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몰아치는 비주류, '무대응' 문재인…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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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몰아치는 비주류, '무대응' 문재인…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9.14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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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내홍 직접 언급 피하고 인간적 심경만 피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뉴시스

새정치민주연합 내홍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승부수'에 비주류가 집단 반발하고 나선 모양새다. 안철수 의원은 중앙위원회 연기를 주장했고, 동교동계 박지원 의원은 "재신임 발표는 독선"이라고 지적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재신임은 유신시대의 언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문 대표는 그를 몰아붙이는 비주류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개석상에서는 자리를 황급히 떴고, 기자들과 맞닥뜨렸을 때는 입을 꾹 다물었다. 14일에는 당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고도의 정치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지일관 '무대응'으로 고개 숙인 모습을 최대한 노출시켜 당원들의 동정심을 유발하고, 기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얻고자 하는 의중이 깔려있다는 것.

문 대표는 지난 9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혁신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재신임 '승부수'를 던진 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다만, 그의 인간적인 심경만을 꾸준히 피력하고 있는 눈치다.

文, "괴롭다. 대답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아프다"…14일 최고위 불참 '왜'

문 대표는 지난 13일 서울 능인선원 개원 30주년 기념 대법회에 참석, 축사를 통해 "약사여래는 치료의 부처인데 나를 비롯해 몸과 마음이 아픈 이 시대 중생에게 가장 절실한 도움을 주는 부처"라고 말했다. 이날 능인선원은 중생의 질병을 고쳐준다는 '약사여래' 좌불상을 공개했다.

또 같은 날 문 대표는 당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이 이종걸 원내대표의 '재신임 유신 발언'에 대해 묻자 "괴롭다. 대답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답하고는 이내 자리를 떴다.

이어 문 대표는 14일 오전 8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다만 오전 8시 47분께 회의가 끝난 후, 비노(비노무현)계 이종걸 원내대표, 주승용 최고위원과 25분간 3자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는 "재신임은 박정희 유신시대의 언어" 발언에 대해 사과했고, 문 대표는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 대표는 주 최고위원이 중앙위와 재신임 투표 연기를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거절 의사를 분명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최고위원은 3자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문 대표가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교통체증 때문이고, 중간에 들어오기가 어려워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이라며 문 대표의 최고위 불참 사유를 전했다.

그러나 문 대표의 최고위 불참은 앞서 거론한 '무대응' 전략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문 대표는 이날 3자회동을 마친 후 국정감사 참석을 위해 집무실에서 나오면서 기자들이 연이어 내홍 관련 질문을 던지자 "국감장에 가야 한다"며 황급히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이 같은 전략에는 오는 16일 예정돼 있는 공천 혁신안에 대한 중앙위 표결, 나아가 추석 전후에 있을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중이 배경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의 한 고위 당직자는 이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오늘(14일) 최고위 불참한 것도 그렇고, 비주류에 맞불을 놓지 않는 것도 그렇고, 문 대표가 지지층 결집과 동정표를 얻기 위해 전략을 세운 것 같다"며 "공개석상에서 입 열어봤자 좋을 게 뭐가 있겠느냐. 괜히 문 대표가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가는 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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