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내부 의사결정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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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내부 의사결정 '난항'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6.02.25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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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완화 무산돼 카카오·KT 지분 확보 어려워져
장기간 이어지면 주도권 내놓으란 불만 나올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은산분리 완화가 무산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내부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따를 걸로 예상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도적으로 끌고 가기로 한 카카오와 KT의 지분은 각각 10%, 8%에 그쳤다. 그 마저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4%에 불과하다. 사실상 의사결정과는 거리가 멀다.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카카오뱅크의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제외한 다양한 사업자들이 10% 이내 소규모 지분으로 참여했다.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0%, 국민은행이 10%를 갖고 있고, K뱅크는 우리은행과 GS리테일, 한화생명보험, 다날 등이 10%씩 지분을 가져갔다.

당초 카카오와 KT는 비금융주력자의 은행 지분한도를 4%로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면 지분 매입, 자본금 투입 등을 통해 지분율을 높일 계획이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는 50%+1주를 확보하고, KT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만큼 지분을 받아 주도권을 잡으려 했다.

하지만 국회가 은산분리 완화를 무산시키면서 이들의 계획도 모두 무기한 미뤄졌다.

▲ 은산분리 완화가 무산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내부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따를 걸로 예상된다. ⓒ뉴시스

관련 업계에서는 압도적인 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없는만큼 의사결정을 하는데 서로 눈치만 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의 스미신 넷 인터넷전문은행은 주요주주가 3곳인데도 각자의 입장을 반영해야 해 의사결정이 쉽지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국내 인터넷은행들은 지분 구조가 훨씬 복잡해 운영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은 CEO조차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와 KT의 소수지분으로 주도권을 쥐기에는 다른 사업자들의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은행 등 다른 사업자가 주도권을 잡기도 쉽지않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안으로 한국투자금융이 지주사 전환을 하는 등 난국 타개에 나섰지만 기존 금융사에 영업권을 준 꼴이라는 비난이 우려돼 섣불리 움직일 수 없다.

또 국회에서 은산분리 완화가 통과되면 주도권을 내줘야 하는게 뻔히 보이는 상황이라 목소리를 높일 사업자가 있을리 만무하다.

참여 사업자 관계자는 "만약 은산분리 완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참여사들로부터 주도권을 내 놓으라는 불만이 새어 나올 것"이라며 "종국에는 관련 법이 통과될 걸 알기에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IT 사업자들은 규제 완화와 무관하게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나 운영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주로 모바일에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상 카카오가 주도해서 사업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KT 관계자는 "주도적인 사업자가 없어도 각자 맡은 역할이 있어 의사결정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은산분리가 장기간 연기될 경우 금융위원회가 원하던 핀테크를 통한 금융권의 메기 역할에는 다소 제약이 있을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시중은행 및 금융지주, 카드사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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