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NCT127 '소방차' 뮤비, '로리타' 논란…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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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NCT127 '소방차' 뮤비, '로리타' 논란…갑론을박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6.07.23 2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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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1. 뮤직비디오를 본 뒤 혼란스러웠다. 소방차 호스를 든 성인남성 무리가 어린 소녀를 향해 물을 쏘아 댄다. 이 장면에 성적(性的) 코드(sexual theme)가 담겨있다고 생각했다. (해외 케이팝 전문 블로그 ‘KPOPREVIEWED’ )

#2. 뮤직비디오에서 소녀가 위험에 처해 있을 때마다 남성들이 호스를 들고 등장해 시원하고 통쾌한 물을 쏴준다. 이들은 소녀를 지켜주는 ‘수호천사’로 해석할 수 있다. (해외 케이팝 전문 블로그 ‘K-pop Amino’)

SM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대형신인 아이돌 NCT127이 지난 7일 발표한 신곡 ‘소방차’의 뮤직비디오를 두고 국내외에서 ‘극과 극’ 해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성적(性的)코드가 담겨있어 부적절하다’는 입장과 ‘과도한 해석이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NCT127의 신곡 뮤직비디오에 대해 반감을 보이는 네티즌들의 입장은 우선, 남성 무리들이 어린 소녀를 향해 물을 쏘아대는 등의 장면의 경우, 마치 성폭행을 미화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 또한, ‘로리타 콤플렉스’를 연상시킨다는 해석이다. 이와함께, 이로 인해 아이돌을 우상시하는 10대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性 인식을 남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번 뮤직비디오에 대한 해외 유투버(Youtuber)들의 반응이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케이팝 전문 해외 유투버 ‘JREKML’은 “왜 동양남성 무리가 서양 소녀를 둘러싸고 있는지 매우 혼란스럽다”며 “일각에선 (소녀의) 스트레스를 풀어 주기 위한 장면이라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JREKML’의 뮤직비디오 리뷰 동영상은 조회수 25만을 넘기며 큰 화제가 된 바있다.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도 상당하다. 한 국내 네티즌은 “로리타 컨셉의 뮤직비디오 같다”며 “아이돌 뮤직비디오의 주 소비층인 10대 청소년들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NCT127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입장은 어떨까. SM엔터테인먼트 측은 “주인공의 어린 시절부터, 학창시절, 노년에 이르기까지 여러 위험에 처했을 때마다 NCT127 멤버들이 나와 소방 호스로 물을 뿌린다”며 “이 장면은 곤경에 빠져있을 때 그 누구보다 빨리 달려와 문제를 해결해주는 소방차로 표현돼 시원하고 통쾌한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SM엔터테인먼트 측의 입장에 동조하는 네티즌들은 “음악과 어울리는 뮤직비디오이며, NCT127멤버들이 수호천사로 느껴졌다”는 반응이지만, 여전히 일각에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눈초리다.

케이팝 전문 블로거 ‘KPOPREVIEWED’는 SM엔터테인먼트의 발언에 대해 “유치하면서(childish) 필사적(desperate)이라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뮤직비디오 장면 대부분이 SM엔터테인먼트의 설명과는 맞아떨어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그룹 NCT127 ⓒ뉴시스

표현‧해석의 자유, 어디까지?

국내 아이돌을 둘러싼 ‘로리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기 아이돌 ‘아이유’는 지난해 11월 ‘로리타 신드롬’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가수 아이유의 노래를 두고 문화 평론가, 소설가, 영화감독 등 유명인들이 SNS상에서 갑론을박 논쟁을 벌이는가 하면, 영국 유력지 <가디언> 등 외신에서도 ‘한국 톱 여가수 아이유가 성적 표현으로 지탄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자연스럽게 ‘표현의 자유’와 ‘해석의 자유’에 대한 논쟁까지 이어졌다.

김영옥 이화여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교수는 표현의 자유가 자칫 ‘그릇된 욕망’으로 표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영옥 교수는 자신의 논문을 통해 “관음증적 욕망, 어린 몸을 향한 금기의 욕망이 이제 아예 내용과 형식을 갖춘 문화 콘텐츠 속에서 거리낌없이 방출되고 있다”며 “누구의 욕망을 위한 것이며 어떤 효과를 발생시키고 있는가를 탐색해 여성의 인권이 확보되는 방식으로 전개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술에 대한 ‘해석의 자유’도 사회적 동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영화 <소원>의 원작 소설을 쓴 소재원 작가는 지난해 11월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해석의 자유는 당연히 지켜져야 하지만 예술이란 포장을 하고 대중에게 보여졌기에 비난을 받는 것이며 예술도 읽는 사람에게 고통을 느끼게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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