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원가율 98.3% 경고등…‘원가기획팀’ 신설
주택-비주택 수주 50:50…비주택 작년비 15.8%↑
순차입금 9698억원…서초건물 매각 부채비율 개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주택경기 침체로 영업수익이 크게 악화된 코오롱글로벌이 자산매각 및 비주택부문 수주 강화를 통해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어 체질 개선에 성공할지 관심을 모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올 3분기 영업손실 211억원을 기록해 2분기(영업손실 4억원)보다 적자폭이 더 커졌다.
3분기 매출은 7098억원으로 전년동기(6240억원)대비 13.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누적영업손실은 205억원, 당기순손실은 965억원에 달한다.
김창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진행 사업장들의 높은 예정원가율과 준공일정을 감안하면 저하된 영업수익성이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 코오롱글로벌은 90%를 훌쩍 넘는 원가율로 고전하고 있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원가율 96.8%를 기록해 전년동기(91.5%)보다 5.3%p 상승했다. 특히 건설부문 원가율은 98.3%에 달했다. 회사측은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건설부문 산하에 원가기획팀을 신설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회사측은 "원가기획팀을 통해 건축, 인프라, 상품팀 등에 나눠진 견적기능을 통합해 효율적인 원가관리에 나서겠다"고 전했다.
코오롱글로벌이 올해 공급한 사업장이 지방에 몰린 점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지방 사정은 더 냉랭하기 때문이다. △울산의 ‘번영로 하늘채 라크뷰’ △대전의 ‘유성 하늘채 하이에르’ △경기 ‘양평 하늘채 센트로힐스’ 모두 저조한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에따라 코오롱글로벌은 부동산경기 영향을 크게 타는 주택부문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토목·건축·환경·플랜트 등 비주택부문 신규 수주를 확대해 포트폴리오 변화를 꾀할 방침이다.
실제로 코오롱글로벌은 올들어 1월부터 지난 12일까지 3조8000억원의 신규 공사를 따냈는데 이중 주택사업이 1조9000억원, 비주택사업은 1조9000억원으로 50:50의 균형이 맞춰졌다. 비주택은 전년동기(약1조6000억원)보다 15.8% 증가했는데 △대한항공 엔진정비 공사(3401억원) △머크 바이오시설 공사(1766억원)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변전소 건설공사(약630억) 등 기업고객을 유치한 영향이 컸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기업고객 유치에 초점을 맞춰 인프라·플랜트·환경 등 가리지 않고 비주택 수주를 다각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500%대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해결할 과제다. 코오롱글로벌은 3분기 기준 부채비율 559.6%로 전년동기 313%보다 1.8배 가까이 늘었다. 순차입금 규모도 2022년 2288억원에서 2023년 6396억원으로 급격히 늘더니 올 3분기에는 9698억원으로 1조원에 근접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일단 ‘자산매각’ 카드로 급한 불을 껐다. 지난달 21일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서초동 스포렉스 건물 및 부지매각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는데 매각대금은 4301억원이다. 이달말 계약금(430억원)을 제외한 잔금 수령까지 마치면 재무상태는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 3월에도 최대주주인 코오롱이 신용공여를 통해 3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그룹차원의 재무지원이 이뤄진 바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낸 기관리포트에서 “매각 대금이 유입되면 자본증가 및 차입금 감소로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이 개선될 전망”이라며 “현재 560%인 부채비율이 매각 종료후 300%선까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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