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축구] 아스널에 패한 레스터, 그러나 1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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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아스널에 패한 레스터, 그러나 1위다웠다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2.15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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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2-1 레스터 시티,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레스터 시티가 14일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15-16 EPL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1-2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레스터는 3연승을 마감했고 아스널은 최근 4경기 3승 1무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양 팀의 강점이 제대로 드러난 경기였다. 홈 경기였음에도 아스널은 신중한 접근법을 선택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특유의 빠른 공격 전개 대신 느린 템포로 횡 패스를 돌리며 볼을 점유하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여느 때와 달리 양쪽 풀백의 공격 가담도 활발하지 않았다. 30m 지점에서 강한 압박으로 공격을 끊고, 상대 배후 공간을 노리는 레스터의 역습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반면 레스터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은 전형적인 ‘레스터식’ 축구를 선보였다. 제이미 바디와 오카자키 신지는 앞 선에서부터 상대의 후방 공격 전개를 방해하기 위해 쉴 새 없이 뛰어다녔고, 네 명의 미드필더들도 볼 탈취에 초점을 맞추고 아스널 선수들을 밀착 마크했다. 볼을 소유하고 공격 기회를 만들려는 아스널과 볼을 빼앗아 역습을 노리려는 레스터의 전술이 정면충돌한 것이다.

먼저 효과를 본 쪽은 레스터였다. 레스터는 네 명의 수비수와 네 명의 미드필더가 좁은 간격을 유지하면서 메수트 외질을 1.5선에서 밀어냈고, 아스널이 측면으로 패스를 돌리면 반드시 두 명이 압박을 가해 볼을 따냈다.

볼을 빼앗은 뒤에는 배후 공간을 이용해 직선적인 역습을 시도했다. 이처럼 레스터의 잘 짜인 조직력은 전반 종료 직전 결실을 맺었다. 역습 상황에서 드리블하던 바디가 나초 몬레알의 파울을 유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것이다. 몬레알로서는 억울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레스터의 역동적인 압박과 신속한 공격 전환이 성과를 거둔 장면이기도 했다.

그러나 후반 4분, 레스터의 대니 심슨이 퇴장을 당하면서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한 명이 줄어든 레스터는 더 이상 강한 전방 압박을 지속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중원에서부터 강한 압박을 가해 아스널의 패스 게임을 봉쇄했던 레스터는 심슨 퇴장 이후 수비 라인을 15m 지점까지 내려야 했고, 미드필더들도 압박에 나서기보다는 수비진 앞에서 자리를 지키는 형태로 바꿔야 했다.

이러한 변화는 기술적으로 한 수 위인 아스널 선수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됐다. 아스널 선수들은 레스터의 압박 강도가 약해지자 편안하게 패스를 돌렸고, 특유의 원투 패스로 레스터 수비진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레스터 선수들은 몸을 날리는 수비로 한 골을 지켜내기 위해 분투했지만, 10명이 한 골을 지켜내기에 45분은 너무 긴 시간이었다.

결국 레스터는 후반 25분 테오 월콧에게 동점을 허용했고, 종료 직전 대니 웰벡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주저앉았다. 레스터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던 경기.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들이 ‘왜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지’를 증명한 경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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