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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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9.05.04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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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금기, 지식인 사회의 실체를 해부하다
<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은 우리 언론 사상 최초로 시도한 지식인에 대한 본격적인 비판서이자 탐구서이다. 민주화 이후 크게 변한 지식인 사회에 대해 현장의 기자들이 탐구해 경향신문에 기획으로 연재한 기사들을 모아 한 권으로 엮었다.
 
2007년 4월부터 9월까지 4개월이 넘는 연재 기간 동안 지식사회를 긴장시킨 지식인 건강진단서라 평가받은 작품이다.
경향신문 이대근 정치·국제에디터는 책의 서문을 통해 지식인이 두 번 죽었다고 밝힌다. 현실 사회주의 몰락과 함께 위대한 저항 정신의 상징인 지식인까지 역사의 물결에 휩쓸려 사라진 것이 지식인의 첫 번째 죽음이다.
 
▲     © 시사오늘

 
두 번째 죽음은 민주화 과정을 통해 구축된 지배 질서를 전복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이 체제를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보루가 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연구공간 수유+너머의 고병권 대표 역시 “지식이 권력이 되고 부가 되는 사회에서는 지식 생산자가 그 자체로 권력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의 미덕은 지식인의 변화를 다각적이고 심도 있게 분석한 것이다. 총 10장으로 구성되는데 1장부터 3장까지는 총론 격으로 민주화 20년 동안의 지식인의 풍경과 위기를 말한다. 4장부터 10장은 각론으로 분야별로 지식인이 처한 위기를 진단한다. 정치권력과 지식인, 경제권력과 지식인, 문화권력과 지식인 등 사회권력과 손을 잡은 지식인의 모습이 충격적이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학술진흥재단(학진)의 권력이 대학교수에 미치는 영향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 돈벌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지식인의 자화상은 이 시대의 어두운 일면이다. 신자유주의의 물결은 이렇게 대학과 지식인의 모습을 완전히 변화시킨 것이다.
 
이 책은 설문 조사, 인터뷰, 통계 분석 등 다양한 보도 기법을 동원해 지식인의 반성과 성찰, 지식인들에 대한 비판적 문제 의식을 구체적이고 깊이 있게 다루면서 지식인 사회가 자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사회 지식인들의 참된 역할과 사명이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해서 깊이 살펴보고 미래적 한국 지식인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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