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尹대통령 선거연합체 위해
7‧23 전대 나섰던 원희룡 구상에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라이뷰팀|정세운 기자, 윤진석 기자]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한다. 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 ‘정치라이-뷰(Li-view)’는 취재를 녹인 분석들의 조합이다. 라이-뷰는 살아있는 정치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편집자 주>
“이러다가 다 죽습니다. 마지막 기회일지 모릅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원팀이 돼야 합니다. 108석으로는 다 똘똘 뭉쳐도 버겁습니다. 우리는 모두 동지입니다. 이 길로 가야만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고 정권재창출할 수 있습니다. 무도한 세력에 맞서서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길 수 있습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하며 한 일성입니다.
원 전 장관은 당시 ‘통합’을 외쳤습니다. 108석을 넘어 당정이, 보수 진영이 똘똘 뭉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원팀이 되려면 본인이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습니다.
그가 통합을 강조했던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원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연합체를 복원해야 총선에서 거대 야당을 누르고 정권재창출에 성공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지난 21대 대선을 보겠습니다. 윤 대통령이 0.73% 포인트라는 간발의 차로나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제치고 이길 수 있던 것은 그를 지지한 선거연합체가 버텨줬기 때문입니다.
우선은 영남+6070세대+정통 보수진영이 주요 지지층인 점부터 전제하겠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를 기반으로 국민의힘 뿌리인 YS(故 김영삼 전 대통령) 중심의 개혁보수 지지를 얻고 있었습니다. 전현직 정치인들의 공부 모임 마포포럼을 통해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을 도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YS계 정치 원로 모임 민주동지회를 비롯해 YS 차남 김현철 전 동국대 석좌교수 등이 대선 기간 공식 지지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윤 대통령 당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주요 선거연합체의 일원이었습니다. 둘은 반문(문재인) 연합을 기치로 단일화했습니다. 스윙보터인 중도 표심을 얻는 기회였습니다.
윤 대통령에 표를 준 선거연합체에는 또 다른 스윙보터인 2030세대 남성층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준석의 주요 지지층’이기도 한 이들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를 찍었으나 젠더 갈등 논쟁 이후 하태경·이준석 등의 정치인에 열광하다 조국 정국과 인국공(인천국제공항) 사태 등을 거치면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기점으로 국민의힘의 새 지지 기반을 이뤘습니다.
김한길 등 민주당 출신 3지대 인사들과 박주선 김동철 등 호남 출신 정치인들도 윤 대통령 지지를 표명했으며 깨시연(깨어있는시민연대) 등 반(反) 이재명 조직도 민주당 진영을 떠나 윤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선거연합체를 무기로 사상 초유의 의석을 가진 거대 집권여당의 후보를 물리치고 정권교체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윤 정부 출범 후 선거연합체는 흔들렸습니다. 3‧8전당대회 기간 안철수 의원과 반목하면서 중도층에 아쉬움을 남겼고, 친윤(윤석열)계와 이준석 전 대표 갈등은 2030세대 남성의 이탈로 이어졌습니다. 여기에 22대 총선서 공천을 잘못한 것까지 더해져 당초 기대한 수도권 승리도 잃었습니다.
결국, 선거연합체 붕괴가 중수청 이탈까지 가져왔다는 지적입니다. 둘은 뗄 수 없는 보수당 선거 승리의 공식인 것입니다.
원희룡 전 장관은 이 점을 간파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시사오늘>과 사석에서 만난 원 전 장관은 “당시 내가 나설 분위기가 아니란 것을 알았지만, 선거연합체 복원을 통한 통합을 하려면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이에 대한 진정성은 시간이 흐르면 알 수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총선서 또 다시 역대급 참패를 기록하자, 선거연합체 복원을 위해 7‧23 전당대회에 뛰어든 것이라는 후일담이 전해진 것입니다.
보수당이 유능한 이미지로 잘 나갈 때 원 전 장관은 남원정(남경필 원희룡 정병국)을 대표하는 소신파 그룹의 잠룡이었습니다. 22대 총선을 제외하면 선거 무패를 기록하면서 선공후사 정신으로 통합을 위해 애썼습니다.
일부 영남 중진들이 기존 지역구를 사수하려 몸부림칠 때 원 전 장관은 험지 중 험지로 분류되는 인천계양을에 출마해 ‘이재명 저격수’를 자처했습니다. 비록 졌지만 밀알이 되려 한 점은 높이 사야한다는 평가입니다.
원 전 장관이 선거연합체 복원을 자신했던 데에는 윤 대통령과 원만한 데다 안철수 이준석 등을 아우를 정무감각을 갖추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대 승리가 한동훈 대표에 돌아가면서 원 전 장관이 목표로 뒀던 선거연합체 복원은 요원해진 상황입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이 임기 초 50%에 육박하다 20%대로 주저앉은 것만 봐도 정치공학적 관점에서 보면 선거연합체가 복원되지 않고 있음을 방중하고 있습니다. 정당 지지율도 침체돼 있습니다. 한 대표가 구심점이 돼주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윤 대통령이 어려움에 봉착한 데에는 국정 운영 과정에서의 민심 이반과 김건희 여사 리스크, 명태균 녹취 파문 등에 대한 야권의 공세, 그리고 윤한(윤석열 한동훈) 갈등이라는 내우외환에 시달리면서 악화일로로 치닫게 된 측면도 분명 있을 겁니다.
그러나 저변의 본질에는 윤 대통령 당선의 핵심 지지 기반이 돼줬던 선거연합체가 회복되지 않아서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아쉽습니다. 분열이 아닌 통합의 길, 원 전 장관이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까요.
이런 정치라이뷰 어떤가요. 독자 여러분의 댓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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