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규의 세상만사>이젠 국민들이 박근혜정부의 ‘안녕’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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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규의 세상만사>이젠 국민들이 박근혜정부의 ‘안녕’을 묻는다
  • 박동규 시사평론가
  • 승인 2013.12.2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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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이후 무엇을 하려는 정부인지 모를 ‘미스터리 정권’이란 지적
아직 4년 남은 임기, 국민소통의 장으로 돌아와 ‘신뢰의 대통령’ 되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동규 시사평론가)

국민들이 2013년을 보내면서 올 한 해를 기억하는 말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단연코 “안녕들하십니까”일 것이다. 고려대의 한 학생이 세상을 향해 던진 이 한마디가 2013년을 규정짓는 말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지난 1년 동안 국민들을 힘들게했던 수많은 사건과 일들이 있었지만, 이처럼 대한민국의 안녕치 못함을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한 해의 끝자락에서 알게 된 것이다. 이 말에 대한 호응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까지 성난 파도처럼 확산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리 국민들은 지난 한 해 ‘안녕하지 못했음’이 분명한 것 같다.

국가와 정부가 국민들에게 물어봐야할 안부와 안녕이 왜 국민들끼리 자문자답(自問自答)하고, ‘안녕들하냐’고 묻곤 다시 ‘안녕하지 못하다’는 우문현답(愚問賢答)을 하고 있는 것일까.

12월 19일 박근혜 정권은 출범 1주년을 맞이했지만, 국민들은 새 정부가 한일에 대해 무엇하나 뚜렷이 손꼽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년 전 ‘100% 대한민국’을 위해 ‘경제민주화와 국민대통합’을 내세웠고 이를 실천키 위한 자신의 신념을 ‘신뢰, 약속, 원칙’으로 집약하여 ‘신뢰와 약속의 대통령 박근혜’로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박근혜 정권 1년을 되돌아보면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신뢰와 약속’의 실천적 흔적조차도 찾아보기가 힘들게 된 상황이다.

오로지 한가지의 원칙이 기억된다면 ‘대북 강경정책과 종북세력 척결’의 강고한 의지와 ‘반대세력들에 대한 비타협적 응징’만이 뚜렷한 업적으로 남았다고 할 수 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자는 게 아니다. 최근 모든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여전히 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지난 1년을 ‘갈등과 대립이 더욱 심화됐다’고 응답하고 있다.

심지어 대선 당시 그의 핵심 브레인들조차도 ‘이대로 가면 실패한 정권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어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의 경제민주화 주창의 선두에 있었던 김종인 전 교수는 현 정권이 경제민주화 의지가 없음을 비판하고 최근 새누리당 탈당의사를 밝혔고, ‘박근혜식 정치쇄신’을 주도했던 이상돈 교수조차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지난 1년은 대립과 긴장, 갈등을 조장한 1년”이었고 박 대통령의 “이명박 프레임 탈피‘를 주장하기도 했다.

그만큼 현 정권의 국정운영의 난맥상을 친박 지지층에서조차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시중에서조차 이젠 현 정부를 지칭하여 ‘이명박 정권 6년차’,‘ 불통 정권, 불통 대통령’, ‘민심불복 정권’이라는 말들이 난무하고 있다. 더하여 박 대통령과 현 정부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정부인지 모르겠다는 ‘미스테리 정권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박 대통령 자신의 브랜드이자 국민적 지지를 받았던 시대정신이자 시대과제인 ‘국민대통합과 경제민주화’를 통한 ‘미래지향적 대한민국 건설’의 슬로건은 이미 ‘당선자 집무실의 쓰레기통’으로 들어간 지 오래인 것 같다.

정치판이 국민들의 입방에 오르지 않을 때는 그나마 잘하고 있거나 말썽이라도 부리지 않을 때이다. 그러나 ‘국민행복시대’를 만들겠다고 하여 정권을 준 대통령과 정부가 1년 동안 도대체 그들의 공약달성과 약속실천을 위해 무엇을 하려하는지 국민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무능정권을 넘어 그야말로 ‘무위도식(無爲徒食)정권’인 것이다.

정권 출범 1년을 맞이한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 분명하다.

대선 이후 불거진 국정원, 군 등 국가기관의 불법선거개입 논란에 대한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없이 그저 ‘너희들 지금 대선 불복하는 하는 거야’라는 ‘응징의 정치’를 1년 동안 되풀이하면서, 정작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여 해야 할 ‘박근혜식 100% 대한민국 브랜드’는 내팽개쳤기 때문이다.

70~80년대 대학가의 대자보 형식을 통해 ‘안녕들하십니까’로 마무리를 하게 된 2013년. 대자보에는 학생들의 고달픈 삶의 현실을 한탄하는 이런 글들이 있다고 한다 .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가진 우리가 갈 곳이 없는 세상이다’, ‘열심히 시험 치르고 영어를 공부해도 내가 사는 세상은 더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오로지 열심히 공부하고 미래를 준비해 온 요즘 착한 대학생과 젊은 청춘들이 현 정권의 문제와 현시국의 엄중함을 일깨우게 된 데에는 박근혜 정권의 공이 지대하다는 평이다.

현 정권은 김대중, 노무현 민주정권 10년이 왜 탄생하게 됐는지 역사적 성찰을 해야 한다. 오랜 권위주의적 독재정권은 국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희망을 목숨과 희생으로 대체하게끔 했고, 소통과 불통의 시대엔 언제나 민심은 ‘정권 심판론’으로 표출돼 왔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벌써(?) 1년이 지났다하겠지만, 박대통령은 아직도 4년의 기회가 남아있다. 박근혜 정권이 새해부터라도 야당과 국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민소통의 광장으로 나와 과거를 확실히 털고 함께  손잡고 남은 4년이라도 약속한 원점에서 새 출발하겠다면 얼마든지 ‘신뢰의 대통령’으로 남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그럴 조짐조차 없다는 게 더 심각하다. 위로받아야할 국민들이 오히려  현 정권의 앞날을 걱정해야할 판이다.

대자보가 등장한 이 시대에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제 취업준비에 매몰되고 불안한 미래에 마음 졸이던 우리의 젊은 청춘들까지 ‘불안한 외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는 ‘박근혜 정권의 안녕’과 앞날까지 걱정해야 될 처지가 안 되길 기원해 본다.

기고는 <시사오늘>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박동규 시사평론가

.前 독립기념관 사무처장
.前 청와대 행정관
.前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前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現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
.現 한반도희망포럼 사무총장
.現 시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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