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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공판] 변호인 "특검 주장, 비현실적 가정해야 성립"
이규혁 "장시호가 최순실 조카라는 사실, 뉴스보고 나서야 알아"
2017년 05월 18일 (목) 유경표 기자 송지영 기자 sisaon@sisaon.co.kr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유경표 기자 송지영 기자)

   
▲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삼성의 올림픽 승마지원 프로그램 '함부르크 프로젝트'가 '비선실세'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단독 지원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 전지훈련을 제안하는 등 정상적인 진행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특히 삼성이 다른선수에게 해외 전지훈련을 제안한 시점은 언론에서 '정유라 공주승마' 의혹을 보도한 시점보다 수개월 전 앞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유라 단독 지원을 은폐하기 위해 다른 선수를 지원하려 했다는 특검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임원진 등 5명에 대한 15차 공판이 열렸다. 

이날 오전 증인으로는 출석한 최명진 모나미승마단 감독은 1986년부터 2009년까지 25년을 삼성승마단 선수 겸 감독으로 활동했다. 아들은 현 삼성승마단 소속 최인호 선수다.

최 감독은 증언에서 “2013년 상주에서 열린 시합에서 말썽이 생긴 이후부터 정유라가 정윤회와 최순실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최순실이 정유라의 어머니인 것으로만 알았지 ‘비선실세’라는 것은 지난해 9월 국정농단 사건이 보도된 후에야 알았다”고 말했다.

특검은 “정유라 공주승마 관련 언론보도로 시끄러워지니 삼성이 아들을 끼워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최 감독은 “그렇다”고 답했다.

이에 변호인측은 반대신문에서 최인호 선수에 대한 진술조서를 제시했다.

해당 진술조서에 따르면 최 선수에게 황성수 전무가 독일 전지훈련을 제안한 시기는 2016년 6월이었다. 이 같은 사실은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기 이전부터 삼성이 최 선수를 지원할 계획이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최 감독의 증언과 상반된다.  

변호인측은 최 감독에게 “아들에게 해외 전지 훈련을 가라고 했는데 삼성이 실제 지원해준다고 생각한 것이냐”고 묻자, 최 감독은 “아들이 전지훈련을 가게 돼 ‘열심히 하라’고 했고, 당시 기사와 소문 때문에 이상한 훈련이란 생각이 들었을 뿐”이라며 “삼성이 지원해 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을 바꿨다. 

공판에서 특검은 “최인호 선수는 함부르크 프로젝트가 진행되던 2016년 10월 4일 박원오, 황성수로부터 해외 전지훈련을 제안받았다”며 “이는 같은해 9월 29일 최순실과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정유라의 승마코치인 안드레아스 헬그스트란드가 코펜하겐과 독일에서 만난 직후이므로 연속성이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검은 “최 감독의 증언에 의하면 2013년 상주경찰서에서 승마협회 위원들과 심판들에 대한 조사가 있을 때부터 정유라가 정윤회와 최순실의 딸로 유명한 선수였고, 최순실은 최태민의 딸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단은 “특검이 왜 자꾸 해외 전지훈련 제의 시점을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터진 10월로 몰아가는지 모르겠다”며 “증인의 진술 등을 종합해볼때 삼성이 국정농단 사건 이전에도 다른 선수들의 해외훈련을 지원하려 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항변했다.

변호인단은 “정유라가 승마지원으 중심이고 다른 선수는 주가 아니라는 것은 최 감독 개인의 생각일 뿐”이라며 “지원 계획이 세부적으로 없다하더라도 실체성까지 의심할 순 없다”라고 말했다.

나아가 최 감독이 최순실의 영향력을 인식하게 된 시점에 대해서도 “최 감독은 40여년간 승마계에 있으면서 최순실이 정유라의 어머니이자, 정윤회의 아내라고 인식했을 뿐”이라며 “최순실이 박 전 대통령의 측근이고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는 인식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와 각종 동계스포츠 이권사업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이규혁씨 ⓒ 뉴시스


◇ 이규혁 영재센터 전 전무 "장시호가 최순실 조카인 것은 몰랐다"

오후 공판 증인으로는 전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수 이규혁씨가 출석했다. 이 씨는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와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고,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전 전무이사로 활동한 인물이다.

이 씨는 증언에서 “장시호가 최순실의 조카라는 것은 몰랐고, 최순실이 ‘비서실세’라는 것은 방송에서 보도가 나오고서야 알았다”고 말했다.

특검은 “장시호가 문자메시지를 통해 ‘큰 집’, ‘파란 집’ 등의 표현을 자주 썼는데,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느냐”고 질문하자, 이 씨는 “장시호가 평소 과장을 많이 해서 그의 말을 다 믿지 않았고, 다만 ’인맥이 넓고 배후에 큰 빽이 있나 보다‘ 정도로 생각했다“고 답했다.

특검은 증인 신문 후 이어진 증거조사 의견에서 “영재센터가 국가 보조금을 지급받기 위해 이규혁과 같은 유명 빙상선수가 필요했던 것”이라며 “메달리스트로서 내세우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는 위치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제한적인 역할에 그치다보니, 장시호 배후에 김종 차관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장시호도 김종 차관에 대해서 밖에는 말 할수 없었지만, 실제로는 김종 차관의 역할이 제한적이었고, 그 배후엔 최순실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특검측 주장에 변호인단은 이규혁-장시호 간 문자메시지 내용 상 특검의 주장이 비현실적인 가정 위에서만 성립할 수 있다며 반론을 펼쳤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주장대로 7월 25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2차 독대 때, 영재센터 지원이 합의된 것이라면, 장시호와 증인 이 씨가 삼성의 지원이 불투명하다고 걱정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톡대에서 영재센터 지원이 결정됐는데 대통령이 이를 최순실에게 말하지 않았거나, 혹은 최순실이 장시호에게 지원 결정 사실을 알리지 않는 등의 비현실적인 상황을 가정하지 않는 이상 특검의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며 “결과적으로 2차 독대에선 영재센터 합의가 없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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