 9일 <한국경제>, “마이너 車 건재 과시‥삼성 르노·쌍용”
지난 1995년 삼성자동차가 출범했다. 종합그룹으로 거듭나겠다는 故이건희 회장의 의지에 따라, 부산공장 착공 후 빠르게 생산에 돌입했다. 닛산자동차 ‘세피로’를 바탕으로 한 세련된 SM5 디자인은 국내 소비자에게 큰 관심을 받았다. 첫해부터 4만 여 대를 팔았다. 삼성자동차는 부산 공장 입주 비용을 회수하지 못해 2000년 르노에 매각됐지만, 르노삼성으로 계속 사업을 이어갔다. SM5는 쏘나타가 독주하던 중형차 시장에 파동을 일으켰다.
금융 위기를 지나며 내수 시장이 차츰 회복됐고, 준중형차 인기도 다시 높아졌다. 기아의 옵티마와 2위 쟁탈전을 하던 SM5는 2001년 12월 국내 중형차 스테디셀러로 자리잡는다. 영업용 택시로 판매한 전략도 주효했다. 2019년 국내에서 단종되고 나서도 단종 차량 중 가장 많이 팔린 모델에 손꼽혔다. 르노삼성은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와 라인업 확대를 위해 SUV로 눈을 돌리게 된다.
악조건 속에서 탄생한 크로스오버와 SUV
“그동안 르노삼성자동차의 첫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CUV)으로 주목 받았던 ‘QMX(프로젝트명:H45)’가 ‘QM5’라는 이름으로 첫 양산에 돌입했다. 국내시장에는 오는 12월 10일부터 출시된다. 르노삼성은 19일 부산공장에서 내외신 기자를 대상으로 언론 발표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2007년 11월 19일 <이데일리> “르노삼성, 첫 CUV ‘QM5’ 모습을 드러내”
“제작 준비기간 28개월. 투여 개발비 5600억원. 세계 유수 자동차회사 닛산의 4륜 구동기술을 저간에 깐 세단 수준의 뛰어난 승차감. 거기에 탁월한 공간효율성까지. 르노삼성이 크로스오버 자동차 ‘QM5’에 붙이고 있는 미사여구들이다.”
-2007년 11월 19일 <오마이뉴스> “QM5, 르노삼성의 회심작, 시장에서도 성공할까”
2007년 CUV(크로스오버 SUV) 모델 ‘QM5’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CUV는 세단의 편안한 주행과 SUV의 실용성을 고르게 합쳤다는 의미다. QM5는 실내 공간을 보완하는 클램쉘 테일 게이트(리어게이트), 국산차 최초 파노라마 선루프를 탑재해 신선한 인상을 남겼다.
르노 본사와 르노삼성이 디자인·상품기획·생산을 맡고, 닛산이 설계했다. ‘개발에 5600억 원을 들였다’며 생산량의 60%를 유럽에 수출하겠다는 포부도 내놓았다. ‘콜레오스’ 이름을 내걸고 출시 직후 4만5000대 수출 쾌거를 이뤘다. QM5 초기 모델은 디젤 차량만 판매했는데, 출시 초기 국제 유가상승이라는 난관에 부딪힌 탓에 기대만큼의 실적을 즉각 거두진 못했다. 회사는 유류비 지원 마케팅까지 펼쳐 가며 후속 모델 발판을 마련했다. 이윽고 2016년 QM5의 풀체인지 모델 ‘QM6(뉴 콜레오스)’를 출시하기 이르렀다.
“올해 SM6를 통해 중형 세단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은 박동훈 사장은 QM6를 통해 회사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을 정도로 QM6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박 사장은 ‘절치부심(切齒腐心) 권토중래(捲土重來)’의 완성작품으로 평가하며 QM6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QM6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공용 플랫폼이 적용된 QM5의 풀 체인지 후속이다. 3년 6개월 동안 총 3800여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하여 내수시장은 물론 전 세계 80여개국의 수출 모델도 부산공장에서 생산하는 르노삼성의 글로벌 핵심모델이다. 지난 8월 22일부터 진행된 사전 예약은 8월 31일까지 약 6000대의 가까운 계약 건수를 달성했다고 르노삼성 측은 설명했다”
-2016년 9월 7일 <뉴스웨이> “완성차업계, 전략 차종으로 내수절벽 뚫는다”
중형 SUV QM6는 전작의 아쉬움을 보완했다. QM5가 유럽형 실용성 디자인으로 실내가 다소 좁았단 평가를 반영해, 2열 레그룸을 넓게 뺐다. LPG 옵션으로 선택폭을 넓히고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등 첨단 사양을 적용했다. 회사는 고객이 웹사이트에서 직접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는 e-커머스 시스템을 도입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후 르노삼성 판매량은 세단 SM6와 SUV QM6가 책임졌다. QM6는 지난해까지 7년간 누적 40만 대 판매고를 올렸다. 기세를 몰아 2020년 ‘XM3(아르카나)’를 판매했다. 침체기 속에서도 2022년 3월 사명을 르노코리아로 바꾸고 ‘오로라 프로젝트’ 추진 의사를 드러냈다. 르노의 신차 개발 계획으로, 3종의 신차를 개발 및 생산하는 중장기 프로젝트다. 그 결실로 지난 6월 플래그십 SUV ‘그랑 콜레오스’가 탄생했다.
하이브리드 SUV 유행 선도하는 ‘그랑 콜레오스’
“르노코리아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그랑 콜레오스(Grand Koleos)’가 2024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전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개발 프로젝트 코드명 ‘오로라1’으로 알려졌던 뉴 르노 그랑 콜레오스는 새로운 차체 크기와 동급 최고 수준의 뒷좌석 공간을 갖춘 르노 브랜드의 최고급 SUV 모델이다. 스테판 드블레즈 르노코리아 사장은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진행된 부산모빌리티쇼에서 “125년 역사의 르노는 ‘매일을 함께하는 차(Voiture à vivre)’라는 브랜드의 DNA를 기반으로 일상에서의 혁신을 추구해 왔다”고 말했다.”
-2024년 6월 27일 <한국경제> “르노코리아 야심작 온다…‘그랑 콜레오스’ 전 세계 최초 공개”
“29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12월 부산공장에서 그랑 콜레오스 7600여대를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르노코리아 12월 전체 생산량인 1만5000대의 절반을 차지한다. 특히 그랑 콜레오스 물량은 모두 내수 판매용이다. 르노코리아가 12월 내수용 차량을 9000여대 생산할 계획이란 점을 감안하면 그랑 콜레오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4%에 달한다. 그랑 콜레오스가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량을 사실상 주도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코리아가 2020년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신차 그랑 콜레오스가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확실히 자리잡은 상황’이라며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가 주도한 중형 SUV 시장에서 그랑 콜레오스가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2024년 11월 29일 <뉴시스> “국산 SUV 판도 변화…르노코리아, 콜레오스 인기 상승”
그랑 콜레오스는 출고 50여 일만에 1만5000대 이상 판매됐다. 그랑 콜레오스의 탁월한 주행 성능, 그리고 실용성이 한몫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탑재한 변속기는 경쟁 모델 대비 100kg 가까운 경량화를 구현했다. 지난 10월 중형 하이브리드 시장에선 30% 점유율을 달성했다. 자동차 시장도 별다른 단점 없이 연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수요가 집중되는 양상이다.
르노코리아는 그랑 콜레오스의 성공에 힘입어 국내 SUV 인기의 한 축을 좌우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젠 부진을 극복하고 점유율을 회복하는 중이다. 최근에는 QM6의 단종을 취소했다. SUV 명가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 짚어본 그간의 행적으로부터 르노가 ‘원 히트 원더’로 끝나지 않을거란 희망이 생긴다. 향후 라인업 확대와 오로라 프로젝트 후속작에도 귀추가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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