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융자 잔액 증가…폭탄 돌리기 불 붙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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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 잔액 증가…폭탄 돌리기 불 붙이나?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4.16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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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갈 곳 잃은 투자자금이 모여 증시를 움직이자 여기에 올라타려는 신용융자 잔액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지만 늘어난 잔액 상당수가 소형주나 테마주에 몰려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융자 잔액은 전날 기준 6조9724억 원을 기록했다.

신용융자 잔고가 늘어났다는 것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규모가 커졌다는 것을 말한다.

증시가 한창 활황이던 지난 2007년 6월26일 신용융자 잔액 7조105억 원 이후 최대규모로 이제 불 붙기 시작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록 갱신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국내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자 신용융자 잔액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말 5조770억 원 수준이던 신용융자 잔액은 올 들어 1조9000억 원 가량 급증했다.

이중 절반 이상이 코스닥 시장으로 몰려갔다.

코스피 신용융자 잔액은 연초 2조5406억 원에서 3조2371억 원으로 27.4% 늘어난 반면, 코스닥 잔액은 같은 기간 2조5364억 원에서 3조7353억 원으로 47.3% 증가했다.

최근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상승세를 보이는데다 펀드 대신 직접투자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자금여력이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소형주나 테마주에 눈을 돌리기 쉽다. 이런 주식들은 상대적으로 코스닥에 많이 모여있는 게 사실이다.

여기에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와 한도증액이 신용융자 잔고 상승을 한 몫 거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주의를 당부했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은 거래소에 비해 1/8 정도 밖에 안되는데 신용잔고가 거래소를 추월했다는 것은 일종의 경고 신호"라고 말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올면서 신용융자가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지만 시가총액이 더 작은 코스닥 시장의 신용융자가 더 많다는 건 레버리지 투자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증시가 상승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대외변수 등으로 시장이 흔들리면 개인과 시장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거나 증시가 조정을 보이면 신용융자 투자자들의 반대매매도 크게 늘어나 주가 하락 압박이 가해질 수 있다.

다만 과거와 비교해 체격을 키웠기 때문에 아직까지 부담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07년 6월 당시 코스피 포인트는 1749.55포인트 시가총액은 860조 원이었던데 비해 현재(14일 기준)는 2111.72포인트, 1318조 원이다. 신용융자 규모는 전체 시장의 시가총액 대비 0.5% 수준에 불과하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과열됐던 2007년 당시와 시가총액, 신용잔고율, 고객예탁금 등을 비교해봐도 과열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전체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로도 신용융자 규모가 40% 가량으로 크게 문제될 수준이 아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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